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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애를 강조하다 현실 감각을 놓친 재난 애니메이션 '일본 침몰 2020'

조회수 2020. 7. 15. 16: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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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극장 개봉작 1편과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4편 후기

반도 - '부산행 속편'보다 '매드 맥스: 좀비의 도로'가 어울려

출처: (주)NEW

에디터 영준: ★★★ 카레를 주문했는데 하이라이스가 나왔다. 그래도 나름 맛은 있다. [반도]는 [부산행]과 결이 다르지만 그런대로 매력적인 속편이다. 전작이 좀비와 마주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린 데 반해, [반도]는 그로부터 4년 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살아가는 인간 사이의 갈등이 강조된다. 그만큼 좀비의 비중이 줄어들긴 했지만, K-좀비의 무용 같은 움직임에 심혈을 기울여 전직 못지않은 존재감을 선보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자동차 추격전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완성도를 지녔는데, 이를 주도한 게 모두 여성 캐릭터라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단점도 명확하다. 기대했던 좀비의 활약은 장르 팬이라면 실망할 정도로 적고, 설정이 제멋대로 바뀌는 등 ‘좀비’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단순히 편의에 맞게 소비해 몰입을 방해한다. 중반부 늘어지는 전개와 평면적이 두 주인공(연기와 별개로)도 아쉽게 다가온다. 전작 만한 속편은 아닐지라도, [반도]가 한국형 좀비의 매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카체이싱 액션에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긴 점은 박수를 보낸다.

올드 가드 - 전사로 돌아온 샤를리즈 테론은 무조건 믿고 보는 걸로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홍선: ★★★ 세상의 어둠과 싸운 불멸의 전사들 앞에 운명을 뒤흔들 위기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불멸의 삶을 다루는 독특한 시선과 설정이 재미를 자아낸다. 언뜻 강력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타인과의 접촉 없이 살아가야 하는 고독함을 세심하게 그리며, 운명에 따라 언제든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현대와 고대 무기가 어우러진 호쾌한 액션이다. 치열한 교전을 벌인 후, 검 같은 무기로 적을 쳐부수는 쾌감이 대단하며,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팀플레이는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샤를리즈 테론이 펼치는 강렬한 도끼 액션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아토믹 블론드] 이후 다시 전사로 돌아온 이유를 대신한다. 다만 존재감 없는 악당과 전형적이고 ‘올드’한 전개는 흥미진진한 영화에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본 침몰 2020 - 현실 감각 없는 재난 생존기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실사 영화의 스케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재난 생존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본다는 게 신선하다. 대규모 지진이 도쿄를 덮친 후 가까스로 살아남아 안전지대를 찾아 나선 무토 가족을 중심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맞닥뜨린 재앙의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재난의 성질은 다르지만 코로나 시국이란 점에서 관심이 가는데, 국가적인 재난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통해 인간애를 강조한 점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충분하게 그려지나 후반부 들어 급작스럽게 흘러가며 서두른 결말을 맺어 아쉽다. 결말은 비현실적으로 희망적이며, 흔히 말하는 '국뽕'이 민망할 정도로 과하다. 또한 일본 열도가 가라앉는 거대한 재난이라는 설정에도 현실에서는 껄끄러운 관계인 중국과 한국을 배제하고 러시아와 에스토니아를 끌어온 점도 의아하다. 

스테이트리스 - 다양한 시선을 통해 1세계의 난민 문제를 짚다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현시대에 걸맞은 실화 바탕 드라마 시리즈. [스테이트리스]는 호주의 사막에 위치한 난민 수용소에서 다양한 이유로 갇힌 사람들과 이들을 감시하는 경비원, 시설 운영을 맡은 정부 관료의 모습을 그린다. 컬트 집단에 몸담았다가 수용소로 흘러들어오게 된 소피, 아프가니스탄에서 박해를 받아 가족과 탈출한 아미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경비원이 된 캠, 수용소 소장으로 부임한 클레어의 시점이 주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가 교차하며 건조한 톤으로 천천히 의문스러운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내는데,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렵던 이야기가 점점 명확해지면서 호주 정부의 부적절한 난민 대처 방식을 꼬집는다. 다양한 이야기가 잘 뒤섞이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는 게 단점이지만, 각자의 서사가 뒤로 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살아나니 끝까지 집중해야 하는 작품이다.

무초 무초 아모르: 왈테르 메르카도의
전설 - 어린 시절을 함께한 문화 아이콘에 대한 애정과 존경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혜란: ★★★☆ 왈테르 메르카토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활동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점성술사다.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언변, 언제나 외치는 사랑의 메시지 덕분에 대통령도 만날 만큼 유명한 셀럽이 되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다큐멘터리는 그의 성공과 인기 절정의 시기에 겪은 배신, 법적 분쟁과 은둔 등 삶을 다루면서, 이분법적 성별로 분류되길 거부한 메르카토가 보수적인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성공하고 지금은 밀레니얼의 문화 아이콘이 된 게 어떤 의미인지 탐구한다.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지 왈테르 메르카토를 몰랐지만,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매력과 카리스마를 보면 그가 열렬한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 만하다. 메르카토만큼 인상적인 건 그를 향한 영화의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이다. 내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는 듯 존경과 경의 가득한 태도 덕분에 보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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