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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유튜버는 조두순을 어떻게 소비하는가

'나쁜' 조두순만 그곳 거주지에서 내쫓으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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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2일 63세의 나이로 출소한 조두순은 안산 거주지로 귀가했다. 그의 출소를 앞두고 언론은 출소가 임박하였으나, 거주지로 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결국 피해자 가족이 거주지를 떠나기로 결정한 상황을 전하였고, 이것이 온당하냐는 물음부터, 출소당일 가만두지 않겠다는 보복의사를 밝힌 사람들까지 망라하여 시민들의 분노를 전하였다.

출소 당일에는 시민과 취재기자, 유투버까지 몰려들어 경찰이 이를 제지하며 대치하여야 하였고, 급기야 (유튜버가) “조두순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심종성 안산시 OO동주민자치위원장의 인터뷰까지 등장했다. 실제 인근 주민이 유튜버를 콕 집어 지목하였는지, 취재 경쟁을 벌이는 기자들까지 포함한 군중을 지목하였는지, 이 모든 상황 자체를 피해라고 이야기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출소와 귀가가 끝난 뒤에도 기사는 이어진다. 사흘 뒤인 12월 15일까지 두문불출하는 조 씨 부부 대신 [“조두순 사는 줄 몰랐다” 내쫓을 방법없는 집주인, 왜] (중앙일보, 정진호, 2020.12. 15.)라는 기사가 등장하였고, 같은 건물에 세 들어 사는 임차인이 ‘월세를 양도하고 이사가고 싶다’는 사연도 기사화되었고, 임대인이 ‘쫓아낼’ 수 있는지와 같은 건물 다른 임차인이 기간중에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을 돌려받고 나갈 수 있는지가 법률 상담 사례 형식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출소 당일 호송 차량을 발로 차 손괴한 혐의를 받는 유투버 한 명은 구속영장이 신청되었으나 2020. 12. 22. 기각되어 앞으로 불구속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출처노컷뉴스, 중앙일보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에 대해 표출하는 언론과 유튜버와 시민의 분노는 온전히 조두순의 몫일까, 몫이어야 할까. 또 분노를 넘어 쫓아내는 게 정의인 냥 ‘혐오’를 남발해도 되는 것일까.

조두순 ’12년’ 형량과 검찰의 무능

나는 그보다는 이 사건 수사와 기소, 재판 과정 자체에 시민적 공분 대상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조두순은 2008. 12. 11. 등교중인 8세 초등생을 유인하여 강간하였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상해를 입었고, 상해 중 일부는 신체의 영구적으로 남아 형법상 강간상해로 기소되었고, 무기징역을 구형받았으나,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피고인만이 항소,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2009. 9. 24. 확정되었다.

위 사건의 경과는 기소와 형량에 있어서 시민의 공분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검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성폭법’, 당시 무기징역 또는 7년이상의 징역형)이 아닌 형법상의 강간상해(무기징역 또는 5년이상의 징역형)로 기소하였고, 법정최고형을 무기징역형으로 선택하였음에도 심신미약을 인정하여 감경한 결과 12년형이 선고되었다.

1심 판결 선고 이후 음주상태인 점을 심신미약으로 감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지만, 피고인만이 형의 과중을 이유로 항소하여 진행되는 항소심 재판에서 형량을 늘릴 방법은 없었고, 항소는 기각되었다.

2008년 12월 당시 ‘경찰’은 성폭법상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형법의 특별법인 개정된 성폭법은 (일반법인 형법을 적용하는 것보다) 조두순을 더 무겁게 처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검찰은 성폭법 개정 사실을 몰라 일반 형법상 강간상해 혐의로 조두순을 기소했다. 2009년 9년 조두순의 12년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수사검사는 법리 적용 잘못을 이유로 ‘주의’ 처분을 받는데 그쳤고, 항소를 포기한 당시 공판검사와 안상지청장 등은 징계받지 않았다.(편집자, 참조: 동아일보, 징역 12년 조두순 형량, 무기징역도 가능했다. (박종민, 2020. 12. 14.)↩

‘심신미약’ 주장은 피고인인 조두순 측에서만 주장했고, 검찰 측은 이에 관해 항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두순 측만 ‘형이 과하다’고 항소했고, 검찰 측은 항소하지 않아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상’ 항소심에서는 형을 늘릴 수 없었다. (편집자)

위 사건 이후에서야 무기징역형을 감경할 경우를 규정한 형법 제55조 제1항 제2호도 개정되어 현재는 10년이상 50년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인권이 전혀 고려되지 못한 점에 대한 시민의 분노가 더해진다.

그러므로 시민들은 수사과정과 기소, 재판, 법률의 문제가 더해져 12년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은 가석방 없이 복역하여 형기만료로 출소하였음에도 ‘정당한 처벌’을 피한 자로 여길 수밖에 없고, 조두순의 출소와 사회복귀를 용납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사법당국은 과연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지킬 능력과 의지가 있는 걸까?

출소한 조두순에 대해 표출되는 분노가 내게는 조두순을 12년만에 홀연히 출소할 수 있도록 허락했던 2009년 대한민국 수사, 소추기관과 사법기관에 대한 분노로 느껴진다. 이 공분은 차근차근 사법실무 및 제도, 실무상의 문제점 지적 등을 통해 꾸준히 지적되어야 하고, 조두순의 재범을 비롯한 또 다른 아동성폭행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로 이어져 해소되어야 하지 않을까.

다시 출소일 소식을 전하는 기사들, 특히 [“조두순 사는 줄 몰랐다” 내쫓을 방법없는 집주인, 왜]라는 기사를 읽으며 나는 사법에 대한 정당한 시민들의 공분을 범죄자에 대한 혐오 표현의 정당화 사유로 삼는 듯한 집요한 언론의 시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서 묻고 싶다.

‘나쁜’ 조두순만 그곳 거주지에서 내쫓으면 문제가 해결되는가?


이 글의 필자는 언론인권센터 미디어피해구조본부 실행위원 송현순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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