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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선수들도 한마음' 감동의 은퇴식
잘가요 우리의 소중한 차미네이터!
11년 만의 귀향이다. K-리그와는 첫 만남이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르 레버쿠젠에 둥지를 틀었다.
국민들은 경기 후 드디어 터진 손흥민의 골보다 차두리의 가슴 시원했던 질주를 회자했고 그렇게 차두리는 자신의 실질적인 마지막 무대였던 아시안컵에서 가장 완벽한 모습을 선보인 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표생활을 마쳤다. 왜 국민들이 '차두리 고마워'라는 말을 남겼는지 알 수 있는 멋진 마무리 인사였다.
"한국축구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뭔가 인정받기가 힘든 일이다. 이제야 그런 자리가 돼서 매우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차두리는 FC서울 소속 통산 114경기에 출전해 2골 7도움(K리그, ACL, FA컵)을 기록했다. FC서울은 3시즌 동안 팬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안긴 차두리에게 최고의 마무리를 선사한다.
차두리 K리그 활약상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
정상에서 작별을 선택했다. "남은 K리그 클래식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만약 FA컵 우승을 하지 못했다면 K리그 마지막까지 주장으로서 소임을 다해야 하겠지만 지난 1개월간 발바닥 통증이 낫지 않는 바람에 계속 약을 먹고 참으면서 훈련하고 출전했다. 이제 뜻깊은 결과를 얻었으니 개인적으로 몸을 생각해서라도 현역 마지막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만감이 교차했다.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늘 거대한 아버지의 그늘 속에 뛰어온 차두리. 그는 “그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어긋나기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난 2014 K리그 시상식에서 베스트 수비수상을 받은 후에는 “한국축구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뭔가 인정받기가 힘든 일이다. 이제야 그런 자리가 돼서 매우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는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밝혔다.
"화려한 은퇴식? 나는 스타가 아니에요. 아버지나 (박)지성이 같은 선수들이 스타죠. 그래서 화려한 은퇴식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이번 대회가 나의 은퇴 대회가 아니라 후배들과 함께 우승하는 대회로 기억하고 싶어요. 나의 마지막 우승이 아니라 후배들의 첫 우승이 되야 해요."
그는 선수생활을 돌아보며 “축구 선수하면서 가장 잘 한 결정이 K리그로 온 것이다. 선수뿐 아니라 선수생활 이후에 할 수 있는 일과 시야를 넓혀줬다”면서 “그런 면에서 유럽과 한국을 같이 경험하고 대표팀도 경험하면서 나한테는 큰 재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는 아직 정해놓진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서 지금까지 얻은 지식과 배운 것을 한국 축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모든걸 줘서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쏟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