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많은 분들이 최근에 주식 장이 좋고 수익도 보시고 하니까 '나는 주식에 재능이 있나봐' '이 참에 전업투자자로 전향해볼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가 꾸준히 수익을 내는 건 아닙니다. 전업트레이더 11년차인데, 같이 하던 사람 중에 남은 건 저 혼자예요. 그만큼 시장에서 꾸준히 생존하는 건 쉽지 않아요. 제가 살아남으며 경험한 교훈들을 나눠 볼게요.

직장인들은 대부분 차트를 실시간으로 보기는 힘들잖아요. 그래서 스윙이나 가치투자로 많이 시작해요. 그런데 문제는 자기 노선을 철저하게 지키지 않는다는 거예요. 

가령 이렇습니다. 단타 목적으로 어떤 종목을 매수했다가 물리면서 '나는 이 분야의 미래를 보는 사람이다, 장기 투자할 거다' 라고 논리를 수정하게 되죠.

자기가 어떤 거래유형에 속하는지 모르면 거래원칙이 여러 번 바뀌고, 조금씩 돈을 잃게 됩니다. 1~2년간 소액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의 투자스타일을 파악해 보세요. 본격적인 투자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몇천만원 정도 목돈을 모으게 되잖아요. 문제는 정말 힘들게 번 돈을 주식시장에 너무 쉽게 넣는다는 거예요. 3000만원을 통째로 주식시장에 넣어서 운 좋게 1000만원을 벌 수도 있지만, 1000만원이 날아갈 수도 있어요.

처음에는 목표 투자금액의 1/10 정도로 투자 연습을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3000만원 대신 300만원으로 시작하는 거죠. 그래도 실제 3000만원을 투자할 때 생각하는 포트폴리오로 투자해 보는 거예요. 잘 되면 금액을 조금씩 늘리는 거죠.

'최근 핫한 종목이라서' '유튜브에서 언급했으니까' 구매한다는 건 충분한 이유가 아닙니다. 내 인생을 갈아넣어서 만든 돈을 투입할 때는 다른 사람들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사고 싶어야 가격이 오르는 거니까요.

그 판단을 위해서 증권사에서 공개하는 기업 리포트들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리포트를 읽으려면 돈을 내야 해요. 한국에서는 무료로 양질의 자료를 접할 수 있죠. 굉장히 투자에 유리한 상황인데 많은 분들이 활용을 안 하시는 것 같아요.

10년 만에 오는 시장이기 때문에 여기서 경험한 걸 일반화하시면 안 됩니다. 오히려 '나는 다음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지금 막 경험했다'고 생각하시길 권해드려요. 

그 때를 위해서 자기만의 시장을 보는 눈을 조금씩 기르시기를 바랍니다. 이 조언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