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본 최고의 댓망진창; 하나하나 반박해드림
인터넷 커뮤니티에 기재된 글 하나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을 '이순신 장군'에,
그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고소인을 '관노'에 비유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이순신 장군도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며
박 전 시장과 해당 고소인 간의 관계를
노비 관계'에 빗댔습니다.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 박원순 전 서울 시장.
그에 대한 평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도중
이러한 글이 등장했습니다.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해당 글은 포털 검색어 2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스브스뉴스는 해당 글이 2차가해의
정도가 지나치고 심각한 역사 왜곡을
재생산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어떤 점에서 문제인지 짚어봤습니다.
먼저 전 서울시 직원을 ‘관노’로
비유하는 것은 명백한 혐오 표현입니다.
현대 사회의 '직원'이라는 직함을
조선시대 계급인 '노비'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며,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상대로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폭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표현은 당사자에게 형법상의
모욕죄라든지 언어적 성희롱으로
문제 제기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부적절한 언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서혜진 /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두 번째로, 역사적 사실과도 무관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관노와 잠자리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관노'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이순신 장군의 일기장, '난중일기'를 보면
"저녁에는 (전북) 여산에 있는 관노의
집에서 잤다…" 고 쓰여있습니다.
관노의 집에서 잤다니,
잠자리를 가진 것 아니냐고요?
조선시대에서 관노는 주로
'남성 노비'를 뜻했습니다.
당시 여성 노비는 '관비'였죠.
따라서 학계에서는 그가 만약
노비와 동침했다면, 그 노비는 '관비'로
표현됐으리라 지적합니다.
게다가 '관노의 집에서 잤다'라며
적힌 한자는 잘 숙(宿)이었습니다.
당시 남녀 간의 육체관계를 기술할 때
‘가까울 근(近)' ‘사사로울 사(私)’,
‘간사할 간(奸)’ 자를 썼던 것을 고려하면,
'잤다'는 표현이 잠자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해당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에 대한
표현도 폭력적인 데다 이순신 장군이
여성 노비와 동침했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며 역사적 사실을
훼손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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