'걸스 오브 막시', 교내 성차별을 향해 든 통쾌한 반기

조회수 2021. 3. 10. 17: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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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작 및 스트리밍 신작 후기

포제서 - 신체 강탈의 악몽

출처: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에디터 현정★★★ 독특한 세계관과 강렬한 비주얼로 사로잡는 영화다. 타인의 몸을 도용하고 의식에 침투해 암살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조직 포제서의 최고 요원이 중요한 작전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다룬다. [포제서]의 강점은 근래 보기 드문 과감한 영상미다. 자아와 호스트 사이에서 정체성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충돌하는 불완전한 심리를 선명한 컬러감과 왜곡된 이미지로 구현해 섬뜩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분노와 혼란에 휩싸인 내면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정적은 풍경은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강조한다. 킬러 영화에 기대하는 폭력적인 연출도 시각적인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하며, 배우들의 연기(특히 크리스토퍼 애봇)도 탁월하다. 신선한 상상력을 기괴하면서도 추상적인 분위기로 밀어붙이는 연출이 마지막까지 인상적인데, 감독 브랜든 크로넨버그는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아들이다.

유어 아이즈 텔 - '오직 그대만'의 순정 하나만큼은 그대로인 리메이크

출처: 리틀빅픽처스, ㈜더쿱

에디터 홍선: ★★★ 소지섭과 한효주의 순애보가 가슴 시리던 [오직 그대만]이 10년 만에 일본 영화로 다시 탄생해 스크린을 찾는다. [유어 아이즈 텔]은 마음을 닫아버린 루이와 시력을 잃어가는 아카리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영화로, 여러 부분에서 원작의 향수를 드리운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물론, 두 주인공의 비주얼, 원작의 인상적인 장면과 대사 또한 오리지널과 똑같이 그려내 [오직 그대만]을 재미있게 봤던 팬들에게 반가움을 건넨다. 다만 [유어 아이즈 텔]의 서사는 냉정하게 말해 상투적이고 촌스럽다. 두 주인공의 사랑은 멜로 영화의 스트레오 타입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서사의 연결고리가 헐겁고 작위적이다. 이 같은 아쉬움 속에서도 두 배우는 진심이 느껴지는 열연을 펼치며 공감대를 높이고,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은 극에 밀착되게 이끌어 단점을 잠시 잊게 해준다. 리메이크만의 각색은 돋보이지 않지만, 원작의 절제미와 감성만큼은 여전해 관객의 눈시울을 다시 한번 훔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쁘떼뜨 - '아마도'에서 발견하는 무한한 가능성

출처: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영준: ★★★ 뻔하고 비현실적이어도 설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쁘떼뜨]는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된 시기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독일의 엑스트라 배우 에밀은 영화 촬영장에서 프랑스 배우의 대역 댄서인 밀루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두 사람은 공감대가 많아 금세 가까워지지만, 안타깝게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원치 않는 이별을 겪게 된다. 영화는 '분단의 아픔'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따스하고 예쁜 톤을 자랑한다. 이러한 톤과 더불어 '우연에 우연이 겹치는' 전개는 작품의 비현실성을 부각한다. 이는 누군가에겐 감점 요인이 될 수도 있으나, 여느 로맨스 영화가 그렇듯 우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이 노력을 통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전개는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다. 사랑의 낭만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느낌이랄까? 누군가의 불확실한 '아마도'에서 가능성을 찾아 전진하는 모든 에밀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걸스 오브 막시 - 교내 성차별을 향해 든 통쾌한 반기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유쾌한 반란이 시작된다.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걸스 오브 막시]는 고등학교에 만연한 성차별에 저항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비비언은 전학생 루시가 성차별적 관행을 거부하는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학생운동을 벌였던 엄마의 과거에 영향을 받아 교내 성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잡지 '막시'를 만들어 남몰래 학교에 배포한다. 막시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 시작한 학생들이 점차 한 목소리로 학교의 안일한 체제에 저항하는 장면들을 통해, 고등학교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품평과 성희롱, 불공정한 평가와 기회 박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통쾌하게 꼬집는다. 비비언과 친구들의 가족, 우정, 사랑을 보여주면서 풋풋한 하이틴 영화가 주는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다양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다양성과 메시지, 재미까지 모두 잡은 유쾌한 작품이다.

커밍 2 아메리카 - 향수를 자극하는 웃음

출처: 아마존

에디터 혜란: ★★☆ 에디 머피가 아프리카 왕자로 분했던 [구혼 작전]이 3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커밍 2 아메리카]는 자문다의 왕이 된 아킴이 존재를 몰랐던 아들을 찾아 자문다의 후계자로 세우려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영화 자체는 전편, 또는 80~90년대의 할리우드 코미디를 즐겨 봤다면 공감할 만한 분위기다. 엔 보그, 솔트 앤 페파 등 90년대 밴드나 모건 프리먼, 글래디스 나이트처럼 흑인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카메오 출연 등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반면 흑인 코미디 영화 특유의 개그 코드가 취향에 맞지 않다면 크게 재미있진 않을 것이다. 가족영화 색채가 강하며, 특히 아버지, 아들, 딸, 세 캐릭터의 성장이 압축적이지만 설득력 있게 그린다. 내용 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요소는 의상이다. [블랙 팬서]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루스 E. 카터는 이번에도 화려하고 과감한 색채와 프린트로 부유한 아프리카 왕국에 어울리는 패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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