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콤플렉스였던 한 연예인의 놀라운 인간승리

조회수 2020. 12. 24.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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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가 두 번의 슬럼프를 벗어난 방법

슬럼프 1. 엑스맨

그냥은 주목받지 못하니까, 고민했죠. '여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역할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필요한 사람이 되어 보자. 내 기술은 뭘까? 직접 못 웃긴다면,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은 아닐까?'


당시에는 웃어주면 지는 건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생각이죠. 그런데 자존심을 접고 그렇게 해봤어요. 그랬더니 PD님이, "야, 너 분위기 너무 잘 띄운다, 너무 고마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맛을 봤죠.


사실 그 때 엑스맨은 강호동유재석을 한 화면에 띄운 마지막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외에도 박경림, 김제동 같은 당시에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이 다 나왔단 말이예요. 그들 틈에서 '다른 사람이 웃기면 안 웃어야지' 하는 게 어리석은 생각이었던 거죠.


내가 MC나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들 옆에서 필요한 사람, 그들이 필요로 할 때 받쳐주는 사람이 되면 되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잘 풀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인 노력도 많이 했죠. 웃긴 소재를 찾아서 엄청 많이 메모하고, 친구들한테 웃긴지 확인해달라고 하고.

슬럼프 2. 무한도전

열심히는 했는데 재미는 별로 없었던 시절이었죠. 자신감이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방송도 2달 정도 쉬었어요. 사람들이 '힘내라 하하' 하는 것도 민망해서 더 부담스럽고. 저는 원래 나름 최고 소리를 듣던 사람인데. 

충격먹었죠. 나는 다른 일들도 멋지게 극복해낸 사람인데 다시 이런 상황에 처하다니. 그런데 그 때 '자격지심 캐릭터'를 하나 더 개발했어요. 그냥 다 받아들이자. 자존심 상한다고 아닌 척 하지 말고, 안 웃긴 대로, 못하는 대로 인정하고 가자.

당시에 홍철이 주가가 꼭대기까지 올라가던 시점이었죠. 홍철이랑 저를 비교하기 시작했어요. "형, 쟤가 좋아요, 내가 좋아요!!"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컨셉을 잡았죠. 제가 진짜 기분 나빠했으면 그걸 못했을 텐데, 마음을 비웠더니 "하하 대 홍철" 시리즈가 탄생했죠.

프로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하하야! 너 그러지 않았잖아. 주눅들지 말고 그냥 던져! 형이 아무 거나 다 받아줄게. 대신 가만히 있지는 마. 멍때리고 서 있지는 마. 나한테 도울 명분을 줘!"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죠. 

"그래 이렇게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되지. 일어나야겠다"


내가 가장 잘하던 곳에서 내 자리가 없어졌는데, 또 그게 잘 돌아가니까 사람이 점점 작아지더라구요. 그런데 나는 내가 최고라는 걸 알아요. 그렇다면 내가 시대의 흐름, 변화를 인정하고 옛날 방식을 너무 고집할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저는 예능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내 감정이, 컨디션이 그럴 수 없을 때도 웃어야 하고 웃겨야 해요. 들어가기 전에 누군가 쓰러져도 우리는 해내야 하는 거예요. 방송에서는 웃고 있지만 그 속의 마음이 어떤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 속에서도 자기 자리를 만들어내고 버티는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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