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콘텐츠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을 위한 애니메이션부터 용기와 모험, 사랑이 가득한 애니메이션, 그리고 현실을 꼬집는 블랙코미디와 성(性)에 대해 개방적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성인 애니메이션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최근 공개된 [투카 앤 버티]가 눈에 띈다.

[보잭 홀스맨] 제작자 리사 해너월트가 제작한 성인 애니메이션으로,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30세 두 여성의 우정을 다룬다.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에피소드는 약 25분으로 길지 않아 부담이 적다. 그렇다고 해서 밖에서 보려고 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후방주의를 필요로 하는 장면들이 여러 번 등장하기 때문이다.

보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목소리가 어디서 들어본 듯 많이 익숙할 것이다. 투카 역은 유명 코미디언인 티파니 해디쉬가, 버티 역은 넷플릭스의 스탠딩 코미디 쇼로도 유명한 코미디언이자 [투카 앤 버티]의 제작자 중 한 명인 앨리 웡이 맡았다. 버티의 남자친구 스페클은 스티븐 연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익숙한 목소리가 여러 번 등장한다. 그 예로 아콰피나, 테사 톰슨, 티그 노타로 등이 한 에피소드씩 출연한다. 언제 어떤 캐릭터로 등장하는지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이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일단 첫 에피소드의 재생 버튼을 누르면, 산만하게 펼쳐지는 화면에 되는 대로 아무 말이나 던지는 것 같은 캐릭터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도대체 이게 뭐지 싶다가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톡톡 튀는 영상과 오프닝부터 넘길 수 없는 힙한 사운드트랙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정지 버튼을 누를 수 없게 만든다. 처음에는 정돈되지 않고 일관되지 않은 것 같이 보여도,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작품 속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바가 뚜렷이 드러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투카와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버티, 그리고 이들과 연관된 인물들이 보여주는 코믹한 관계 속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도 핵심적으로 잘 녹여냈다. 직장과 길 위를 막론하고 당하는 성희롱, 위계 관계에서의 가스라이팅과 타파, 연인 간의 성생활에 대한 고민과 해결 등을 재치있게 그렸으며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화적으로 과장되고 엉뚱하며 때로는 괴상하기까지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여성들이 겪는 일상과 관계, 우정을 관통한다.

가장 친한 친구인 투카와 버티가 갈등을 겪고 성장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온 투카는 결코 굴하지 않고 자신답게 살아가려 한다. 버티는 소심해진 성격으로 묻어두려 했던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간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인물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우정은 더욱 돈독해진다. 가득한 유머 속 뼈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이 애니메이션에서 최고의 에피소드를 꼽으라면 단연 9화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매력을 증명하듯이 [투카 앤 버티]는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했다. 아직 다음 시즌에 관련한 소식은 없지만, 투카와 버티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를 앞으로도 쭉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에피소드는 크레딧이 끝나고 짤막한 쿠키 영상이 있으니, 다음 화로 넘어가기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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