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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아이리시맨' 흥행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조회수 2019. 11. 28. 15: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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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넷플릭스

현재 북미를 비롯한 해외 극장에서 넷플릭스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가 상영 중이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누적 관객수가 공개되는 국내와 달리 정작 북미에서는 두 작품의 흥행 성적을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아마존 신작 [더 리포트]도 다가오는 29일 스트리밍 공개를 앞두고 극장 상영을 했지만, 스코어를 공개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그동안 자사 영화와 TV 시리즈의 성적을 공개하는 일에 상당히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넷플릭스 흥행 랭킹'을 공개하기 이전까지, 업계 관계자들조차 추측만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왜 이토록 성적 공개를 꺼려하는 것일까? 

1. 원래도 안 했다

출처: 넷플릭스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광고주들에게 큰 관심거리다. 시청률이 높을수록, 광고 효과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수치 보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나, 수익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TV 방영 프로그램들에게 시청률은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반면 스트리밍 서비스는 경우가 다르다. 프로그램 도중에 광고가 없어 '시청률=광고 수익'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고, 굳이 경쟁사가 참고할만한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제공할 필요도 없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여태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속 성적을 자신만이 아는 비밀로 남겨둘 것이다.

2. 이미 전례가 있다

출처: Amazon Studios

스트리밍 영화가 극장에 진입하기 이전에는 개봉작들이 성적을 공개하지 않던 경우는 단 하나였다. 바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선정 조건(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극장에서 7일 이상 상영한 작품)에 들기 위한 '전략적인' 개봉이다. 목적이 분명한 상영인 만큼, 흥행 성적을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됐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작품들은 아카데미 출품 요건인 7일보다 길게 극장 상영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리시맨]이 3주 이상 북미 일부 지역에서 제한 상영을 거쳤는데, 이 또한 후보 조건을 충족시키고 영화를 홍보하기 위함이다. 흥행 성적이 영화의 현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는 하나,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더 리포트]는 지면, TV, 빌보드 광고 등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어 성적을 공개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3. 지나친 경쟁의 피해자가 되기 싫다

출처: 넷플릭스

아카데미 시즌이 다가오면 '제한 상영' 판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좋건 싫건, 흥행 성적이 수상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총성 없는 전쟁이 일어나는 곳인데, 여기에 뒤늦게 뛰어든 스트리밍 업체들은 특히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스트리밍 영화'라서 가질 수밖에 없는 악조건이 있어서다.


스트리밍 영화는 극장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기가 몹시 힘들다. 영화의 완성도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집에서 편히 볼 수 있는 작품을 굳이 다른 개봉작들을 두고 돈을 지불해가면서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관객이 없으니 극장도 흥행 성적이 낮고, 상영 기간도 길지 않은 스트리밍 영화 상영을 자연스레 꺼리게 된다.


박스오피스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영화 A가 X만큼의 성적을 거둘 동안 영화 B가 X+@만큼의 수익을 올렸다면, B가 더 성공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의 인지도가 수상에 영향을 주고, 인지도를 나타내는 뚜렷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흥행 성적이다. 만일 [아이리시맨]이 북미에서 1,000만 달러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고(현지에서는 약 300만 달러로 예상), 이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통계가 있다면 내년 오스카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 확신하기 힘들다. 공개해서 손해를 볼 바에 아예 숨기는 쪽을 택한 셈이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선택적 정보 공개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박스오피스 성적이 공개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다른 스튜디오들에서 상당히 부러워할 듯하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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