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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로 들리진 않지만, 사랑은 들을 수 있습니다."

청각장애 부부의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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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너의 목소리가 보일 때까지’란 책을 낸 이샛별(여·32)씨와 남편 김형건(34) 씨는 청각장애인 커플입니다.

 샛별 씨는 태어나기 전 양수가 귀에 들어가면서 선천적으로 농인이 됐습니다. 형건 씨는 태어나 100일 전후, 고열로 청각 장애를 가지게 됐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2012년 한 교회였습니다. 수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열렸습니다. 같은 청각 장애를 겪어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끌린 거였습니다. 샛별 씨는 형건 씨와, 형건 씨는 샛별 씨와의 대화가 즐거웠습니다. 여느 연인과 마찬가지였죠. 

 둘의 연애는 형건 씨의 깜짝 고백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샛별 씨는 아직도 그날을 기억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우산을 쓰고 한강 나들이를 가던 중 형건 씨가 샛별 씨에게 잠시 눈을 감아보라 했습니다. 샛별 씨가 눈을 떴을 때 한쪽 벽면에 영상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형건 씨가 준비한 프로젝터로 고백 영상을 틀었던 겁니다. 빗줄기를 뚫고 벽에 그려진 고백 영상에, 샛별 씨는 형건 씨와 연애를 결심했습니다.

 "제 인생에 가장 낭만적인 순간이기도 했어요. 형건 씨가 어깨를 툭툭 쳐서 눈을 떴는데, 예상치 못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으니까요. 우산을 나눠 쓰면서 형건 씨의 고백 영상을 봤어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어요." 

 연애 기간 3년,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습니다. 샛별 씨가 형건 씨와 결혼을 결심한 건 둘이 함께한 등산이 계기가 됐습니다. 함께 산을 오르던 중, 등산을 싫어하던 샛별 씨는 형건 씨보다 일찍 지쳤습니다.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샛별 씨를 형건 씨는 묵묵히 기다려줬습니다. 또 형건 씨는 샛별 씨에게 손을 내줬습니다. 그의 손을 잡고 샛별 씨는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서 샛별 씨는 형건 씨 덕분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샛별 씨는 이 사람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결혼해서 우리 닮은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자."

 어쩌면 결혼한 사람들에겐 흔하디 흔한 이 말이 두 사람에게는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혼해서도 둘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였습니다. 

 그러던 터에 2018년 봄, 아이가 두 사람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는 순간, 그동안 두 사람을 괴롭혔던 걱정은 괜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느 연인처럼 저희도 서로 대화할 때 가장 행복해요. (평범한 부부와) 다른 게 있다면, 입이 아닌 손으로 말하는 것뿐이죠. 들리지 않지만 들을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의 웃음과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아이의 표정에서 사랑을 느껴요. 그것만으로도 행복은 차고, 넘쳐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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