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제작하고 싶다" 중동 IT 회사 대표가 첫 눈에 반한 K-리테일 테크

조회수 2020. 5. 22. 11: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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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유통업계도 놀랐다, 신세계아이앤씨가 선보인 리테일 테크

단순히 매대에 진열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을 유통이라 정의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현대의 유통은 보다 다층적 구조를 가진다. 2020년 현재 유통 시장 변화의 주역은 단연 리테일 테크(Retail-Tech)다. 소매업을 뜻하는 리테일(Retail)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편의점이나 마트 등 소매점에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것을 말한다.


리테일 테크가 생소할 수는 있어도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미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쓱페이,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를 비롯해 대형마트의 셀프계산대,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매장을 나설 때 자동 결제되는 미래형 편의점 등이 대표적인 리테일 테크 사례이다.


우리는 이제 수많은 유통 포맷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무엇보다 짧은 과정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자 한다. 유통업이 당면한 과제는 바로 이것이다.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팔 것인가 보다 어떻게 팔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EuroShop
2020

리테일 테크는 유통 포맷에 관계 없이 많은 유통업체가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업들이 도입할 유망 기술들을 선보이는 자리가 바로 독일 뒤셀도르프(Dusseldorf)에서 열리는 유로샵이다. 유로샵은 1966년부터 현재까지 3년 주기로 이어지고 있는 세계 최대 유통산업 전시회다. 즉, 유로샵의 발자취와 출품작들을 살펴보는 것은 유통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읽을 수 있는 주요한 지표이다.


유로샵은 1966년 첫 개최 이후, 규모와 숫자 면에서 끊임없는 확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역시 57개국, 2,350개의 업체가 참가하였고 11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였다.


유로샵 2020의 주요 출품 카테고리는 총 9가지로 이뤄져 있다. 1) 샵 피팅 & 스토어 디자인 2) 비주얼 머천다이징 3) 조명 4) 음식 서비스 장비 5) 냉동 시스템 6) 리테일 마케팅 7) 리테일 테크 8) 전시 & 이벤트 마케팅 9) 일반 서비스이다.


리테일 테크가 최근 들어 핵심 테마로 떠오르면서, 리테일 테크 카테고리는 올해 가장 많은 652개의 기업이 참여했고 신세계아이앤씨 역시 리테일 테크 분야에 출품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국내 유통기업 최초로 유로샵에 참가해 5일간 전시를 열고 500여 팀의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한편, 신세계아이앤씨 김장욱 대표는 이와 관련해 “유로샵은 세계 최대 리테일 전시회라 글로벌 사업의 시동을 거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기회이다. 효과적인 부스 구성과 운영 인력의 열정으로 4개의 출품작들을 유로샵에서 선보였다”라고 밝혔다.

# 신세계아이앤씨, 글로벌 사업에 시동을 걸다

신세계아이앤씨는 2020년을 해외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고, 올해 1월 뉴욕에서 열린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참가한데 이어 지난 2월 세계 최대 리테일 전시회인 유로샵까지 참가하였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처음으로 참가한 해외 전시회인 NRF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시와 비즈니스 상담만 진행하였다. 장비 없이 카달로그와 구두 설명으로만 진행했으나, NRF 당시 부스를 방문한 고객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NRF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로샵에서는 클라우드POS, 매대 스캔 로봇 등 아이앤씨가 개발한 장비를 모두 준비해 부스를 구성했다. 그리고 전시 5일 동안 신세계아이앤씨의 역량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현장을 찾은 방문자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 전시를 넘어 경험을 제공하다

NRF와 눈에 띄는 차이는 부스 구성의 차이다. NRF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여 유로샵에서는 4개의 출품작을 하나의 스토리로 경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구성했다. NRF 대비 5배 크기의 부스를 선보였고, 부스 인테리어도 이마트 브랜드전략 담당과 협업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한 디자인으로 고객들을 맞이했다.


클라우드POS를 예로 들면, NRF에서 동영상을 통해 개념적으로 전달했던 것을 유로샵에서는 해당 기술이 직접 적용된 하드웨어 장비를 현장에 전시하고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불어, 부스를 방문한 고객 동선을 클라우드POS , 셀프계산대, 스마트벤딩머신, 매대 스캔 로봇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방문객에게 하나의 스토리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1. 클라우드POS: 유통업태 별 매출, 행사, 결제, 모바일, 스마트 솔루션 등 다양한 비즈니스 로직을 클라우드 서버에 구성하여 고객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골라 가맹점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신개념 솔루션


2. 셀프계산대: 고객 스스로 제품을 스캔하고 결제까지 진행하여 셀프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체크아웃 기기. 신용카드는 물론 간편결제, 현금, 지류상품권까지 사용 가능한 진화형 모델


3. 스마트벤딩머신: 기존의 음료 자판기를 넘어 신선식품, 코스메틱, 가전, 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기기 중앙에 위치한 제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품 및 행사정보,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까지 가능한 벤딩머신


4. 매대 스캔 로봇: 컴퓨터 비전 기술과 데이터 분석,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매대에 진열된 상품의 현재 재고와 결품 현황을 파악하는 로봇


EuroShop
Interview

전략IT사업팀 이근우 팀장

Q. 유로샵 2020의 신세계아이앤씨 부스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무엇인가.

A. 셀프계산대가 큰 관심을 받았다. 전 세계 대부분 셀프 계산대는 지폐를 낱장으로 넣는다.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셀프계산대는 ATM처럼 한 번에 지폐를 넣고 인식할 수 있다. 특히 외국에서는 아직 현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해당 기능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셀프계산대의 디자인과 UX/UI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일반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고 모바일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해 세로형의 디스플레이를 선택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매대 구성이 예쁘다고 사진을 찍어가는 방문자들도 많았다.


Q. 가장 기억나는 클라이언트의 상담은 무엇인가. 

A. 현지 반응은 예상을 넘어 폭발적이었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유럽 각국은 물론이고, 중동, 아시아, 미국, 호주 등 정말 많은 국가에서 우리 기술에 감탄을 표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동의 한 IT 회사 대표는 셀프계산대 디자인을 칭찬하며, 지금 바로 제작을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향후 계획을 묻고 추후에 한국에서 미팅을 진행할 수 있냐고 두 번이나 부스를 찾았던 것이 기억난다.

Q. 매대 스캔 로봇은 기존의 매대 스캔 로봇들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가.

A. 우리가 개발한 매대 스캔 로봇은 업계 대표적인 사례인 월마트 보사노바처럼 스캔, 결품, 재고보충 등의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매대 스캔 로봇의 핵심은 자율 주행이라고 본다. 매장에 재고를 보충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의 책, 제약회사의 약품관리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현재는 이런 범용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Q. 아쉬웠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느꼈는가. 

A. 무엇보다 글로벌 사업 역량의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NRF에서는 고객들이 신세계아이앤씨가 준비한 제품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로 체험을 제공하지 못해 아쉬웠다. 유로샵에서는 체험을 제공할 기술력은 충분했지만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의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의 능력을 확인하고 다음 단계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터득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전시에 참가한다면 해외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POS TF 박성배 담당

Q. 클라우드POS에 대한 개념이 어렵다. 쉬운 설명을 부탁드린다.

A. 예를 들면, 예전에는 휴대폰에서 음악이나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해 실행했다. 하지만 요즘엔 누구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 POS도 마찬가지다. 기능과 데이터를 서버로부터 받아 사용하던 과거와 달리, 클라우드POS에서는 해당 기능들을 스트리밍으로 사용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신세계그룹 내에도 다양한 기업과 업태가 있는데, 이 개별 기업들이 각자 POS 시스템을 개발할 경우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각 사에서 공통으로 쓰는 POS 기능을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놓고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클라우드POS의 개념이다.

또한, 새로운 POS 기능을 개발해서 그룹사 및 고객사에 공통으로 적용할 경우, 클라우드POS를 업그레이드하면 모두 적용 받을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신세계그룹 내에서도 현재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Q. 개발부터 참여한 입장에서 진행상의 어려움이나 발전 계획 같은 것이 있는가. 

A. 유로샵 같은 해외 전시를 참관하면 생각지 못한 놀라운 POS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보인다. 더불어 변화가 빠른 유통산업의 특성상 전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서비스 유형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클라우드POS가 가진 장점에 이런 거래 및 서비스 유형 등을 지속적으로 솔루션화해 완벽히 발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더불어, 실제 고객사에 무형의 클라우드POS의 개념과 서비스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Q.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는가.

A. 첫 유로샵 출품이고, 준비 기간이 짧아 정신이 없었다.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항공/해운 물류가 넘쳐나다 보니 전시품이 유로샵이 열리는 뒤셀도르프까지 못 가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 중 스마트벤딩머신에 들어갈 ESL(전자가격 표시기)도 있었기 때문에 급하게 독일 현장에서 다른 장비를 수급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밖에 에피소드들도 정말 많다. 현지에서 입을 유니폼은 동대문 시장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맞췄고, 방문자들에게 나눠줄 카탈로그도 현지에 제때 도착하지 못해 개인 캐리어에 나눠 들고 갔다. 그래서 정작 개인 짐은 들고 가지 못해 외출할 때 매번 같은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현장 유니폼을 입고 나간 적도 있다. (웃음)

또, 이근우 팀장의 아이디어로 토끼 귀 모자를 상품으로 들고 갔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 시코르 핸드크림도 상품으로 제공했는데, K-뷰티의 유명세 때문인지 한국 화장품을 주는 곳으로 유명해져 많은 분들이 몰리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타지에서 함께 생활해서 그런지 다들 돈독한 사이가 됐다.

백화점1팀 차승욱 담당

Q. 스마트벤딩머신을 주로 상담하였다. 주로 받게 된 질문은 무엇이었나.

A. “이런 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어요?”가 가장 많았다. 실제 스마트벤딩머신 안에 소형 가전제품,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진열해두었는데, 이런 것들을 보고 많은 방문객들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Q.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유로샵 지원을 가게 되었다. 원래 업무와 지원 이유에 대해 알려달라. 

A. 현재 그룹사인 신세계백화점의 모바일 오피스, 페이퍼 리스, 카미치에 세 개의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유로샵에서 부스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테크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외국어 능력이 필요해서 뽑힌 것 같다. 학창 시절을 해외에서 보내 영어, 불어에 능통하고 독일어와 스페인어도 어느 정도 소화 가능하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취미와 자기계발의 목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Q. 기억나는 비즈니스 상담이 있었나.

A. 고가의 음식을 판매 계획 중이던 벨기에 클라이언트가 기억난다. 스마트벤딩머신을 보고 냉장고처럼 열고 닫으면서 음식을 꺼내고 결제할 수 없냐고 문의해, 이마트 24의 셀프매장 시스템을 소개했다. 상담 후 이마트24 셀프매장에서 실제 사용 중인 IT솔루션에 대한 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신세계아이앤씨가 그동안 축적한 기술적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사업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고,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 모두 미래의 목표를 위해 준비한다. 그렇지만,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나의 역량이 어디까지이고 한계는 무엇인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깨닫기 어렵다.


글로벌 IT기업들의 향연인 유로샵에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신세계그룹이 과감한 도전장을 낸 것도 같은 이유이다.


올해 신세계아이앤씨는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사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20년 유로샵은 이제 막 시동을 건 신세계아이앤씨의 글로벌 사업에 큰 이정표로 자리잡을 것이다. 향후 신세계아이앤씨 리테일 테크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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