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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갈 때 알아야 할 7가지: 동의에서 합의까지

조회수 2018. 3. 15. 16: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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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의서 작성시 유의점 2. 설명 요구 3. 진료비 확인법 4. 보험금 분쟁은 '금감원' 활용 5. 의료과실 의심될 때? 6. '중재원' 이용법 7. 합의서 작성시 유의점

변호사로 일하다 보면 사건을 의뢰했던 타 변호사가 제대로 일을 처리해 주지 않았다는 불만을 종종 듣는다.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처리하는 업무에 대해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오해가 쌓인 경우이다.

의료기관에서도 마찬가지다. 의료서비스는 법률서비스보다 더욱 긴급하게 시행되는 일이 많다. 그 과정에서 환자는 의료기관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의료기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쟁에 관여해본 경험에 따르면 극소수 경우를 제외하고 의료기관이 고의에 가까운 태만으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는 없다.

현대의학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장할 수 없기에 환자가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환자와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은 경우 분쟁으로 이어진다.

1. 동의서, 반드시 이해한 후 동의하자

소통을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설명’이다. 환자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치료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각 방법에 따라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에 대해 듣고 자기 운명을 결정할 자기결정권을 가진다. 특히 환자에게 침습적인 행위, 예컨대 수술을 하거나 시술(수술에 이르지 않으나 신체의 침해를 수반하는 행위)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그 행위의 내용, 예상되는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설명은 환자가 직접 듣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환자 본인이 의식이 없거나 설명을 들어도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태에 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환자의 가족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침습적 행위에 대한 설명을 할 때에는 보통 의료기관 측에서 ‘동의서’와 비슷한 이름의 문서를 통해 설명을 한다. 이 때 환자가 주의할 점은 문서에 인쇄된 내용 중 모르는 내용은 반드시 물어보고 이해한 후에 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기관은 설명을 다 했다는 점에 대해 인쇄된 문서를 토대로 주장하기 때문이다.


2. 설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자

한편, 의료기관이 특정 수술 또는 시술에 대한 동의를 구할 때 환자는 그 행위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상태를 개선할 수 있으나 위험성이 높은 행위와 간접적인 치료행위이나 환자가 여생을 누릴 수 있는 행위가 있는 경우 환자의 철학에 따라 후자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기암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타 상황에서 특정 수술이나 시술이 효과가 있을 것이 예상된다면 의사로서는 그 행위를 먼저 권유하게 되기가 쉽다. 물론 환자보다 의사가 전문가임이 분명하므로 의사의 조언을 주로 따르게 되겠으나 환자나 환자 가족이 평소 원하는 방향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자신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의료기관도 의학적으로 타당한 범위 내에서 어떠한 내용의 설명이 이루어졌고 환자가 어떤 선택을 하였는지를 상세히 기록해야 함은 당연하다. 환자가 설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를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3. 진료비가 적절한지 확인해보자

환자가 진료에 대한 비용을 수납하고 받는 영수증에는 진료의 총 비용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또는 지방자치단체)이 지급해주는 ‘공단 부담금’과 환자가 직접 납부해야 하는 ‘본인 부담금’이 나뉘어 기재되어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소위 ‘비급여’ 진료비는 각 의료기관이 자유롭게 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에 같은 비급여 치료를 받아도 어느 의료기관에 방문했는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고, 해당 비급여 진료비용이 적절한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 때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홈페이지에 각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게시하고 있어 환자는 미리 비용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진료 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면 같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급여 진료행위에 대한 확인 요청을 하여 혹시 건강보험으로 부담이 되는 진료였다면 해당 비용에 대해 환불을 받을 수도 있다.

출처: 심평원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비급여 진료비를 안내받을 수 있고, 확인도 요청할 수 있다.

4. 보험금 분쟁? 금융감독원 민원센터 이용해보자 

국민건강보험이 모든 비용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보험회사의 의료비 보험(실비보험 등)에 가입한 환자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비급여에 대해서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있는 편이지만, 의료기술의 발전하고, 진단에 대한 견해가 바뀜에 따라 보험 약관 해석상 보험금 지급 가부에 대한 분쟁도 많이 발생한다.

이 때에는 금융감독원의 금융민원서비스를 우선 이용해보면 좋다. 보험회사에 대한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분쟁의 기초가 되는 약관의 해석, 사실관계 조사 등을 통해 분쟁 해결에 도움을 준다.

출처: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 여전히 ‘보안프로그램’ 설치의 망령이 이용자를 짜증스럽게 하지만, 보험금 지급에 관해 보험사와 의견과 다를 때, 소송으로 이어지기 전, 금융민원센터에 의견을 물어보면 좋다. 보험금 지급 여부에 관한 전문적인 판단(물론 구속력은 없다)을 들을 수 있다.

보험금과 관련 환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사실에 기초하여 보험금을 청구하고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보험가입자들이 보험 지급 대상이 되는 진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허위의 자료를 제시하거나, 의료기관에 허위의 외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가끔 있다.

특히 입원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치료임에도 입원에 따른 보험금 지급 혜택을 위하여 이를 가장하는 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행동은 형사범죄에 해당함을 명심해야 한다.

보험금은 보험가입자들이 위험 발생에 대비하여 함께 모아놓은 돈이다. 거짓으로 보험금을 받는 행위는 다른 가입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며 법률은 이를 매우 엄정히 처벌하고 있다. 이것은 사보험회사의 보험상품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타인의 이름으로 진료를 받고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거나, 건강보험증을 빌려주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5. 의료과실이 의심되면? 모든 ‘진료기록’ 열람 및 복사 요청!  

진료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과실로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될 때에는 무엇보다 가장 먼저 의료기관에서 작성된 모든 진료기록의 열람 및 복사를 요청해야 한다. (광의의) 진료기록은 다음과 같다.

  1. 보통 의사의 진료기록
  2. 입원환자의 경우 간호사의 간호기록
  3. 검사를 시행했다면 검사기록과 검사 영상
  4. 수술을 받았다면 수술기록
  5. 또한 수술 및 시술에 대한 동의서도 챙겨야 한다.

의료법에 따르면 환자는 자신의 기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록을 토대로 전문가에게 의료과실 존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6. ‘중재원’을 기억하자

의료과실 여부를 정확히 알기 어렵고 의료기관과의 협의가 쉽지 않을 때에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을 이용하면 좋다. 의료분쟁의 특성상 이기고 지는 결론만 내기보다 분쟁의 발생 원인과 내용을 파악한 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의료적 지식이 없더라도 사실관계 위주로 사건을 설명하여 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면 중재원의 전문 인력이 환자의 진료기록을 분석하고 의료인, 검사, 소비자단체의 인력이 포함된 감정단에서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감정결과를 문서로 알려준다. 그리고 의료인, 법조인, 소비자단체의 인력으로 구성된 조정위원이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조정신청자는 소정의 실비를 지급하게 된다.

물론, 이 제도에도 한계는 있다. 환자에게 사망과 같은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 외에는 의료기관도 이 조정에 동의해야만 절차가 진행된다. 그러나 일단 조정절차가 개시되면 많은 환자들이 조정절차를 통해 진료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의료기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배상을 받거나 혹은 의료기관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가피한 결과가 발생했음을 이해하고 화해하기도 한다.

출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무조건 성급하게 이기거나 지는 결론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중재원’을 적극 이용해보는 게 좋다.

7. 합의서 작성은 정말 신중하게 하자 

의료기관이 의료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하더라도 합의서 작성은 신중해야 한다. 보통은 합의서에 향후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담당하고 진행했던 사건 중에도 안타까운 경우가 있었다. 의사가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눈 수술을 한 후 눈의 충혈 등 증상이 발생했던 사건에서 환자와 의사는 일단 수술비용을 돌려받는 것으로 합의를 하였다. 그러나 몇 년 후 환자에게 눈의 공막이 얇아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환자는 추가적인 손해에 대해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합의서에 향후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패소하고 말았다.

합의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소송이 가능하려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우 큰 손해가 추가로 발생해야 하는데 이 범위 판단에 대해 법원은 다소 보수적이다. 즉,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큰 손해의 존재를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

한편,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은 사고 발생 후 3년 이내에는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등을 진행한 후 대략 발생할 손해를 예상할 수 있을 때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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