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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답다는 말

조회수 2016. 10. 20. 2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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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답다는 말


학생답다는 말은 되게 답답한 표현인 것 같아요.


제일 화나는 말입니다. 어리다고 무시하고 학생이라고 억압하는 게. 


수평적인 관계에서 나오는 표현은 아닌 것 같고, 누군가를 혼낼 때 혹은 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서 칭찬할 때 쓰이는 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학생답지 못한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할 때 학생답다는 말이 튀어나오는 거거든요. 그니까 학생다운 게 뭔데요? 

무조건 교복을 입어야 되고, 무조건 공부를 해야 되고, 무조건 쌩얼! 화장품 같은 거 바르면 안 되고.


용의 복장 준수하고 교칙을 쫙 잘지키고. 


학교 학원 집 학교 학원 집 공부 열심히 하라는 뜻? 


주변에서 어른분들이 항상 그러죠. 너는 왜 화장을 하니? 너희 때는 화장 안 하는 게 제일 예쁜 거야. 안 하면 예쁘죠. 근데 하면 더 예쁘잖아요. (ㅋㅋㅋ) 무조건 염색하면 안 되고 무조건 머리 스타일에 효과를 주면 안 되고. 아니 왜?


기 말 잘들으라고. (ㅋㅋㅋ) 


뭐가 학생다운 건지 모르겠어요. 


학생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하지 못하지만 학생답지 못한 것에 대한 얘기는 이렇게나 많은. 


그걸 한 문장으로 줄이면, “내 말 잘 따라라” 


자신만의 개성이고 뭔가 자기가 꾸미고 싶어서 하는 건데. 억압한다는 거죠. 뭐 정확히 말씀해주세요. ‘학생답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요. ‘난 네가 교복을 입고 머리를 안 꾸몄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지. 


패딩 같은 걸 입었어요. “학생인데 뭐 그런 걸 입고 있냐…” ?!?!? 

이번 연도 4월 16일에 세월호 리본 나눠주기 프로젝트를 학교에서 진행했어요. 근데 그걸 학생부 쌤이 보고 저를 부른 거죠. “너 일로와!” 학생부실에 갔더니, “이건 학생이 너무 정치적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추모하는 게 정치적인가요?”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건 정치적인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밑도 끝도 없이 저를 몰아붙이시는 거예요.


고등학교 3학년이 면허증을 발급을 받고 차를 샀습니다. 학생답지 못하대요. 왜? 편하자고 산 건데! 법적으로는 아무 제한이 없는데 학생답지 않대요. 


“네가 지금 할 일은 공부인데 왜 그런 거나 하고 있느냐?” “어떤 어른이 널 꼬셔서 그런 걸 하고 있니?” 정치적인 색깔을 가졌기 때문에 학생답지 않은 짓을 한 거고, 학생부에 끌려갈만한 일이 돼버린 거예요.

우리가 생각하는 ‘학생다움’

학생이면 그 자체로 학생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걔가 뭘 하든 간에.


제 기준에서는 과하지 않고. 그냥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을 정도. 


저는 학생답다는 표현을 좀 넓혀서 쓰고 싶은데 뭔가를 배우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 


원래 있던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잖아요. 


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자기 편견을 최대한 지양하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진짜 학생다운 것 같고요.

진짜로 학생다운 건 기존에 있던 가치 규범을 회의하고 저항하고, 그러면서 자신만의 가치 규범을 새로 만들어가는

그런 게 사실 학생다운 거죠.


지금처럼 막 누구를 옥죄려고 쓰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단정하게 차려입고,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이런 거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른들 말에 저항하고 좀 싸가지 없을지라도 “그거 왜 그런데요?”하면서 회의할 수 있고. 역사상 모든 사회변혁을 주도했던 세력은 다 학생들이잖아요. 


3.1 운동 

4.19 혁명

5.18 민중항쟁


그 모든 저항정신이 저는 학생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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