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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고야 말았다, 립스틱의 바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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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이슬 


식욕 못지 않게 호기심이 폭발하는 기자 한 마리가 한 번 쯤 해보고 싶은 쓸데없는 실험을 대신 해드립니다. 에이드실험실 po오픈wer. 

# 궁금증 : 립스틱의 저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분명 매장에서 발라봤을 때는 '이건 내 인생에 없던 칼라다!' 싶다가도 집에만 오면 이미 서너개는 있는 칼라가 되어버리는 마법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 가지만 죽어라 바르다보면 언젠가 바닥을 보게 되지만 기분따라, 옷 따라, 날씨 따라 바꿔 바르다보면 닳고 있다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아이라이너 못지 않게 화수분 같은 립스틱. 여자들은 태생적으로 립스틱의 저주를 안고 태어나는 게 아닐까? 


과연 립스틱 한 통을 다 쓰려면 몇 번을 사용해야 하는걸까? 모두가 말리면서도 은근히 궁금해했던 그 실험을 진행해봤다. 이토록 질긴 생명력이 있을 줄도 모르고, 감히. 

# 실험대상 : 들라크루아 립틱 모이스처

  이번 실험의 준비물. 맨 입술과 새 립스틱이다. 


비루한 나의 입술은 무색의 립밤만 바른 상태. 립스틱은 지인에게 받은 들라크루아 립틱 모이스처. 립스틱의 오타인가 싶겠지만 원래 제품명이 립틱이다. 정가 1만 8000원, 용량 3.5g. 국민 립스틱 맥이 3g, 디올 어딕트가 3.5g이니 참조하시라. 


제형에 따라 사용 기간이 굉장히 다를 수 있는데, 실험에 사용한 제품은 맥 러스터 타입보다 약간 더 매트한 정도다.

#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실험방법은 이러하다. 입술에 풀 발색으로 바른 후 종이에 립스틱을 찍는다. 그리고 단순 반복. 보통 아침을 제외하고는 립메이크업이 지워진 입술 위에 수정화장을 하는 것이니 아주 적합한 실험 방법이라고 합리화했다. 발색은 신경쓰지 마시길. 지금 중요한 건 색이 아니라 양이다.

요렇게 한 판씩. 물론 이면지를 활용했다. (feat. 2014년 경찰범죄통계 강제추행범죄자 성별 연령 분포 자료) 환경을 사랑하는 뉴스에이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50회 사용. 


풀발색으로 발라서인지 줄어든 티가 팍팍 난다. 50회 연속으로 바르고, 찍기를 반복했더니 입술 각질이 사촌기 청소년의 갑작스러운 여드름 마냥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할만한 실험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착각의 동물이라는 걸 망각했던 나의 실수다.

# 아무래도 난 안될 것 같아

180회 돌파(경축!)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이미 각질들은 모두 밀려났고, 입술에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 절반 이상 줄어들었지만 정신력도 절반 이상 소진된 상태. 몰골은 이미 각설이가 되어 있었다. 성질을 두 번 정도 부린 후 다시 실험 재개.

360회 돌파


놀라운 건 이만큼 입술자국을 찍었음에도 립스틱이 다 닳지 않았다는 것. 넋은 이미 나갔다. 분명 립스틱은 코랄핑크인데 입술은 점점 푸시아 핑크로 물들어갔다. 신기한 현상. 사람도 아니고 경찰범죄통계에 뽀뽀를 하려니 기분이 참 오묘하다.

# 연장전 돌입

드디어 윗면 클리어. 놀라지 마시라. 사용횟수는 무려!


...406회

여기서 그만할까, 바닥을 볼까 엄청난 고뇌의 시간.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10여 분의 고뇌(휴식 아님) 끝에 다시 실험 재개. 바닥을 보자. 바닥을 봐.

연장전의 연장은 립브러시. 롭스에서 2700원에 구입했다. 내 인생 첫 립브러시. 립브러시로 안쪽을 열심히 '파서' 역시나 풀로 바른 후 찍기를 반복했다. 점점 웃음이 새어나왔다. 여러분,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닙니다. 웃어서 행복한 겁니다.

# 보고야 말았다 립스틱의 바닥을

손이 떨려오고 입술에 멍이 든 느낌이 들때 쯤 구멍 뚫기에 성공했다. 본통으로 바를 때 보다 브러시로 바르니 엄청나게 속도가 느려졌다. 이때부터 희망고문이 시작됐다. 


발라도 발라도 줄지 않은 야속한 벽에 묻은 립스틱. 화장품의 벽은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인걸까.

실험 시작 후 4시간 경과. 립스틱이 나인지 내가 립스틱인지 모를 '립아일체'에 이르는 순간, 보고야 말았다. 립스틱의 바닥을. 벽면까지 싹싹 긁어 쓰고 후련한 인증샷. 아, 하얗게 불태웠어...


순수하게 립스틱 안쪽을 긁어 쓴 결과는 무려 155회. 맙소사. 안쪽만 털어써도 150번을 넘게 쓸 수 있다니. 3.5g의 용량이 얼마나 어마무시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자, 덧셈을 해보자. 윗 부분과 케이스 안쪽까지 털어 쓴 총 사용 횟수는...

...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하루에 립스틱을 5번 씩 바르면 112일 동안 바를 수 있는 양이다. 4개월 조금 안되니 그다지 양이 많은 것 같지 않은 느낌이지만 내 방 화장대에 굴려다니는 립메이크업 제품들을 떠올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평소 두 가지를 번갈아 쓰는 사람이라면 224일, 세 가지 제품을 쓰는 사람이라면 336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라데이션으로 바르거나 입술이 얇은 사람은 더 여러번 사용 가능하다. 


립스틱의 권장 사용기간은 개봉 후 1년에서 1년 6개월. 적게 사라고는 권하지 않겠다. 어차피 5개가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권장 사용기간 내에 다 쓸 수 없다. 이왕 사는 거 죄책감 없이 지르자. 하나를 덜 사더라도 어차피 사용기한 안에 다 못쓰니까.  

# 결과보고

실험일시: 10월 23일 

실험주제: 립스틱 한 통, 몇 번 사용 가능할까?

실험결과: 풀 발색으로 바를 경우 561회 사용 가능.


기타 보고 사항 


1. 세상에 같은 레드는 없다지만 내 입술에 올라오면 놀랍게도(!) 같은 레드가 되기도 한다. 

2. 각질 많은 입술을 한계치까지 괴롭혔더니 각질이 백기를 들었다는 훈훈한 소식.

3. 립틴트 해달라고 하지 마세요. 한 큐에 마셔버릴 것 같으니까.

# 실험이 끝나고 난 뒤...

동료가 포착한 이면지와 각설이의 행복한 한 때. 왜 다들 구경하고 갔는지 단번에 이해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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