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는 재미! 지금은 유명 스타가 된 배우들의 단역 시절

조회수 2020. 1. 31.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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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VOD 서비스를 이용해 예전 영화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시대다. 옛 작품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고 추억을 되돌려보는 게 편리해졌다. 특히 예전 작품은 지금은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배우들의 신인 시절 모습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중은 작아도 범상치 않은 존재감으로 훗날을 약속한 배우들의 단역 시절을 모아본다.

박성웅 – ‘반칙왕’ 체육사 점원

출처: 시네마서비스

박성웅은 드라마 [태왕사신기]와 영화 [신세계]로 이름을 알리기 전까지 긴 무명 생활을 보냈다. 10여 년의 무명 시절 동안 여러 작품에 출연했는데,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선보였던 한국영화를 유심히 보면 의외의 곳에서 박성웅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작품은 [반칙왕]이다. 레슬링을 배우려는 송강호가 국부 보호대로 이상한 행동을 하자 무서운 표정으로 올바른 위치를 알려주는 체육관 점원 역으로 등장했다. 이외에도 [넘버 3]에서는 한석규를 수행하는 조직원으로도 나왔는데, 어쩌면 이때부터 [신세계]의 이중구가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게 아닌지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송강호 – ‘초록물고기’ 판수

출처: 시네마서비스

송강호는 [넘버 3]에서 화가 나면 말을 더듬는 불사파 두목 조필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송강호는 어떻게 [넘버 3]에서 비중이 제법 큰 조필 역에 캐스팅됐던 것일까? 그 해답은 [초록 물고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송강호는 [초록 물고기]에서 막동이(한석규)에게 시비를 걸고 괴롭히는 야비한 깡패 판수 역을 맡았는데, 실제 깡패가 출연한 것처럼 연기를 잘해서 [넘버 3]의 송능한 감독의 눈에 띄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모텔 선인장]의 연출부였던 봉준호 감독이 그의 연기에 반해 섭외 관련 미팅을 제안하고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하니, [초록 물고기]의 판수는 송강호의 배우 인생이 전환점을 마련했다 할 수 있겠다.

유해진 – ‘주유소 습격사건’ 용가리

출처: 시네마서비스

감초 조연을 넘어 [럭키], [말모이], [봉오동 전투] 등을 흥행시키며 주연 배우로 당당히 자리 잡은 유해진. 무명시절, 작은 역할도 범상치 않은 연기를 선보이며 훗날 배우로서 성공을 예고했다. 특히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주유소를 습격한 4인방을 혼내주러 왔다가 역으로 당하는 용가리 역을 맡았을 때는 차승원이 김상진 감독에게 “실제 깡패를 데려오면 어떡하냐”라고 물었을 정도로 실감 났다. 이후 유해진은 [신라의 달밤],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사랑을 받았다. 여담으로 [주유소 습격사건]은 유해진 외에도 이종혁이 용가리 부하 역을, 이요원이 주유소 알바생으로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황정민 – ‘쉬리’ 정보요원

출처: 강제규필름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대표작 [쉬리]는 한석규와 최민식이 펼치는 혈투와 할리우드 액션에 뒤지지 않는 총격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1999년 개봉 당시 620만 관객을 모아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 와서 다시 [쉬리]를 보면 뜻밖의 얼굴들을 볼 수 있는데, 후반부에 한석규를 추궁하는 특별조사반역으로 황정민이 등장해 놀라움을 선사한다. 당시 함께 연극을 했던 장현성과 급하게 연락을 받아 촬영장에 도착해서 대사 한 두 마디만 했을 뿐인데, 자신이 출연한 연극보다 몇 배나 많은 출연료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이밖에 김수로가 최민식이 이끄는 북한 특수부대 부하 안현철 역으로 출연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정유미 – ‘달콤한 인생’ 미애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정유미는 최근작 [82년생 김지영]을 비롯 [부산행], [내 깡패 같은 애인], [도가니], [가족의 탄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정유미의 많은 출연작 중에 [달콤한 인생]이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지 못한다. 정유미는 극중 신민아의 룸메이트로 등장했는데, 죽음을 각오한 이병헌이 신민아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을 보관하고 나중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보지 않으면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정유미의 앳된 모습을 만나는 흔치 않은 순간이기도 하다.  

라미란 – ‘친절한 금자씨’ 오수희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라미란은 2005년 영화 [친절함 금자씨]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복수를 꿈꾸는 이영애의 조력자 중 한 명으로 유부남과 바람을 펴서 간통죄로 감방에 들어온 오수희를 연기했다. 예고편에서 화제가 됐던 “왜 이렇게 눈을 시뻘겋게 칠하고 다녀?”라고 묻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친절한 금자씨]를 보면 라미란을 쉽게 알아보겠지만, 이후 20년 가까이 기나긴 무명 시절을 보냈다. 연기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드라마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점점 존재감을 드러냈고 결국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이성민 – ‘밀양’ 주방장

출처: 시네마서비스

이성민은 얼마 전 방송된 SBS [미운 오리 새끼]에 출연해 오랜 무명시절로 고생한 아내와 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오랜 기간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뒤늦게 영화에 진출했는데, 출연한 작품마다 편집됐고 그만큼 무명 세월이 길어져 힘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가다 2007년 [밀양]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송강호의 친구로 등장했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걸쭉한 말솜씨와 구수한 사투리로 무거운 분위기가 지속되는 영화에 숨통 같은 웃음을 건네는 역할이었다. [밀양]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성민은 이후 2012년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인간미 넘치는 의사 최인혁을 맡아 긴 무명시절에 벗어났다.

김윤석 – ‘범죄의 재구성’ 이 형사

출처: (주)쇼박스

[1987], [암수살인], [남한산성] 등의 작품에서 주로 진중하고 묵직한 역을 맡아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김윤석. 하지만 그의 초창기 영화 [범죄의 재구성]의 이형사는 지금의 모습과 다르다. 그는 감칠맛 나는 코미디 연기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데, 특히 한국은행을 털다 붙잡힌 이문식이 도주하면서 자신의 바지를 내리자 당황하는 모습이 압권이다. 최동훈 감독은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한 김윤석을 눈여겨보고 자신의 영화에 꼭 캐스팅하고 싶어 [범죄의 재구성]의 이형사 역을 맡겼다고 한다. 김윤석은 [타짜]에서 다시 최동훈 감독과 만나 한국영화 사상 손꼽히는 빌런 아귀 역을 맡아 그해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쓸며 호평을 받았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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