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콤플렉스였던 한 연예인의 놀라운 인간승리
슬럼프 1. 엑스맨
그냥은 주목받지 못하니까, 고민했죠. '여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역할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필요한 사람이 되어 보자. 내 기술은 뭘까? 직접 못 웃긴다면,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은 아닐까?'
당시에는 웃어주면 지는 건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생각이죠. 그런데 자존심을 접고 그렇게 해봤어요. 그랬더니 PD님이, "야, 너 분위기 너무 잘 띄운다, 너무 고마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맛을 봤죠.
사실 그 때 엑스맨은 강호동과 유재석을 한 화면에 띄운 마지막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외에도 박경림, 김제동 같은 당시에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이 다 나왔단 말이예요. 그들 틈에서 '다른 사람이 웃기면 안 웃어야지' 하는 게 어리석은 생각이었던 거죠.
내가 MC나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들 옆에서 필요한 사람, 그들이 필요로 할 때 받쳐주는 사람이 되면 되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잘 풀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인 노력도 많이 했죠. 웃긴 소재를 찾아서 엄청 많이 메모하고, 친구들한테 웃긴지 확인해달라고 하고.
슬럼프 2. 무한도전
프로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하하야! 너 그러지 않았잖아. 주눅들지 말고 그냥 던져! 형이 아무 거나 다 받아줄게. 대신 가만히 있지는 마. 멍때리고 서 있지는 마. 나한테 도울 명분을 줘!"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죠.
"그래 이렇게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되지. 일어나야겠다"
내가 가장 잘하던 곳에서 내 자리가 없어졌는데, 또 그게 잘 돌아가니까 사람이 점점 작아지더라구요. 그런데 나는 내가 최고라는 걸 알아요. 그렇다면 내가 시대의 흐름, 변화를 인정하고 옛날 방식을 너무 고집할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저는 예능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내 감정이, 컨디션이 그럴 수 없을 때도 웃어야 하고 웃겨야 해요. 들어가기 전에 누군가 쓰러져도 우리는 해내야 하는 거예요. 방송에서는 웃고 있지만 그 속의 마음이 어떤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 속에서도 자기 자리를 만들어내고 버티는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