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야구장 앞자리에 앉았던 남자와 결혼했어요!

조회수 2020. 3. 5. 08:4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2017년 6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 경기는 기아가 22대 1로 대승을 거뒀다. 


정하율(여·32) 씨에게 이날은 기아의 대승 기억뿐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기도 하다. 평생 반쪽이 된 김현태(남·29) 씨를 만난 것이다. '인연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처럼 두 사람은 관중석 앞 뒤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율 씨에게 들어봤다.

Q. 야구장 앞자리에 앉았던 남자가 결국 남편이 됐다고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경기가 끝나고 며칠 후 모르는 남자에게 SNS 메시지(DM)를 받았어요. 그 사람이 바로 현태였죠. 며칠 전 야구장에서 제 앞자리에 앉은 남자라고 설명했어요. 뒷자리에 앉은 저에게 반해, 그날 경기장에서 인증샷을 올린 SNS 계정을 다 뒤져봤대요.


사실 저도 현태를 기억하고 있었죠. 물론 저는 현태에게 한눈에 반해 기억한 건 아니에요. 앞자리서 어어어엄~청 왔다갔다 했던 키 큰 남자로 기억하고 있었죠.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요, 현태는 뒷자리에 앉은 제 얼굴을 보고 싶어 관중석을 왔다갔다 했대요.

Q.

연인으로 발전한 계기가 있었을텐데요?

A.

SNS를 다 뒤져 저를 찾은 현태의 노력이 가상하게 느껴졌지만, 호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게다가 누가 봐도 저보다 어려 보였거든요. 철벽을 세웠죠.


그러던 터에 제 지인 A에게 연락이 왔어요. 오랜만에 연락 온 A는 갑자기 같이 볼링을 치자고 제안했죠. 저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별생각 없이 간 볼링장에 갔죠. 거기서 저는 현태를 또 만나게 됐어요. 


볼링장에서 현태를 보자마자 당황했어요. 알고 보니 A는 제 지인이자, 현태의 지인이기도 한 거였어요. 현태와 지인 A는 같이 살고 있었더라고요. 참 신기한 우연이죠? 현태는 저를 만나보고 싶어 A에게 부탁해 볼링 모임을 만든 거였어요. 우연히 야구장에서 만난 이후, 인연을 만들기 위해 모든 걸 계획했던 거죠.

Q.

볼링장 만남 이후, 바로 현태 씨에게 마음이 열린건가요?

A.

아니에요. 계속 철벽을 세웠죠. 저보다 3살 어린 현태를 밀어내기 바빴어요. "동생 이상으로 안 보인다"며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했죠. 그럼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현태가 계속 직진해줬거든요.


계속되는 직진과 일편단심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결국 '이렇게 내가 좋다는 데, 한 번 만나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하게 됐죠.

Q.

만남을 이어가면서 마음이 더 깊어진 건가요?

A.

맞아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현태에게 잘 보이고 싶거나 내숭 떨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제 행동에, 현태는 더 마음이 깊어졌다고 해요. 


또, 만남을 이어갈수록 현태의 일편단심이 빛을 발하더라고요. 저는 현태의 마음에 감동했고 더욱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더는 '옜다'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연애가 아니게 된 거죠. 제 마음도 깊어졌으니까요.

Q.

2018년 3월에 결혼식을 올리셨네요. 여름에 만나, 봄에 결혼식을 올렸으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결혼을 결심하신 거 같아요!

A.

맞아요. 비교적 짧은 연애 기간, 현태와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던 건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현태의 태도 덕분이었던 거 같아요. 


그동안 전 저와 잘 맞지 않거나, 관계가 틀어졌다고 생각하면 이를 회복하기보다 끊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현태는 그렇지 않아요. 한 번 맺은 인연을 절대 끊는 법이 없어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죠. 그게 느껴지는 순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생 저를 소중하게 생각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썸랩 윤정선 에디터

정리 이영아 인턴 에디터    

(sum-lab@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