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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꽁초 던진 여성 때문에 범행 저질렀다."

슬로우뉴스 작성일자2016.08.29. | 188,870  view

"담배꽁초 던진 여성 때문에 범행 저질렀다"
– 강남역 살인사건 첫 공판

이 콘텐츠는 강남역 살인사건 관련 공판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나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강남역 살인사건 공판준비기일 과 연결된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강남역 살인사건 피고인 김 모 씨(당시는 피의자 신분)가 2016년 5월 24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빗속에서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한 주점 화장실로 향하는 모습.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 모 씨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는 지난 8월 5일 김 씨에게 추가로 국선변호인을 선임했다. 하지만 추가 선임된 국선변호인은 지난 8월 19일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8월 26일 진행된 김 씨의 첫 공판에서는 이전처럼 1명의 변호인이 김 씨의 변호를 맡았다.

김 씨는 여전히 변호인에게 비협조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국선 변호인은 “김 씨가 변호인 접견을 거부해 변호인으로서의 변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6일 재판에서는 범행 즈음을 기점으로 김 씨의 정신 상태와 범행 동기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검찰은 김 씨를 기소하면서 “피해망상 등 조현병(정신분열증) 증세로 인한 심신미약”이라는 표현을 명시하며 치료감호를 함께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재범의 위험을 고려해 위치 추적 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한다”고 덧붙였다.

피고인 김 씨가 밝힌 범행 동기 

김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피해망상 등 조현병과는 무관하다. 

원래 나는 여성에 대한 적개심이 있었다.

부모님으로부터 자립하는 과정에서 여성에게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보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가 어떤 여성이 내게 담배꽁초를 던져 화가 나 조퇴를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예의 여성 혐오 정서를 내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양형에 있어 자신에게 유리한 조현병 증세 등에 대한 심리는 여전히 거부하며, 여성 혐오를 주된 동기로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씨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조현병 관련 자료 중 진료기록부에 대해서는 증거 채택을 강행했다.

형사소송법 제315조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

다음에 게기한 서류는 증거로 할 수 있다.

2. 상업장부, 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

의사의 진료기록부 등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한 자료들은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2호에 따라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로 인정돼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증거들이다.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김 씨가 증거 사용에 동의하지 않았던 조현병 관련 자료 중 일부는 위의 법률에 근거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택했다.


이어 학적부와 경찰의 사건·사고 접수현황 등도 증거로 채택됐다.

김 씨의 손에 남은 자상과 CCTV 속 김 씨의 행적들

김 씨의 범행이 워낙 확실했기 때문에 서증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26일 공판에서 공개된 증거 자료 중 주목할 만한 자료들은 아래와 같았다.

김 씨의 손을 촬영한 사진: 김 씨의 오른손에는 선명한 자상(예리한 물건에 찔린 상처)·찰과상(마찰에 의한 상처) 등이 있었다. 흉기를 다루는 데에 서툰 사람은 범행 후 상처가 남는 예가 많다.

CCTV 자료: 범행 전날·범행 전후 곳곳의 CCTV에 촬영된 김 씨의 행적이 담겨 있었다. 범행 직후의 영상에서는 김 씨가 자신의 오른손에 입은 상처를 확인하는 장면도 있었다.

강남역 11번 출구 보도블록 내 혈흔 사진: 김 씨가 범행 후 도주하면서 남긴 흔적이다.

위 증거들은 김 씨의 범행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강력한 물증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덧붙여 김 씨의 인터넷 검색 기록 중에는 ‘잭 더 리퍼(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출현한 연쇄살인범)’를 검색한 흔적 등이 있었지만, 범행과의 관련성을 연결 지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 씨의 의사와 무관하게 김 씨의 심신미약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과거 병원 치료 과정에서 “어머니와 의료진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서술도 진료기록부에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26일 최종 선정된 증인 중에는 김 씨의 정신 상태에 대한 증언을 남길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김 씨의 진료를 맡았던 의사와 현재 치료감호소에서 김 씨의 진료와 감정을 맡은 의사도 증인으로 선정됐으며, 김 씨가 근무했던 곳의 관계자들도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피해자 유족 중에는 피해자의 모친이 유족 대표로서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김 씨의 자극적 발언만 보도한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

김 씨는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재판부가 증거를 너무 많이 보여줬다. 기자들이 많이 왔는데,  내가 인기가 이렇게 많았는지 몰랐다.

김 씨의 발언에 순간 방청석에서는 탄식의 소리가 들렸다. 재판부와 검찰은 재판 진행과 무관한 김 씨의 발언을 무시했다. 재판 내내 김 씨는 이렇듯 이해가 안가는 발언과 행동을 이어간다. 문제는 공판의 핵심 쟁점에 대한 보도는 등한시하고, 오로지 김 씨의 발언만을 내세워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김 씨의 해당 발언은 재판 진행과 무관하며,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시종일관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김 씨의 진짜 의도와 재판 진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씨는 자신의 양형이 무거워지는 방향으로 재판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일 발언과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눈 여겨봐야 한다. 게다가 공판 과정에서 김 씨의 범행과 관련된 핵심 물증이 공개된 상황이기도 하다. 김 씨의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보다는 어떤 증거가 김 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보도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재판에서는 무의미한 자극적 발언 한마디보다는 물증과 증언, 그리고 각종 서류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독자에게 재판에 관한 보도를 할 때는 그 흐름을 보도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과 임무는 아닐지, 김 씨의 발언만을 내세워 보도한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는 김 씨의 그 황당한 발언만큼이나 당황스러웠다. 

다음 공판기일은 9월 9일이다. 이날은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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