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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다 나아도 또 아프다

조회수 2016. 8. 12. 16: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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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 큐레이션: 암 환자, 다 나아도 또 아프다

2016년 7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완치 이후에도 고통과 싸우는 암 생존자들

암이 ‘걸리면 죽는 병’이 되는 시절은 끝났다. 대한민국 ‘암 생존자’는 2013년 말 기준 137만 명에 달한다. 암 생존자란 암 환자와 암을 극복한 사람을 통칭해 일컫는다. 암이라는 병 자체가 나아도 그 이후에 치료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세계일보가 완치됐음에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생존자의 삶을 심층 취재했다.


암 생존자들은 많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암 생존자의 15.6%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16.7%는 현재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등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마땅히 치료받을 프로그램이 없어 생존자들은 수백만 원을 주고 요양원으로 향한다. 암 관리체계가 치료가 아닌 완치 이후까지 고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차별도 암 생존자들의 사회 복귀를 어렵게 만든다. 세계일보가 설문조사 업체 두잇서베이와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에 의뢰해 직장인 573명을 대상으로 ‘암 치료를 마치고 직장에 취업·복귀한 사람의 근로 능력’에 관해 물은 결과 10명 중 6명이 ‘일반인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막연한 편견이지만, 실제 암 병력이 알려져서 면접에 떨어지거나 비정규직 혹은 실업자를 전전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의 ‘암과의 전쟁’이 ‘치료 이후의 삶’에 확장돼야 하는 이유다.


2. 비정규직은 아파도 못 쉰다

아프면 쉬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이 본능마저 거스른다. 경향신문이 비정규직이 아픈데 참고 일하는 ‘프레젠티즘’ 빈도가 정규직보다 높다는 내용의 한 논문을 소개했다(고려대 보건과학과 역학연구팀과 이화여대·토론토대 연구진이 공동 연구).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11년 실시한 3차 근로환경조사를 기본 데이터로 활용한 조사에 따르면 하청 노동자들의 병결 빈도는 원청 무기계약(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하면 4~43%가량 낮았던 반면 파도 일하러 나온 프레젠티즘 경험은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정규직보다 20~61%가량 높았다. 아파서 쉬면 저임금이 더 떨어지는 데다 고용불안으로 병결하면 해고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언제 쉴 수 있을까.


3. 당론에선 볼 수 없는 정치인 이념지도

“당에 어울리지 않는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들에게 붙는 말이다. 중앙일보가 한국정치학회와 함께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라는 틀이 아닌 국회의원 개개인의 이념 성향을 상세 조사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종인 더민주 대표 중 누가 더 보수적일까.


흐름은 확실하게 진보로 가고 있다. 20대 의원 300명 중 217명이 응한 이번 조사 결과 정책·이념지수 평균은 3.9로, 2012년 19대 국회 출범 직후 조사한 4.6보다 낮아졌다.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혔던 유승민 의원은 4년 사이에 6.2에서 4.9로 이동했다. 새누리당의 정책이념 평균은 5.4로 18대(6.2)·19대(5.9)보다 더 진보 쪽으로 이동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8대 국회 때 19대 때 2.7에서 20대 2.4로 더 왼쪽으로 이동했다.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는 일반 국민의 이념조사도 병행해 실시했다. 개성공단과 동성애자 문제에선 국민이 의원보다 보수적이지만, 비정규직 보호, 법인세 인상 등의 이슈에서는 국민 여론이 의원보다 더 진보적이다. 


주목할 점은 의원들이 당론과 다른 입장을 생각보다 많이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55%가 당론과는 다른 법인세 인상에 찬성했다. 김종인 대표 등 더민주 의원 36명은 사드의 조건부 도입에 찬성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 3명은 “중국의 동의가 없는 한 도입하면 안 된다”는 적극적 반대 입장을 취했다. 당론과 관계없이 국회 상임위,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소신을 밝히는 모습, 20대 국회에선 볼 수 있을까.


4. 사드, 5개월 만의 무적의 무기가 되다

한미 양국이 사드(THAAD) 배치를 결정했다. 2016년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배치 가능성이 논의 된 지 5개월 만이다. 김태훈 SBS 기자가 사드가 무적의 무기가 되어 온 5개월의 과정을 정리했다.


지난 5개월간 국방부가 말하는 사드의 성능은 향상됐다. 국방부는 2월 초 홈페이지에 올린 홍보자료에서 사드는 북한의 3,000km 이하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에 대응하는 요격체계“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드 배치 확정 이후 국방부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서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급 이하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바뀌었다. 사드가 진화라도 한 걸까. 


위험은 줄었다. 육군 교범과 한국 국방부 공식자료 한 귀퉁이에 “레이더로부터 3,600m도 안심할 수 없는 곳”이라고 쓰여 있는데도 국방부는 국민에게 “100m 밖은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국내 여론을 순화하려는 정치놀음 속에서 사드는 성능은 좋은데 위험은 적은 ‘무적의 무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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