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 벽면 장식한 고객 맞춤 웨딩, 물론 가능하죠!"..콘래드서울 박소현 지배인

조회수 2020. 7. 29.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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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티네이션 웨딩 전문 디렉터'였던 박소현 지배인은 작년 여의도 콘래드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하와이 웨딩 디렉터 업체 '라벨라 하와이'에서 8년간 웨딩부터 허니문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웨딩 이벤트를 기획했던 그가 호텔 웨딩 기획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뭐였을까. 

 박 지배인은 "웨딩을 시작할 때부터 최종 꿈은 '호텔 웨딩기획자'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지배인은 "보통 '데스티네이션 웨딩' 같은 고객 맞춤 웨딩은 호텔에서 실현 불가능하리라 생각하지만, 콘래드에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박 지배인의 새로운 도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콘래드 웨딩이 가장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콘텐츠는 뭘까. 

"뭐라고 딱 정의내릴 수 없을 만큼 고객 맞춤형 웨딩을 하고 있다. 다른 호텔의 경우 나이트웨딩, 플라워웨딩 등 호텔만의 확실한 컨셉 웨딩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반대로 우리는 완전 맞춤형이라 고객에 따라서 소규모 인원같은 경우에는 아트리오 레스토랑을 웨딩을 할 수 있는 하우스웨딩 장소로 접목시키기도 한다. 가령 촛불로 벽을 장식한 '캔들 벽장'을 활용해서 초를 활용한 '캔들 웨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파티처럼 웨딩을 하고 싶어하는 신부들을 위해 파티 분위기로 연출하기도 한다. 예산, 컨셉, 스타일 등 고객이 원하는 부분에 맞춰 균형잡힌 웨딩을 기획하고 있다. 이는 콘래드 웨딩이 맞춤형으로 공간을 설계할 수 있는 다양한 베뉴를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볼룸 장소마다 특장점,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매우 세분화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할 수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각 요소들이 균형을 이룬 맞춤형 웨딩을 만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콘래드 웨딩의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고객에게 럭셔리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호텔은 ‘경험’의 공간이다. 호텔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음식, 어메니티, 분위기 등)이 고객의 기억에 남으며 특히 웨딩은 더 또렷이 기억되는 순간이다. 콘래드 웨딩을 통해 가장 소중한 그 순간을 잊혀지지 않는 경험으로 만들어 주고자 한다. 언제든 고객들이 행복했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 "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들었다. 

 " '힐튼 클린 스테이' 프로그램의 일환인 '힐튼 이벤트레티 클린스테이' 프로그램 이다. 물론 웨딩 행사 등 이벤트 진행에 있어 안전, 소독, 방역을 최우선으로 다룬다. 웨딩의 경우 베뉴와 레이아웃을 개편하여 웨딩 준비 과정부터 당일 행사 종료까지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했다. 우선 예식 전에는 공간의 안전과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방역팀에서 미리 사용될 공간을 체크하고 이용전날 까지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게 완전히 봉쇄한다. 이후 고객이 직접 닫혔던 문을 열며 그 공간의 첫 사용자임을 체감하도록 했다.  

 또한 볼룸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에 걸맞는 레이아웃으로 공간을 넓게 쓸 예정이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 참여하는 하객수가 줄고 있으나 개인간 안전한 거리유지는 필수가 됐다. 이를 위해 넓은 볼룸을 소수의 하객으로 채우는 레이아웃이 필요하다. 각 공간 별 최소 인원수를 두지 않고 신랑,신부님의 하객수에 맞춰 합리적인 레이아웃을 제안하고 있다.

 5년 전이든, 10년 전이든 결혼을 준비하는 고객들은 자기가 초대한 하객에게 ‘즐거운 경험이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어떤 컨셉의 웨딩이 유행이든 간에 그 뼈대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하객들이 결혼식에 오는 것을 많이 불안해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콘래드 웨딩이 제공하는 힐튼 클린 스테이는 고객의 불안을 줄이고 더 즐거운 웨딩을 만드는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내년 상반기 새로운 컨셉의 웨딩을 제안한다면. 

"언택트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참석하는 하객과 참석하지 않는 하객이 생길 것이다. 식장에 직접 찾아오지 않아도 결혼식을 볼 수 있는 '중계 웨딩'을 제안한다. 이때 중계는 일방적으로 결혼식 장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객석에는 누가 왔는지, 홀 분위기는 어떠한지 등 결혼식장 속 다양한 공간을 비출 수 있어야 한다. 유튜브 라이브 중에 공감이나 댓글을 남길 수 있는 것처럼 온라인 참석 하객들을 위한 소통채팅방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제 1 방에는 결혼 본식 생중계와 채팅창이 있고 또 다른 방에서는 축가를 불러주는 손님이 대기할 수도 있다. 하객들은 원하는 중계방에 들어가서 채팅으로 소통하며 결혼식을 즐긴다. 실제 본식에 참여한 하객들 반, 랜선으로 들어온 하객들 반, 그리고 신랑신부까지 양방향 소통할 수 있는 중계 결혼식을 하면 재밌을 것 같지 않나. 하객이 아예 없는 온라인 웨딩은 수요가 적지만 반 온라인, 반 웨딩 방식은 식장 참석 하객 외에 온라인으로 하객을 모시기 때문에 분명 수요가 있을 것이다."

 -'데스티네이션 웨딩'을 기획하는 웨딩디렉터에서 웨딩 호텔리어로 변신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호텔 웨딩이 내 꿈이었다. 웨딩 디렉터를 꿈꾼 것도 호텔 웨딩을 보고 감명을 받았으니까. 다양한 웨딩을 경험해보고 마침내 이곳(호텔)에 왔다. 무엇보다 호텔은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컨벤션이나 일반 웨딩홀은 언제든 없어질 수 있는 반면, 호텔은 그렇지 않다. 웨딩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데 갑자기 결혼했던 공간이 사라지면 슬프지 않겠나. 부부싸움하고 분한 마음을 내가 결혼했던 호텔에 와 달랠 수도 있고, 먼 훗날 아이에게 엄마,아빠가 결혼한 곳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서 호텔이 최종 목적이 였던 것 같다. 소중한 기억을 추억해줄 수 있는 공간이자 사라지지 않는 공간이니까. 또한 호텔은 결혼뿐 아니라 돌잔치, 가족여행 등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추억 타임라인을 만드는 공간이라는 로망도 있었다."   

 -A to Z를 기획해야 하는 하우스 웨딩에서 정형화된 웨딩방식이 있는 호텔로 넘어오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호텔이라고 하면 다 정형화 돼 있을 것 같지만 버진로드, 정해진 생화, 식순 등등 실질적으로 웨딩 구현할때 똑같은 경우가 하나도 없다. 거기에 콘래드 웨딩은 고객에 맞춘 유연함이 생명이기 때문에 더더욱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팀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받아줄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콘래드의 경우 매뉴얼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합리적 아이디어라면 언제든 수용하는 분위기가 잘 돼있다. 내가 생각한 컨셉이 좋다는 확신이 있어도 그걸 구현하려면 호텔 내 여러 팀들과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제안에도 우리 조직은 '웬만하면 방법을 찾아볼게요.'라는 매우 협조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리곤 딱 맞춰서 만들어준다. 팀 협업이 잘되고 능력있는 조직이라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호텔이라도 그간 웨딩 디렉터로서 쌓은 경험과 유연한 창의력을 콘래드 웨딩에 녹여낼 수 있었다."  

 -웨딩은 어떻게 시작했나.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함부로 시작했다.(웃음) 대학 때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었는데 전공에 크게 흥미가 없었다. 학교를 졸업하면 서비스 관련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아는 지인의 호텔웨딩에 참석했는데 보자마자 '아 이거다!' 싶었다. 그날 이후 웨딩 기획이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채용공고도 없는 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나 뽑아주면 후회 안하게 만들겠다'며 무턱대고 이력서를 보냈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이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됐다. 거의 웨딩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일했던 것 같다. 특히 그때는 하우스 웨딩이 알려지기 전이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노하우를 터득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일이 세세히 기획해 나가는게 너무 재밌어서 항상 가슴이 뛰었다. 이후 하와이에서 데스티네이션 웨딩을 기획하며 다양한 열린 방식의 웨딩을 경험했고, 이력서에 썼던 것 처럼 날 뽑은 걸 후회하지 않게 회사 매출 정점 딱 찍고 떠났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웨딩은 뭔가. 

  "난관을 뚫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웨딩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한번은 결혼식 다음에 큰 행사가 계획 돼있어서 예식 공간을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 그 다음 행사에 사용될 큰 짐들이 결혼식 전부터 식장 내부에 들어와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신랑신부님께 컴플레인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그 짐들 위로 플라워 장식을 덮자는 의견을 냈고 바로 실행해 옮겼는데 오히려 그게 식장을 더 화사하게 만들었다. 신랑신부도 만족했었고 결혼식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런 예상치 못한 위기들을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넘겼던 일들이 성취감도 더 크고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

 -다양한 웨딩을 기획해왔는데 본인 웨딩은 어떻게 진행했나  

  "나는 성당에서 했다. 웨딩의 중심은 여전히 혼주들이다. 우리 부부도 양가가 다 천주교라서 부모님들이 성당에서 식을 올리길 원하셨다. 나 역시 조용하게 식을 올리고픈 마음이 있었다. 하나하나 신경쓰기 보다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다. 만약에 나이가 조금 더 어렸더라면 부모님께 강력하게 주장해서 호텔에서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에는 나이도 있고 해서 다 귀찮고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웃음) 결혼식을 해보니 신랑신부의 고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갈등 요소는 무엇인지, 예민해지는 부분은 어떤 건지 알겠더라. 신랑신부 두 사람 사이의 잡음을 좀 줄이도록 조절하는 능력이 생겼달까. 웨딩이 그래서 재밌고 어렵다. "  

 -본인에게 웨딩이란 어떤 의미인가?  

 "매일 아침 마시는 카페라떼처럼 중독적이다. 아침에 꼭 라떼를 마신다. 때로는 쌉쌀한 맛이 나기도 한다. 웨딩 역시 내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때, 그 시련이 쌉쌀하지만 그 맛을 즐기다 보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더라.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


썸랩 김선영 에디터(sum-lab@naver.com)

사진 = 콘래드 서울 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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