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어요. 제가 세계 최고 축구선수나 영국 여왕보다 많이 벌게 된 거죠. 이 사람들은 평생 유명했던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보다 제가 더 돈이 많은 거예요.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어요. 갑자기 사업이 망해서 마흔 살에 10억 빚을 지고 있었거든요.
무너져 있던 삶을 일으키는 방법
망하기 전에 여러 일을 했어요. 광고사업, 모터쇼 전시, 한국 기업가 홍보.. 다양한 일을 했는데 망하는 건 한순간이더라구요. 충격과 고통에 2년간 집에만 있었죠. 뚱뚱해지고 건강이 점점 나빠지더라구요.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싶었죠.
어느 날 엄마 생각이 났어요. 농사 지어서 저희 힘들게 키우고, 그중에 제가 제일 잘됐다고 좋아하셨는데, 내가 죽어버리면 엄마가 너무 불행할 것 같은 거예요. 엄마를 위해서 일어서자, 엄마를 위해서 살기로 하자. 엄마를 위해서 행복한 사람이 되자 결심했죠.
그날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뚱뚱해서 처음에는 조금밖에 못 걸었어요. 집 근처를 15분 정도 걷다 들어왔죠. 그게 익숙해지고 나서는 20분. 그 다음에는 30분. 이런 식으로, 나중에는 파리 시내 곳곳을 하루에 4~5시간씩 돌아다녔어요. 몸에 근육이 붙으니까 생각에도 근육이 붙어 점점 단단해지더라구요.
레시피도 없고 돈도 없는데 장사를 준비하는 방법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하고 경쟁해서 이길 수 있으면서, 경기를 안 타는 일이 뭘까 고민했죠. 음식이 경기는 안타겠다 싶었어요. 음식 중에는 양식은 유럽에서 이미 잘하니까, 아시아 음식을 하기로 했죠. 그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초밥이니까, 초밥을 하는 걸로.
물론 레시피도 모르고 돈도 없었지만, 그럼 레시피를 배우고, 돈 없이 창업하면 되는 거죠. 안 되는 게 어딨어요. 되게 하는 거지.
무자본 창업 1단계 : 레시피 얻기
나한테 최고의 초밥 레시피를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 수소문해보니, 일본 사람들이 최고로 손꼽는 초밥집이 '야마모토 상'이 하는 곳이래요.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그 사람을 만났죠.
레시피를 알려달라는 요청에, 처음에는 안된다 그랬어요. '난 세계 최고만 만들고 싶은데 너는 가게도 없고, 어디 들어간들 부엌상태도 엉망이고 안좋을 것 같다' 하지만 제가 포기하지 않았죠. 며칠 뒤에 다시 가서 말했어요. '난 세계 최고를 만들 거예요.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그랬더니 그 무뚝뚝한 분이 씩 웃으면서, '내가 곧 가게를 팔고 일본에 몇 달 휴가를 갔다 올 거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 그 이후에 도와주겠다'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실제로 그렇게 6개월 동안 매일 레시피 개발을 도와주셨죠. 지금은 그 분을 아버지처럼 챙겨드리고 있어요.
무자본 창업 2단계 : 가게 만들기
슈퍼마켓에 3장짜리 편지를 길게 썼죠. '지금 패스트푸드 시장에는 샌드위치와 샐러드가 있다. 근데 샌드위치는 너무 무겁고 샐러드는 너무 가벼워서 중간 느낌의 음식이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초밥이고, 그걸 내가 해야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 달 쯤 뒤에 연락이 왔어요. 처음에는 부정적이었어요. 세계 최강이라는 프랑스 노조도 반대했고, 슈퍼 측에서도 굳이 공장초밥이 있는데 왜 너희가 만들어야 하냐는 입장이었죠. 그래서 이렇게 응수했어요.
" 나한테 한 코너를 줘서 테스트를 해봐라. 얼마 정도의 매출이 나올 거다. 그리고 우리는 가게 점원들의 일자리를 뺏지 않는다. 오히려 이걸로 인해서 가게 매출이 더 증가하고, 고용이 늘어날지 누가 아냐"
처음엔 다들 부정적이었지만, 테스트 정도는 해볼 수 있다고 합의했죠. 그리고 첫 해에 그 사람들이 제시한 목표의 3배를 초과 달성했어요. 점차 프랑스를 넘어 전 유럽에서 난리가 나더군요. 이제 '켈리델리'가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게 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