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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언택트 시대, 10배 늘어났다는 대형마트의 이 서비스

[박창현 담당의 리테일 테크] 기술로 다 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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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의 중심 ‘언택트 소비’

▶ 오프라인 매장 내 ‘언택트 소비’의 적용 범위와 가능성

▶ 기술 만능주의를 넘어 지속가능한 ‘언택트’가 중요


코로나19와 맞물려 확산하는 언택트(Untact) 문화. 그러나 그 이전부터 중소 요식업계와 젊은 층 사이에서 언택트 서비스는 서서히 확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 때문에, 젊은 층에 한정적이던 언택트 서비스 수요층이 갑작스레 늘었다. 이에 따라 주 고객층이 언택트 서비스에 호의적이지 않아 언택트 서비스 확대를 망설이던 업종, 특히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제 본격적으로 언택트 서비스 확대를 고민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이럴 경우 기존 고객이 언택트 서비스에 적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언택트 서비스 흐름은 추후 돌이키기 어려운 새로운 표준 ‘뉴노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기술 입장에서 본 언택트

기술 입장에서 보면, 언택트 서비스는 ‘사람’과의 접촉(Contact)을 ‘기술’로 대체한 서비스다. 그중 필자가 몸담은 대형 유통 산업의 사람(고객)과의 필수 접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상품 문의 

매장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고객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바로 상품과 관련된 문의다.

“이거 어디에 있어요?”, “이거 재고 남아 있나요?”, “뭐가 더 많이 팔려요?”, “어떤 게 더 좋아요?”, “이거 어떻게 요리해 먹는 거에요?”

이 정도는 키오스크나 AI 스피커 등을 사용해 자동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이 분야는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고, 성과도 있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는지는 잠시 후 살펴보자. 


2) 반품, 환불 등 고객 서비스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고객은 고객센터 방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친숙한 공간인데, 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방문하는 공간이다 보니 사람이 처리한다고 해도 상당한 업무 숙련도가 필요하다. 모든 업무가 대면 업무로 이루어지고, 고객 컴플레인을 잘 제어하는 것도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건 자동화하기 어렵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다.


3) 결제, 계산 서비스 

매장에 방문한 이상 마지막에 꼭 거쳐야 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가장 오래 걸리고 복잡하며, 대면이 필요한 서비스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결제/계산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가장 많은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영역이지만, 한편으론 적용이 잘 안 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시도는 가능하지만, 유지하기 힘든 분야라고나 할까.


이제 각 분야에 대해 어떤 언택트 서비스 시도가 이루어지는지 살짝 살펴보도록 하자.

상품 안내 서비스의 선두주자 격인 업태는 ‘서점’이다. 대부분의 대형 서점은 서고 사이사이에 도서 검색 기기를 두고 있다. 도서 검색 기기에 특정 도서를 검색하면 저자 및 목차, 간략한 소개, 판매 순위, 후기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다. 게다가 어디에 있고, 재고가 몇 권 남았는지까지! 왜 이런 서비스가 대형마트에는 없을까? 그래서 직접 만들어봤다. 바로 이마트 상품검색 키오스크다.


매장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상품 정보 및 행사 내용, 온라인 후기(SSG.COM 연동)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어디에서 판매하는지, 그리고 재고가 없을 경우 온라인 구매를 유도하는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실제 매장에서 일정 기간 운영해본 결과, 고객들은 구매 주기가 긴 상품들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대부분 ‘위치 정보’까지 연계해서 이용했다. 즉, 가끔 사는 상품들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고 헤매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그전에도 상품 위치를 찾아 헤매는 고객들을 위해 ‘상품 문의용 전화기’를 매장 곳곳에 배치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 이용률은 매우 저조했다. 반면 키오스크 사용률의 경우, 배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의 상품 문의용 전화 이용률의 10배 이상을 뛰어넘었다. 언택트 서비스가 대면 서비스 이용률을 뛰어넘은 성공 사례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러나 상품 상세 정보나 후기와 같은 정보성 콘텐츠에 대한 사용률은 예상외로 저조했다. 대면 서비스를 대체한다는 관점에서, 이 영역에 대한 사용률도 어느 정도 확보됐어야 한다. 하지만 단순 상품 정보나 온라인 후기를 모아서 보여주는 정도로는 굳이 키오스크를 이용할 정도의 고객 수고를 만족시키지 못했던 걸로 판단된다. 결국 정보성 서비스에서는 콘텐츠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2. “스스로 주문할 수 있게 도와 드립니다”

사실 요식업에서 셀프 주문 키오스크 도입은 언택트 문화와 결이 조금 다르다. 언택트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운영 효율화라는 사업자의 필요에서 시작했다. 물론 이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객들도 셀프 주문 키오스크 이용을 선호하는 입장이지만, 아직 노년층은 키오스크 이용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 나름 IT 人인 필자 역시 키오스크 이용이 아주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 뒤에 사람들이 줄 서 있을 경우 더더욱 그렇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이런 키오스크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해외 업체들과 비교해 아직 영세한 수준이다. 따라서 이미 성숙한 여러 모바일 서비스에 대비해 UX(User eXperience)/UI(User Interface)에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하다. 또한, 모바일 기기가 아닌 대형 터치 키오스크가 갖는 다양한 특이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언택트 문화가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이 된 지금, 다양한 고객군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UX/UI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이뤄내야 한다.

▍3. “스스로 계산할 수 있게 도와 드립니다”

요즘 대형 할인점마다 셀프 계산대 도입 바람이 거세다.


대형 마트의 셀프 계산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인 계산대에 여유가 있어도 일부러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로 서비스 이용에 대한 인식이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셀프 주문 키오스크와 마찬가지로 UX/UI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이 아직 많은 실정이다. 


또한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갖는 근본적인 의문 중 하나. “이거 좀 이상한데? 계산은 내가 하는데… 직원이 할 일을 내가 대신하는 거 아닌가?” 고객이 이런 의문을 품게 되는 것 자체가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이 크다는 증거다. 현재 고객이 느낄 만한 불편을 제로(zero)화하여 유인 계산대보다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차츰 개발되어 테스트하고 있다.

▍4. “고객님, 아예 자동으로 계산해드립니다”

아마존의 ‘Just Walk Out (JWO)’. 매장에 카메라를 포함한 센서를 설치하여 고객과 상품의 이동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일명 ‘자동 체크아웃’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고객이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을 자동으로 결제하여 별도의 계산 과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입장 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인증이 필요하지만, 계산 절차를 없애 오프라인 매장이 갖고 있던 큰 고객 불편을 제거했음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문제는 구축 및 유지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여, 매장에서 황금을 팔지 않는 이상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서비스는 가능하나, 유지가 안 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닌 콘텐츠

오프라인 유통에서의 언택트 서비스는, 어떤 형태이건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되어 있어야 한다’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검색, 상품 위치, 재고, 판매량 등 매장과 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에 대해서 말이다.

또한, 대면 서비스를 완벽히 대체하려면 고객의 상품 구매를 도와줄 정보성 콘텐츠 역시 디지털로 제공되어야 한다. 단순 상품 정보가 아닌, 홈쇼핑이나 온라인 커머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하는 수준의 콘텐츠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자도 이러한 콘텐츠를 확보하여 유지하고, 매장에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시대의 흐름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닌 지속 가능성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계산 및 결제는 누구의 일인가? 상품 계산 및 결제는 고객의 일이 아니다. 고객이 부담하는 상품 가격에는 상품 구매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줄 서지 않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욕구, 모르는 사람과 대면하고 싶지 않은 욕구, 전염병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게 만든다.

현재의 셀프 계산 기술은 이러한 고객의 욕구를 이용하는 대체 기술일 뿐, ‘궁극의 기술’은 아니다. 궁극의 기술이란 고객이 부담한 서비스 비용만큼, 불편이 전혀 없는 자동화 서비스를 말한다. 위에서 소개한 아마존의 ‘JWO’가 가장 근접한 기술이기는 하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강제하고 매장 입장을 통제한다는 측면에서 디지털 약자를 수용하기 어렵다.

또 하나. 오프라인 리테일러가 땅 파먹고 사는 게 아니라면, 아무리 고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해도 ‘지속 가능’해야 한다. 매장 하나 오픈하는 데 수십억이 들고 매장 운영에 매년 10억 가까이 필요한 기술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몇 달 안 가서 매장 문 닫을 수밖에 없을 텐데. 이 모든 측면을 고려해 봤을 때, 아직 자동 계산과 관련된 궁극의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음성인식… 수많은 기술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존재하는 일이기에 자동화가 어렵다. 특히 디지털 이해에 대한 격차가 크면 클수록, 모든 고객군을 상대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비용 효율성,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급하게 먹는 밥은 쉽게 체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기술 진보를 따라가기에 급급하기보다,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종류에 따라 제공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고, 모든 고객에게 적용 가능한 서비스 시나리오를 수립해야 한다. 모든 걸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서비스를 쪼개 사람과 기계 간 역할을 구분해서 실제 운영해보는 것이 조금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사람이 잘하는 일은 사람에게, 기계가 잘하는 일은 기계에 맡기는 것이다.

박창현 이마트 S-LAB 담당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는 그 날을 기다리며,

May the For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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