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악의 꽃' 이준기, 문채원의 긴장감 넘치는 두 얼굴 연기

조회수 2020. 8. 31. 16: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출처: tvN

사랑하는 남편이 만약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면? tvN 드라마 [악의 꽃]은 결혼하고 14년 동안 연쇄살인사건과 관련된 과거를 숨긴 남편과 이를 의심하는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3년 전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와 문채원이 다시 만나 달콤살벌한 부부 케미를 선보이며, 매화마다 예상 밖의 전개로 다음을 궁금하게 한다.

출처: tvN

[악의 꽃]은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할 가족을 속이거나 의심해야 하는 상황을 통해 스릴러적 긴장감을 끌어낸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 주인공 도현수는 어두운 과거를 지우고 백희성이라는 이름으로 가짜 인생을 살며, 매일마다 아내와 딸에게 착한 남편, 좋은 아빠인 척 연기를 한다. 문제는 그의 아내 지원이 강력계 형사라는 것. 현수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때면 지원은 그 틈을 정확히 알아챈다. 드라마는 믿음과 의심이 반복되면서 균열되는 부부 관계를 찬찬히 보여주면서 앞으로 닥칠 충격을 예고한다.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진실 찾기를 긴장감 있게 펼쳐 보이는 것도 [악의 꽃]을 흥미롭게 한다. 백희성으로 살아가는 도현수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범의 아들로, 드라마는 그가 아버지가 저지른 살인 행적을 도운 공범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던진다. 그러면서 그의 정체를 아는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이때 현수의 과거 행적을 플래시백으로 비추며 그의 무고함을 밝히고, 더 나아가 공범은 따로 있다는 단서를 제시하면서 이야기의 미스터리를 더한다.


드라마는 미궁에 빠진 현재 상황을 풀 수 있는 열쇠를 과거에 숨겨두고, 끔찍한 기억 때문에 고통받으며 과거의 트라우마와 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딜레마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조마조마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출처: tvN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준기와 문채원의 연기도 드라마에 힘을 보탠다. 실질적인 1인 2역을 소화하는 이준기는 가족들과 타인에게는 친절한 현수의 모습을,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들에게는 어둡고 날카로운 본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강렬한 눈빛과 목소리만으로 두 얼굴을 가진 인물을 훌륭하게 표현한다. 매화마다 양극단의 감정을 완벽하게 넘나드는 이준기의 연기 덕분에 극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남편이 살인사건 용의자라는 것을 알게 된 지원 역의 문채원도 회가 거듭될수록 농익은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사실 6화 이전까지 지원의 존재는 드라마에서 그리 돋보이지 못했다. 수사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혈 형사 정도에 그쳤지만, 현수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이야기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다. 초반에는 현수가 지원을 속이는 모습에 비중을 뒀다면, 중반부터는 지원이 현수의 눈을 피해 행적을 추적하는 모습을 그린다. 문채원은 겉으로는 사랑스러운 아내, 뒤로는 남편의 과거를 쫓아야 하는 지원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세심하게 묘사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현수의 거짓을 알면서도 그동안 함께한 시간 때문에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감정을 격정적인 눈물 연기로 표현해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출처: tvN

드라마는 스릴러의 긴장감과 과거와 현실을 오고 가는 진실 찾기로 매화 흥미를 더하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먼저, 이야기 초반만 해도 연쇄살인범의 공범으로 의심을 샀던 도현수가 극이 진행될수록 너무 착해진다는 점이다.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되는 이를 당장 처치할 것 표정을 지어도 소위 ‘착한 선택’을 하면서 이야기를 답답하게 한다.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에서 현수와 지원의 애증 섞인 갈등에 비중을 둔 점도 흠이다. 특히 9-10화에서는 풀어야 할 미스터리가 산더미인데도, 두 인물의 심리 변화에만 할애하느라 이야기가 다른 화보다 유독 더디게 흘러간다. 이준기, 문채원의 탁월한 감성 연기는 돋보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스릴러가 아닌 [사랑과 전쟁]의 재탕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이 같은 아쉬운 점은 매화마다 강력한 반전을 건네며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드라마의 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10화에서 베일에 싸인 연쇄살인사건 공범의 정체를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되면서 놀라움을 선사한 터라, 마지막까지 지금의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탄력 있게 전개되길 바란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제보 및 문의 contact@tailorcontents.com

저작권자 ©테일러콘텐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