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던' 만큼 재미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속 프로야구

조회수 2020. 5. 15. 19: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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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어린이날 프로야구 리그가 개막했다. 방역문제로 관중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져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모든 프로 스포츠가 중단된 미국에서도 KBO가 중계되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일명 빠던(배트 던지기)을 하는 한국 타자들의 모습이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또한 프로야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사랑받는 소재이기도 하다. 만화 원작 작품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장르로 만날 수 있는 프로야구 관련 작품들을 살펴본다. 

이장호의 외인구단 (1986)

출처: 판필름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초창기 프로야구의 붐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이현세 작가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만들었는데, ‘공포’가 주는 어감 때문에 연출을 맡은 이장호 감독의 이름을 딴,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바꿨다. 영화는 오혜성과 외인구단이 프로야구에 참가하면서 전승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혜성과 마동탁이 펼치는 라이벌 대결은 긴장감이 넘치고, 엄지를 향한 혜성의 순애보가 마음을 울린다. 지금 시선으로 보면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스토리와 어설픈 경기 묘사가 아쉽지만, 개봉 당시 서울 관객 28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1편의 성공으로 1988년에 원작에는 없는 내용으로 속편을 만들었고, 2009년에는 현대적으로 이야기를 각색한 [2009 외인구단]이 MBC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현재 한국영상자료원 공식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1998)

출처: 명필름

톱스타와 프로야구 심판이 사랑을 이루는, 제목 그대로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을 로맨틱하게 담은 영화다. 다른 작품들처럼 프로야구가 메인 소재는 아니지만 선수들에 비해 잘 몰랐던 심판의 세계를 비중 있게 그린다. 심판 범수가 톱스타가 된 현주 앞에서 자신을 어필하려고 유난히 크게 아웃을 외치는 모습이라든지, 판정에 항의하러 나온 코치가 자신은 쉬고 싶다며 퇴장을 몰래 부탁하자 마지못해 선언하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담았다. 해태의 김응룡 감독과 김성한 코치가 나와 어색한 연기를 펼치는 부분도 재미있다. 영화의 백미는 한국시리즈 시구를 하러 온 현주에게 주심을 맡은 범수가 고백하고 키스하는 장면. 실제 1998년 플레이오프 때 잠실야구장에서 임창정과 고소영이 만원 관중 앞에서 키스 장면을 연기해 화제를 낳았다. 

슈퍼스타 감사용 (2004)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프로야구가 4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면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곤 한다. [슈퍼스타 감사용]이 그런 대표적인 작품인데, 꼴찌팀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 처리 투수 감사용이 1승을 향해 꿈을 던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범수가 감사용으로 나와 보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연기를 펼쳤고, 후반부에는 감사용과 함께 멋진 승부를 벌였던 당대 에이스 박철순 역에 공유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영화 속 명언처럼 감사용이 전하는 이야기는 그라운드를 넘어 감동을 전했다. 그렇다면 감사용은 그토록 원했던 1승을 했을까? 영화 마지막에 결과가 나오니 꼭 지켜보길. 

퍼펙트 게임 (2011)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퍼펙트 게임]은 프로야구 관련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슈펴스타 감사용]처럼 프로야구에서 실제 벌어진 경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대한민국 대표 투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빅매치를 담았다. 지금처럼 선발투수 예고를 하지 않은 시절엔 두 사람의 맞대결이 언제 벌어질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영화는 1987년 5월 16일 연장 15회까지 간 마지막 대결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조승우와 양동근이 최동원, 선동열로 출연해 실제 경기 못지않은 멋진 연기 대결을 펼치고, 지금은 주연급 배우로 활약 중인 조진웅, 마동석도 출연해 쏠쏠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롯데 팬으로 유명한 조진웅은 이 작품에서 롯데의 4번 타자 김용철 역을 맡아 통해 덕업일치의 모습을 보여줬다. 

미스터 고 (2013)

출처: (주)쇼박스

허영만 작가의 만화 ‘제7구단’을 영화화한 작품. 고릴라 링링이 한국 프로야구에 와서 홈런 타자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링링이 입단한 구단은 두산 베어스인데, 영화 촬영 당시 잠실구장을 빌려주고 홈 관중 응원 장면을 사용하게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300억의 제작비를 들여 고릴라 링링을 CG로 제작해 큰 화제를 낳았다. 2013년 개봉 당시 [설국열차]와 함께 여름 흥행 시장을 이끌 ‘빅 2’로 기대를 모았지만, 놀라운 CG에 비해 허술한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아 흥행은 실패했다. 대신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에서 배운 CG 기술의 노하우를 살려 [신과함께]에 접목해 엄청난 성공을 거둬 그야말로 ‘역전 홈런’을 때렸다. 

파울볼 (2015)

출처: 오퍼스픽쳐스

대한민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와 팀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파울볼]은 정확하게 말하면 프로야구가 주무대는 아니지만, 그곳을 누구보다 간절히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목이 영화에서 의미하는 바가 깊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은 아웃이 아니라 또 다른 타격기회를 가지는데, 이 점이 실패해도 도전하는 선수들의 의지와 닮아 감동을 전한다. 야신 김성근 감독도 평소 냉정한 승부사 이미지와는 달리, 선수들을 위해 펑고를 쳐주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상 깊게 다가온다. 다만 작품이 전하는 감동과는 별개로 고양 원더스가 해체되어, 영화가 그렸던 희망이 현실이 되길 바란 야구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스토브리그 (2020)

출처: SBS

한국판 [머니볼]이라고 불리며 야구팬과 드라마 팬 모두를 TV 앞으로 모이게 한 드라마. 만년 꼴찌 드림즈에 백승수 단장이 취임하면서 강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야구선수가 아닌 프런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져 색다른 재미가 있었고, OPS나 WAR와 같은 전문 용어들을 사용해 야구 드라마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백승수 단장이 주변 사람들이 만류해도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그의 선택이 퍼즐처럼 맞춰지며 위기를 타파하는 모습은 강한 쾌감을 전했다. 드림즈의 문제점을 꼬집고 해결하는 장면에서는 많은 야구팬들이 “혹시 우리 팀 이야기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많았다. 백승수 단장의 노력으로 드림즈는 결국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이야기는 다 담지 못해 시청자들이 아쉬워했다. 대신 올해 프로야구에서 [스토브리그]에서 생략되었던 이야기의 주인공이 어느 팀이 될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크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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