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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여친이 빠졌어요, 1초, 2초.. '이 여자 절대 놓치지 말자' 다짐했죠

조회수 2020. 3. 17.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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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욱(41)·김윤지(여·39) 부부

 저(지욱)는 고등학생 때 미팅에 갔다가 아내를 만났습니다. 아내와 썸타던 시절 한강에 나룻배를 타러 갔죠. 저희를 소개해 준 친구 커플과 더블 데이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배를 바꿔 타려다 나룻배가 뒤집혔습니다. 윤지가 다시 물에 떠오르기까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이 여자는 절대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죠. 하지만 마음도 몸도 어렸던 저희의 첫 연애는 반년이 조금 넘어 막을 내렸습니다.

 이별 뒤에도 인연의 끈은 이어졌습니다. 2002년 저는 특전사로 입대를 앞두고 있었죠.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집으로 오던 길에 출근하는 윤지와 2년 만에 마주쳤어요. 자전거를 던져두고 무작정 버스를 따라 탔어요. 윤지에게 일주일 후면 입대라며 그전에 한번 보자고 했죠. 입대 전날 밤 11시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윤지였어요.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고백했죠. "나는 앞으로도 계속 너를 기다리게 될 것 같다." 그렇지만, 윤지는 냉담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윤지가 절 보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다시 연락했죠. 다시 만난 날 식사를 하며, 생선 살을 발라 윤지 그릇에 덜어주었습니다. 윤지는 그 모습에 ‘이 사람은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나에게 따뜻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더군요. 

2013년 3월 1일. 저희는 돌고 돌아 부부가 됐습니다. 사실, 사는 게 지루하고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그 때마다 전 고등학교 때 나룻배가 뒤집혔던 날을 기억해요. 그날 이후 ‘윤지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살았거든요. 그 꿈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집 크기, 차 종류, 연봉 같은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족한 내게 이렇게 많은 행복을 준 아내에게 고마울 뿐입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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