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아닌 몽둥이로 악을 처단하는 수녀들 '워리어 넌: 신의 뜻대로'

조회수 2020. 7. 8. 16: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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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극장 개봉작 1편과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4편 후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 세 배우의 앙상블, 통쾌함이 세 배

출처: 그린나래미디어㈜, 씨나몬㈜홈초이스

에디터 홍선: ★★★☆ 폭스 뉴스의 공동 창업자인 로저 에일스 성추행 사건을 영화화했다. [빅쇼트]처럼 여러 인물이 등장해 각각의 에피소드를 리듬감 넘치는 분위기로 진행한다. 제4의 벽을 허문 주인공이 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관찰자로 영화를 볼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이야기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연출 의도가 돋보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세 배우의 앙상블이다.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는 각각의 이야기를 이어가다 공동의 문제로 하나가 되는 과정을 힘 있는 연기로 그려낸다. 실존 인물과 배우들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더더욱 놀랍다. 거대 권력 앞에 숨죽여 살던 개인이 힘을 합해 무너트리는 모습에서는 통쾌함을 넘어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 마지막은 이 문제가 특정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지켜보고 맞서야 함을 또렷이 전한다.


워리어 넌: 신의 뜻대로 - 이런 히어로물은 언제나 환영이야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영준: ★★★☆ 기도가 아닌 몽둥이로 악을 처단하는 수녀 히어로가 탄생했다. 불분명한 원인으로 사망한 19세 소녀 에이바 실바. 사지마비와 더불어 평생을 불운하게 살았던 그에게 우연히 두 번째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 워리어 넌에게 주어지는 강력한 힘이 담긴 헤일로를 이식받은 것. 과연 에이바는 숙명을 받아들이고 악에 맞선 워리어 넌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워리어 넌: 신의 뜻대로]는 성장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슈퍼 히어로 시리즈다. 에이바가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상당히 흥미롭게 그려내는데, 아무래도 '액션'보다는 '성장' 서사가 위주다 보니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액션 시퀀스의 퀄리티도 다소 아쉬운 편이다. 그러나 곳곳에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와 추리 장르 요소,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가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특히 주인공 에이바를 연기한 알바 밥티스타의 매력이 굉장해서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충분하다(엘렌 페이지, 혹은 어린 제니퍼 로렌스를 보는 느낌이다).

베이비시터 클럽 - 아이 돌보기는 여기 사랑스러운 친구들에게 맡기세요!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빨간 머리 앤]의 사랑스러움을 잇는 드라마가 넷플릭스에 찾아왔다. 아이 돌보기 의뢰를 받아 활동하는 모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만든 베이비시터 클럽에서 벌어지는 크리스티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베이비시터 클럽]이다. 앤 M. 마틴의 동명 소설을 현대적인 느낌이 잘 어우러지도록 새롭게 탄생했다. 등장하는 아이들은 각자의 성격과 개성이 뚜렷하고, 에피소드마다 이야기를 골고루 분배해서 어느 하나 묻히는 법 없이 개개인의 서사가 잘 드러난다. 특히 다양성을 고려한 부분이 눈에 띄며, 아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클로디아와 할머니 미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미국계 일본인의 개인사를 그리는 장면에서 일본의 과거사를 미화하는 경향이 다소 드러난다. 이 점만 제외하면 누구나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가족 드라마다.

주온: 저주의 집 - 불쾌함만 가득한 호러 미스터리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링]과 함께 대표적인 J-호러로 꼽히는 [주온]이 숱한 속편을 양산했던 영화에 이어 TV 시리즈로 확장했다. "저주의 집"이란 부제로 공개된 드라마는 문제의 '그 집'에 끔찍한 현상이 일어난 기원을 추적한다. 80~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문제의 집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음습한 공포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앤솔로지 형식으로 담아낸다. 단, 영화처럼 특정 캐릭터에 의존한 깜짝 공포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는 게 좋다. 음산한 분위기가 흐르는 30분-6부작이라는 효율적인 구성을 취했지만, 인물들이 느끼는 불안한 심리에 집중하며 느릿하게 흘러간다. 오히려 생각하지 못했던 폭력적인 장면이 불편하게 파고든다. 단순히 잔인함을 떠나 극중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잔혹한 폭력은 꼭 필요했나 생각이 들만큼, 차라리 토시오와 가야코가 벽장문을 열고 인사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불쾌한 기분만 찝찝하게 남긴다.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 어디선가 ‘그런데 말입니다’가 들린다 -

출처: 넷플릭스

에디터 혜란: ★★☆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그것이 알고싶다] 스타일의 다큐멘터리, 즉 미스터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원조라 할 수 있다. 1987년 첫 방송된 후 채널을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제작되었는데, 넷플릭스의 리부트 버전은 10년 만에 나온 15번째 시즌이다. 실화 다큐 시리즈로 본다면 사건은 흥미롭고,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흥미진진하며, 40분 내외의 분량에 적절한 반전이 여러 군데 있어 크게 지루하지도 않다. '그알', 그리고 원조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과 달리 새 시즌에는 내레이터가 없다. 인터뷰와 뉴스 아카이브로 구성된 '요즘' 실화 범죄 다큐멘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현대적 스타일로 재탄생한 세련된 맛이 돋보일지, 작품만의 개성이 사라진 게 안타까울지는 시청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듯하다. 에디터는 원조 내레이터의 목소리는 모르지만, 이야기의 반전이 나올 때마다 김상중 씨의 "그런데 말입니다"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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