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추억에 흠뻑 빠질, 감성 멜로 '유열의 음악앨범'

조회수 2019. 8. 28. 2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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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프로그램에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담아 사연을 적어 보낸 적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연 중에 DJ가 나의 사연을 읽으면, 가슴이 벅차고 사랑이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그런 감성이 가득한 영화다.


출처: 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은 정지우 감독이 연출했다. 최근 [4등], [침묵], [남극의 여름] 등 다양한 장르를 만들고 있지만 정지우 감독하면 역시 멜로다. 치정극 [해피 엔드]부터 조금은 독특한 첫사랑을 그린 [사랑니], 시대의 비극과 멜로를 연결한 [모던보이] 그리고 [은교]까지, 많은 멜로 영화를 만들었다. 


‘정지우표 멜로’하면 희극보다 비극이 많았다. 하지만 [유열의 음악앨범]은 그동안 보여준 멜로와 달리 연령대를 높여 청춘의 연애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무르익는 그리움이 멜로의 감성을 더욱 진하게 한다.


출처: CGV아트하우스

멜로 영화 자체가 다른 장르에 비해 드라마틱한 사건이 적고 일상의 이야기를 하기에 주인공의 연기가 중요하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하는 사랑이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야 감정 이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고은과 정해인은 다가온 사랑에 두근거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은교]에 이어 정지우 감독과 다시 만난 김고은은 미수 역을 맡아 현우(정해인)를 그리워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단순히 사랑에 설레는 주인공이 아닌 불안한 미래와 팍팍한 현재의 고민도 곁들여 현실감을 더한다.


정해인이 맡은 현우는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모습으로 캐릭터에 집중하게 한다.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지만 미수 앞에 당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현우의 모습은 정해인의 연기가 더해져 캐릭터의 공감대를 높인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개봉 전 ‘레트로 감성’이라고 홍보할 정도로 시대 배경과 주변 도구에 많은 공을 들였다. PC 통신, 폴더폰 등 향수를 자극하는 장치로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노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신승훈, 루시드 폴, 핑클, 토이의 히트곡이 울려 퍼지며 두 사람의 감정을 대신 전한다. 음원 저작권료로 6억 원 이상을 줬다고 하는데, 노래가 제3의 연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가 그리는 ‘레트로 감성’도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달라지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담아낸다.


출처: CGV아트하우스

[유열이 음악앨범]은 긴 세월을 이야기하는 영화답게 '94년의 에피소드, 97년의 에피소드'식으로 진행한다. 에피소드 말미에 다음 시대를 연결하는 소재가 있지만 몇몇 시간대를 삭제해 스토리의 간극이 벌어진다. 설정상 어쩔 수 없지만 지나치게 우연에 기댄 만남은 이야기를 헐겁게 만든다. 두 사람의 만남과 이별, 그로 인해 변화하는 감정에 집중하는 모습은 좋지만 부족한 개연성까지 감출 수는 없다.


그럼에도 [유열의 음악앨범]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을 그립게 하는 영화다. 긴 세월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공감이 가고 과연 사랑이 이루어질지 끝까지 궁금하게 한다. 푹 빠져들면 시간 순으로 정주행 하는 영화와 다르게 추억을 더듬어 보는 역주행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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