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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31년 만에 가장 큰 이익을 낸 대형마트의 비결

조회수 2020. 9. 11. 14: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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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소장의 리테일 프리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글로벌 유통공룡들

팬데믹으로 전 세계 유통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 년 전통의 유서 깊은 백화점들마저 연이어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있다. 1907년 설립돼 미국 상류층의 사랑을 받아온 고급 백화점 니먼마커스(Neiman Marcus), 1902년 창립 이래 미국 서민들의 벗이 되어 준 중저가 백화점 JC페니(JC Penney)가 지난 5월 나란히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그야말로 성역이 따로 없다. 바이러스 우려와 경제침체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온라인으로 소비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폐점 도미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만 2025년까지 약 10만 개의 매장이 폐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의 위기가 코로나로 인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월마트(Walmart), 아마존(Amazon), 그리고 타깃(Target) 등 글로벌 유통공룡들은 오히려 최대 실적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금년 상반기에 월마트는 7.2%, 아마존은 33.5%, 타깃은 18.2%나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어떻게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것일까.

글로벌 유통공룡들은 코로나로 불어 닥친 유통시장의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에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온라인몰 이용 고객의 편의성을 적극적으로 개선시켜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월마트와 타깃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해 가는, 소위 BOPIS(Buy Online Pick up In Store) 시스템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월마트는 미국 내 4,700여 매장 중 3,450곳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깃도 지난 8월 그로서리 픽업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월마트는 또한 지난 4월 온라인 주문 후 2시간 내에 배송받을 수 있는 ‘익스프레스 딜리버리’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 2천개 점에서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옴니채널 서비스를 고도화시키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직까지 통합하고 있다. 재무, 매입, 물류, 판매 조직 등을 통합해서 소비자의 다양한 옴니채널 니즈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마존도 신속 배송을 위해 쇼핑센터 내 폐점 백화점들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폐점한 시어스(Sears)나 JC페니 백화점 자리를 아마존의 즉시 배송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매장 운영 방식도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게 신속하게 바꾸고 있다. 상시 방역은 기본이다. 월마트는 소비자들의 언택트 선호 현상에 맞춰 지난 6월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아칸사주의 한 슈퍼센터 내에 기존의 레인형 결제 방식을 없애고 광장형 셀프체크아웃(SCO) 공간을 도입했다. 고객은 스스로 결제를 하거나 버튼을 눌러 기존처럼 직원 결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고객 간 이격 거리를 유지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결제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까르푸(Carrefour) 등은 코로나 시대에 늘어나는 식품 수요에 맞춰 푸드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벌크형으로 진열해 팔던 델리 상품도 감염 우려를 감안해 1회용 포장으로 전환해 팔고 있다. 미국 슈퍼마켓 퍼블릭스(Publix)는 코로나로 인한 음식 배송 수요의 증가에 맞춰 델리나 조리 상품의 즉시 배송 서비스도 도입하고 있다.

한편 월마트는 코로나 시대의 고객 니즈를 반영한 신규 멤버십 ‘월마트 플러스’도 출시 예정이다. 오는 9월 15일 오픈 예정인 이 서비스는 연회비 98달러에 무료 신속 배송을 무제한 제공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 팍팍해진 살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할인, 주유할인, 처방약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코로나 시대에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담겨질 예정이다. 월마트는 슈퍼센터 리뉴얼도 진행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만 120개 점을 리뉴얼했다. 슈퍼센터의 리뉴얼을 통해, 그로서리를 강화하고, 병원, 은행, 커뮤니티 공간 등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이 월마트 슈퍼센터에 와서 필요한 모든 일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마디로 동네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 센터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월마트를 비롯한 글로벌 유통공룡들은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변화의 잰걸음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고객의 편의를 돕고자 하는 삶의 동반자적 자세가 엿보인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하나씩 제거시켜 주는 새로운 서비스들에 고객들이 호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다운 삶이 번창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좋은 삶,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불렀다. 황량한 팬데믹 시대에도 고객들이 인간다운 삶,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로 손을 내밀 때 고객의 행복과 더불어 ‘턴어라운드(Turnaround)’가 선물처럼 찾아올 것이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소장

현재에서 미래를, 미래에서 현재를 부감하며

리테일의 변화 방향을 탐색하는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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