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라를 100번 발라봤다

조회수 2017. 10. 31. 10: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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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에이드

By. 안이슬


식욕 못지 않게 호기심이 폭발하는 기자 한 마리가 한 번 쯤 해보고 싶은 쓸데없는 일을 대신 해드립니다. 에이드실험실 po오픈wer.

출처: 셔터스톡
# 마스카라는 항상 날 배신하곤 했지

몇 번이나 밝혔지만 나는 눈화장을 안한다. 홑꺼풀이라 들인 공에 비해 보람이 없고 잘 번진다. 마스카라도 잘 안 쓴다. 속눈썹이 중력에 너무 반응한 것인지 땅을 향해 자랐고, 뷰러계의 샤넬 시세이도를 써보기도 했지만 한순간이더라. 이제 손 대지 않은 화장품은 마스카라 정도. 


마스카라에 대해 궁금한 건 딱 하나였다. 그래서, 계속 바르면 계속 늘어나? 백번 바르면 계속 길어지는 걸까? 궁금하면 해보면 된다. 그러라고 있는 코너다.

# 실험도구

이번 실험의 주인공 마스카라와 내 비루한 속눈썹을 대신해줄 인조속눈썹, 길이 측정을 위한 자를 준비. 마스카라는 베네피트 슈퍼 컬링 & 리프팅 마스카라다. 칼라는 브라운. 원래 속눈썹과 바른 부분이 구분되라는 깊은 의미. 


속눈썹과 자는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그곳 다이소 제품. 속눈썹 처음 사봤는데 그나마 짧은 걸 고를 것이 이것이었다. 몇 가지는 부채인줄.

# 실험 개시

일단 속눈썹을 고정시켜놓을 곳이 필요한데, 이왕이면 공중에 떠있는 편이 좋았다. 인간 속눈썹도 그렇게 생겼으니까. 굴러다니던 쿠키케이스를 이용하기로. 맛잇겠다 제니쿠키...요렇게 붙이니 나름 꽤 괜찮은 실험대 완성.

마스카라 팁은 요렇게 생겼다. 방법은 별거 없다. 바르고, 말리고, 바르고, 말리고 무한 반복. 최종 목표는 100회다.

10회. 사실 5-10회까지는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그냥 '와, 속눈썹이 떡지고 있다'의 느낌. 처음 서너번 발랐을때가 확실히 길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그 다음에 몇 번 발랐더니 이미 발라놓은(길어진) 것들이 팁이 함께 붙어나오는 사태 발생. 길이는 1cm 하고도 2mm 정도 더 긴 상태. 원래 제품 길이는 1cm다. 

30회. 이때부터가 진짜였다. 30회를 돌파했더니 약간...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바퀴벌레 다리 같은 느낌? 가닥가닥 떡지는 느낌은 이미 15회를 넘길 때 부터 있었고, 길이는 확실히 길어졌다. 1.4cm.

50회 돌파. 이제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부러짐도 확실히 줄었다. 하도 쳐발쳐발을 반복하다보니 두께가 생기면서 단단해진 것 같은데... 여하간 길이는 1.7cm. 오오. 엄청난 발전.


이제 절반 왔는데...시간이 예상보다 너무 걸린다. 이번 주는 당직이라 한 번 발라놓고 기사 좀 쓰고 다시 또 바르고 기사 쓰고 반복. 그래도 분명히 이때는 해가 떠 있었다.


뭐...이정도 시간? 여하간 계속 바른다. 킵 고잉.

헐... 제발 이러지마... 부러짐 ㅠㅠ 내 마음도 바스라짐 ㅠㅠ '슥슥' 바르니 톡 하고 떨어져버렸다. 파워 조절이 필요한 시점. 전체를 바르는 건 포기하고 끝부분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살살. 섬세하게.

...는 개뿔. 또 떨어짐. 아, 기껏 지어놓은 집을 사육사가 부숴버릴 때 비버의 마음이 이런걸까. 사육사는 비버에게 사과해라. 진짜.


60회 이후부터는 자꾸만 부서지는 것들이 발생. 끝만 살살 발랐더니 끝이 무거워져서인지 뭉친대로 떨어지는 사태도 발생.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살아남은 놈들을 중심으로 발랐다. 괜히 옆에 있는 것들 건드리다가 같이 부러지는 수가 있으므로.


짜잔. 80회의 비주얼. 2cm 돌파! 가장 긴 놈 기준 2.2cm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 짝짝짝. 자도 꼬질꼬질해졌다. 이쯤되니 원래 눈썹보다 새로 생성된 구간이 더 긴 느낌. 아직 목표까지는 20회 남았다. 계속 달린다.


해는 이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90회 돌파. 처참하다. 점점 퇴보하는 길이. 떨어질 위험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 육안으로도 보였다. 옆면이 어떤 상태였느냐하면...

이렇게 덕지덕지 떡진 상태였으니까. 무게감이 사진으로도 느껴짐. 이게 눈썹에 올라와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카메라 설정 잘못해서 강제 아련. 추억의 눈썹같네.


자, 대망의 꼬질꼬질한 100회 샷 나간다. 

...꼬라지가 참으로 안타깝도다. 최종 길이를 측정해봤다.

최종 길이는 2.1cm. 80회보다 오히려 0.1cm 줄었다. 부러지고 다시 바르고 부러지고 또 바르고 반복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제품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여하간 어느 정도까지 '덕지덕지'가 된 후에는 더 길어지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결론. 무게와 바르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져 버린다는 결론. 자, 이번에도 쓸데없는 짓 아주 후련하게 잘 했다는 결론. 여기까지 굳이 읽은 이들은 애석하게도 시간 낭비를 했다는 결론. (미안하다 이거예요!)

# 결과보고

실험대상: 베네피트 마스카라, 다이소 인조속눈썹 

실험주제: 마스카라를 바르면 계속 계속 계-속 길어질까?

실험결과: 한계가 있다. 일정 길이에 도달하면 부서지고 부러지고 떡지고 쪼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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