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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황당한 오보, 더 황당한 사과문

조국 전 장관의 딸이 대학병원에 방문해 황당한 요구를 했다는 조선일보의 오보와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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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8월 28일 [조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일방적으로 찾아가 “조국 딸이다, 의사고시 후 여기서 인턴하고 싶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28일 자 조선일보 10면에 올라온 기사. 해당 기사는 일부 지역에 배포된 신문에는 실렸지만, 최종판에서는 삭제됐다.

취재원은 복수의 연세대학교 의료원 관계자이다. 즉, 의료원 관계자가 조씨의 일방적 방문, A교수를 직접 만난 사실, 병원 관계자들까지 당황했다는 사실, A교수가 “당황스럽고 부담스럽다”는 뜻을 밝혔다는 사실 등을 전했다고 한다. 

기사를 보면 취재원은 복수의 연세대학교 의료원 관계자들이고, 기사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조민이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를 일방적으로 찾아가 인턴을 하고 싶다고 해 A교수 및 병원 관계자들이 당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곧바로 해당 기사가 오보임을 인정했다.

조선일보의 ‘더 황당한 사과문’

조선닷컴 기준, 8월 29일 새벽 3시에 올라온 ‘[바로잡습니다] 조민씨·연세대 의료원에 사과드립니다’에 나타난 조선일보의 해당 기사 보도 경위는 다음과 같다.

‘본지는 “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를 찾아가 인턴지원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취재기자는 “26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연세대학교 의료원 고위 관계자와 외부인 등 4명이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가 피부과 A교수를 면담했고 그에 따른 의료원측 고충을 토로하는 대화가 오갔다”는 얘기를 해당모임 참석자로부터 들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저녁 모임이 그 식당에서 있었으며 참석자 면면도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증언자 외 또 한명의 모임 참석자도 “비슷한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고 했습니다. (중략)

그러나 위 기사는 직접 당사자인 조민씨나, 조민씨가 만났다는 A교수에게 관련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작성된 것입니다. 해당기사는 당사자인 1차 취재원이 아닌 2차 취재원의 증언만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첫 지방판 인쇄 직후 재검증과정에서 2차 취재원의 증언내용만으로 해당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기사를 삭제했습니다.’

여기서 나타나는 1차 취재원과 2차 취재원이 언론학 어디에 언급되는 개념인지, 기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개념인지 나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위 ‘바로잡습니다’는 조민과 피부과 A교수를 직접 당사자인 1차 취재원, 고층을 토로하는 의료원 고위관계자의 말을 들은 모임 참석자를 2차 취재원으로 상정한 것 같기는 하다.

출처조선일보

억지로 위 개념에 맞추자면 다음과 같이 1·2·3차 취재원을 분류할 수 있다.

  1. 조민과 A교수가 1차 취재원
  2. A교수로부터 그 말을 들었다는 의료원 고위관계자가 2차 취재원
  3. 의료원의 고충을 의료원 고위관계자로부터 전해들었다는 모임 참석자가 3차 취재원

그러면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드러난 취재 과정은 무엇이며 기자가 취재에서 확인하였다는 점은 무엇일까. 제작 과정에서 발견했다는 문제점에서 쉽게 드러난다. 조민이 일방 면담 요구를 하였다고 얘기한 A교수의 말을 듣고 의료원의 고충을 토로하였다는 의료원 고위관계자의 말을 들은 식당 모임 참석자 2명(바로잡습니다가 말하는 2차 취재원)이며, 기자가 추가로 확인한 것은 식당에서 저녁모임이 있었다는 점이다.

잠시나마 언론사 기자로 취재를 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로서 위와 같은 취재 과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보도할 사실은 ‘A교수에 대한 면담 및 인턴요구’와 ‘그로 인한 의료원의 당혹감’인데 기자가 확인한 것은 ‘4인 저녁식사모임이 실제로 있었다는 점’이라니! 실제 위 식사모임 확인 또한 2차 취재원(모임이 있는 걸 본 사람으로부터 들었다는 사람)에게 확인한 것이면 그것도 확인인가! 

‘바로잡습니다’의 내용만을 놓고 볼 때, 결국 위 기사는 강남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 사람들이 나눴다는 대화내용을 들었다는 사람과 그 사람이 거기서 식사한 게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한 뒤 기사화되었다는 것 아닌가.

조선일보는 ‘바로잡습니다’에서 위 기사를 ‘사실관계 확인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부정확한 기사’라고 규정하며 당사자들 및 독자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어째서 사실관계 확인이 충분치 않을 수밖에 없는, 2차 또는 3차 취재원(카더라통신 전달자)에 취재가 머물렀는지 아무리 봐도 알 수 없고, 어찌 보면 2차 또는 3차 취재원을 신뢰한 점만을 변명하는 것 같으니, 다시 위와 같은 ‘사실관계 확인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부정확한 기사’가 나오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도 없다. 이것은 엄연한 오보이며, 가짜뉴스다.

불충분하나마 당사자들에 더하여 독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은 가짜뉴스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독자임을 인식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위와 같은 기사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조금은 창피하더라도 분명하게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세우며, 그에 근거하여 사과해야 하지 않은가. 이 오보 사건은 가짜뉴스(조선일보 표현에 따르자면 ‘부정확한 소문’) 전달자를 ‘2차 취재원’으로 포장하며 피해갈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글의 필자는 송현순 언론인권센터 미디어피해구조본부 실행위원(변호사)입니다. 언론인권센터는 언론보도 피해자 상담 및 구조, 정보공개청구, 미디어 이용자 권익 옹호, 언론관계법 개정 활동과 언론인 인권교육, 청소년 및 일반인 미디어 인권교육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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