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밋밋했던 청춘들의 불장난 '애프터'

조회수 2019. 8. 21. 13: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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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광대들:풍문조작단 - 관객을 홀리는데 실패한 상상력

출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에디터 현정: 세조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현상 뒤로 광대들이 있었다는 재기 발랄한 상상력에서 출발하나 관객을 홀리기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세조의 미담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광대패의 팀플레이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떠나 찰진 호흡이 부족하고, 노쇠한 세조를 노리는 한명회의 야심은 사극의 강박적인 관습을 되풀이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중심이 궁궐로 쏠리면서 처음의 기발한 설정은 무색해지고, 노골적으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판타지로 변질된다. 전반적으로 올드한 유머 코드도 몰입을 방해하고, 서사마저 평이해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미담을 퍼뜨렸던 광대패의 활약을 잊게 된다. 가짜 뉴스가 대중을 현혹하는 시대와 밀착한 소재가 밋밋하게 소비되어 아쉽다.

애프터 - 비주얼만 남은 밍밍한 하이틴 로맨스

출처: 판씨네마(주)

에디터 원희: 대학 신입생 테사와 학교의 유명한 반항아 하딘의 풋풋하고도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하이틴 로맨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해 기대감을 고조시켰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오롯이 테사와 하딘에게만 집중한 것처럼 주변 인물들의 설정이 빈약한데, 그렇다고 해서 두 주인공의 서사가 튼튼한 것도 아니다. 흐름은 뚝뚝 끊기고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개연성도 부족하다.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도 부족해 긴장감을 주기 어렵다. 그나마 중간중간 삽입된 음악들이 분위기를 환기하며 하이틴 로맨스의 느낌을 살려준다. 조세핀 랭포드와 히어로 파인즈 티핀, 두 배우가 보여주는 시각적 케미스트리에 오롯이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속작 제작에 착수했다는데, 후속작에서는 좀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디터람스 - 삶의 철학을 담은 디자인

출처: 팀웍스 하준사

에디터 혜란: 20세기 산업디자인의 역사를 바꾼 디자이너 디터 람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브라운'과 '비초에'에서 이룩한 전설의 업적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좋은 디자인의 10가지 원칙'에서 출발해 디자인이 현대 사회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심플하면서 사용이 쉬워 보이는 전자 제품과 어느 집에서든 잘 어울리고 기능을 충분히 할 것 같은 가구엔 람스의 디자인 원칙, 더 나아가 삶의 원칙이 녹아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는가, 내 작업이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가? 람스의 고민은 디자인 분야를 넘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가져야 할 태도로 이어진다. 지금을 위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답을 구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나만 없어 고양이 - 고양이 영화를 가장한 집사들의 이야기

출처: ㈜트리플픽쳐스

에디터 영준: 네 마리의 고양이와 그들의 집사 이야기를 모아 놓은 작품. 그러나 [나만 없어 고양이]는 굳이 고양이가 없어도 될 정도로 인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고양이들의 비중도 제법 크고 매번 심장을 폭행하는 존재감을 발휘하지만, 그 순간뿐이지 포스터 문구인 ‘고양이가 진짜 주인공인 고양이 영화’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몇몇 이야기에서는 집사들이 고양이를 진정한 동반자나 가족이 아닌 단순히 외로움을 달랠 대상이나 운의 증표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는 미묘한 불편함도 있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2]와 마찬가지로 본편보다는 엔딩 크레디트에 올라오는 실제 동물과 인간의 모습에 오히려 눈이 갔기에, 차라리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온다면 더 즐겁게 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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