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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이 우리에게 남긴 것

조회수 2018. 10. 25.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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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은 좋지만 간섭은 싫다구요?

정부 지원금을 멋대로 사용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이 공개됐다. 애들 잘 가르치라고 준 돈을 개인 용도로 펑펑 쓴 원장들. 믿었던 학부모들만 멘붕에 빠졌는데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이라고?

사립유치원 비리, 얼마나 막장이길래?


역시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비리 근절 ’ 토론회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며 목소리 높이던 이유가 다 있었다. 그중 최다 부문 '불명예'를 얻은 경기도 화성 ‘환희유치원’. 원장이 명품백 + 자녀 등록금 + 성인용품 숍 등 총 7억원을 썼다는데. 대체 이곳에선 애들에게 뭘 가르치길래? 나랏돈 훔쳐 쓰는 꿀팁? 내부 폭로도 빗발친다. 여기 이 국민청원을 보라. 닭 3마리로 교사+원생 200명이 닭곰탕을 먹었다니 오마이갓. 무슨 전쟁통도 아니고.

그러게 애초 지원금은 왜 그렇게 많이 줬을까?


20만원. 정부가 원생 한 명당 사립유치원에 지급하는 누리과정(만3~5세 교육과정) 지원금이다. 이렇게 1년 동안 전국 사립유치원에 나가는 돈이 무려 2조원. 뭐가 그렇게 돈이 많이 드냐고? 당연히 인건비. 교사 월급이 정부·기관에서 나가는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원비 90%를 교사 인건비로 사용한단다. 정상 운영을 위해선 국가 지원금이 절실한 상황. 그렇다고 막 써도 되는 돈은 아닌데...

지원금 주는 건 땡큐, "이래라 저래라"는 싫다?


전국 유치원생 네 명 중 세 명이 사립유치원을 다니는 대한민국. 사립유치원 안에선 원장의 파워가 절대적이다. 자기 소유의 건물이 있어야 유치원 원장이 될 수 있기 때문. 원장들은 똘똘 뭉쳐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기에 정부에게 간섭받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국공립유치원 확대만큼은 어떻게든 막아달란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적절한 회계 시스템이 없다"는 변명?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쓰는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마땅한 회계 재무 관리가 없으니까. 왜냐고? '사립'이라서 그렇단다. 사립 중·고등학교도 멀쩡히 국가회계시스템을 쓰는 마당에, 왜 하필 유치원만 안 된단 건지. "회계 관리가 미숙해서" 비리 유치원으로 오해받는다면, 저극적으로 제대로 된 절차를 마련하는 게 순서 아닐까. 어쨌거나 앞으론 강제로 써야할 각?

문제는 사립유치원에게만 있을까?


내 아이, 조카의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 명단에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흥분하진 말자. 회계 입력 오류로 비리 혐의를 받게 된 유치원도 분명 있을 거라니까. 이참에 사립유치원의 책임과 권리를 재설정하잔 얘기도 나온다. 유치원 건물은 용도 변경할 수 없기에, 폐업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함정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사립유치원이 사업장이 아닌 참교육의 터전이 되기 위해선.

썰리:


이미 10년 전부터 나온 얘기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과정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하자고. 국회서도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부는 이제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나섰다. 원장들의 빠른 태세 전환이 필요한 때. 계속 부실한 핑계로 '무조건 반대'를 반복하다간 더 큰 역풍을 만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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