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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알림이 생긴 이유? 무능한 정부, 커지는 불안

조회수 2016. 9. 23. 00: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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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대비도 각자도생? 무능한 정부, 커지는 불안

2016년 들어 한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중 44.4%가 경상도 지역에서 발생했다.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5.8로 관측 사상 최대 규모였다. 원전 12기가 밀집된 경북 지역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했다.


참고로 이 지진의 진앙으로부터 50km 떨어져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중 1호기는 규모 5.9(수직), 6.3(수평)에서 자동 정지한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원전 작동 중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과 여러 차례의 여진을 경험한 시민들은 불안함을 호소했다. 과연 한국 정부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을 잘 보호할 수 있을까? 


각종 소셜서비스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하여 정부에 대한 불신과 국민의 불안을 키운 사항들을 정리해본다.

1. 뒷북,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

지난여름,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았지만, 전기료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을 틀지 말지 고민만 하다 에어컨 리모컨을 내려놓은 시민들이 적지 않았을 거다. 반면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2주가 지나서야 긴급(?)하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번 지진 때도 긴급재난문자가 뒷북 발송되어 아무런 정보도 없이 지진의 무서움을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지 2주 후에야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국민안전처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사용량 폭주 때문에 (통신망이) 일부 다운됐다’며 앞으로는 재난문자 보내는 기준을 낮춰 전국의 국민에게 보내도록 한다고 밝혔다.

2. 긴급재난문자, 3G 이용자는 아예 못 받아

하지만 현재 긴급재난문자는 휴대폰 가입자 중 4G(LTE) 이용자와 2G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1천5백만 명가량의 3G 이용자는 뒷북 문자조차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무려 휴대폰 가입자의 25% 정도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4G 이용자라 하더라도 2013년 이전에 만들어진 휴대폰(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 역시 긴급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다. 


단, 3G 이용자나 2013년 이전에 만들어진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라 하더라도 이용자가 직접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안전디딤돌” 앱을 받으면 푸시 행태로 받아볼 수 있다.

3. 지진대비도 DIY, 각자도생의 시대

지진이 나면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다운되고 긴급재난문자는 한발 늦게 도착한다.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국들은 자막 정도만 내보낼 뿐 드라마 등 예정된 방송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시민들은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9월 12일 지진 때 카카오톡은 불통이 됐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은 멀쩡했다. 사람들은 뒤늦은 재난문자와 뉴스 속보, 접속 안 되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를 뒤로하고 소식을 나누고 정보를 나눴다. 


클리앙 이용자 ‘이프로부족’은 지진이 나면 디시인사이드 지진희갤러리에 글이 많이 올라오는 걸 착안해 1분 이내에 20개 이상의 글이 올라오면 텔레그램의 특정 채널에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텔레그램 이용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정확도를 떠나 씁쓸함이 앞서는 DIY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텔레그램 채널로 메시지를 전파하는 '지진희알림'


텔레그램에 가입한 계정은 누구나 채널(https://telegram.me/jijinhee_noti) 입장이 가능하다.

4. 국민은 일본 정부 매뉴얼, 일본 앱 서비스 쓴다

한국 국민 대부분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매뉴얼을 읽은 적이 없다.


법률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국가 위기관리지침(대통령훈령 제342호)”가 있고, 보건복지부가 적용할 “지진재난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는 정부, 관공서, 기관 담당자들을 위한 매뉴얼일뿐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서 “지진 매뉴얼”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가장 먼저 뜨는 정보는 일본 도쿄도에서 제작한 지진 매뉴얼 [도쿄방재]다.


한국 기상청이 만든 “지진정보알리미” 앱은 지진 후 1시간이 지나 알림을 보냈고, 이용자들의 악평이 줄줄이 달려있다.
피해 다 보고 이틀후에 연락올듯.. ㅠㅜ 제가 흔들린다고 알려드리고 싶네요.. 훨 빠를듯 한데 진지하게 제보를 받아서 공유해 주는 것도 기능을 추가해 주세요 (구글 플레이 이용자 평 중에서)
이번에 지진 났을 때 부산에 있었는데도 알람 없음. 이거 완전 별로임. 조심하세요. 더 나은 지진 어플 찾으시길 바랍니다. 별 하나도 안주고 싶은데 하나는 기본이네 ‘ㅡㅡ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 평 중에서)

대신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일본 기업이 만든 유레쿠루콜(Yurekuru Call. 아이폰용, 안드로이드용)을 주로 이용한다. 이 앱은 1초라도 지진 전에, 늦어도 대체로 몇 초 이내로 알림을 보내준다.

5. 지진 나도 ‘야자’는 해야지?

한국의 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지진도 막을 수 없다.


부산의 한 고등학생은 한겨레와의 메신저 인터뷰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 지진 중에도 야자를 계속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대구와 광주의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가만히 있으라”는 진행 중이다. 



(다행히 그 이후에 발생한 지진 때는 자율학습 중단, 귀가 조처 등이 이루어졌다.) 

9월 20일 새누리당 조훈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내진 설계가 적용된 학교 건물은 전체의 23.8%다. (31,797개 중 7,533개) 올해 내진 설계로 보강할 학교 건물 수는 134개이고, 이 속도로 보강작업이 이루어지면 181년이 걸린다.

6.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안 열리거나 트래픽만 빨아먹거나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9월 12일 지진 때도 불통 상태였고, 9월 19일 지진(규모 4.5) 때도 불통 상태였다. 9월 12일 홈페이지 다운 이후 처리용량을 80배 향상시켰다고 발표하자마자 다시 다운된 것이다.



그렇다면, 홈페이지가 열릴 때는 어떨까.

스마트폰으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최소 19MB 이상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많은 데이터를 다운로드할수록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속도가 느린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게 어느 정도의 수치인지 한번 살펴보자. 

다음은 첫 페이지 기준으로 내려받는 데이터의 용량이다. 

  • 한국 국민안전처: 19MB
  • 한국 기상청: 1MB
  • 일본 기상청: 185KB (0.18MB)
  • 미국 지질조사국 지진 정보: 540KB (0.53MB)
  • 구글: 370KB (0.36MB)
  • 네이버: 1.1MB
  • 다음: 650KB (0.63MB)

서버 성능과 네트워크 속도가 같다면 이론상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가 105번 열릴 때까지 한국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열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네트워크 속도가 워낙 빨라서 이런 차이는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지진처럼 많은 사람이 특정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동시다발로 접속하는 경우에는 큰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참고로 국민안전처 2016년 총지출은 3조 2,114억 원이다.

7. 지방에 지진 나도 서울 걱정이 과한 분위기

실제로 지진이 일어난 경주를 비롯해 그 인근 경상도 지역은 크고 작은 피해가 많이 발생했고 그에 따라 주민 불안이 매우 컸지만, 국민 세금을 받는 KBS마저 정규 방송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마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일 취급했다는 불만도 많다.


언론사들이 실제 피해가 일어난 지역에 대한 리포트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 ‘서울에서도 느껴질 정도의 지진’ 
  • ‘서울까지 지진이 나는 것 아닌가’
  • ‘서울에서 지진이 난다면’
  • ‘규모 6.5 지진이면 서울·수도권도 위험하다’


경주시가 9월 20일까지 집계한 자료를 보면 공식 피해규모는 58억 원가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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