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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1,000만 시대. 대한민국의 댕댕이들은 어떤 이름을 갖고 있을까? 누렁이, 개똥이의 시대는 갔지만 여전히 한 동네에 동명이견, 동명삼견은 흔한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원에서 우리집 댕댕이를 불렀는데 다른 집 댕댕이도 나를 쳐다보는 것이다. 문득 쓸데없이 궁금해졌다. 남의 집 강아지들은 어떻게 이름을 지었을까? 아무 이유 없이 반도의 흔한 댕댕이 이름의 유형을 알아보도록 하자.

1. 음식형

‘남아선호사상’이 성행하던 시절. 아들에 목숨 걸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자식 이름에 그들의 바람을 투영했다. 그 결과 끝순, 말자 같이 더 이상 딸이 그만 태어나라는 의미를 가진 안타까운 이름들이 탄생했고 40년 뒤 그들은 부모님 멱살 대신 개명신청서를 틀어쥐고 동사무소를 찾아야 했다.

이렇듯 자식의 이름에는 부모의 간절한 바람이 담기기도 한다. 댕댕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다를까. 어떤 견주들은 자신의 강아지에게 간절함을 담아 음식 이름을 붙이곤 한다. (응?) 그건 아마도… 그 음식을 너무나도 좋아해서가 아일까…?라고 뇌피셜을 돌려 보지만, 한 댕댕이를 키우는 지인은 그냥 “그렇게 생겨서”라는 짧은 대답을 내놓았다. 아.

Ex) 초코, 인절미, 모카, 보리, 호두, 감자

2. 사람 이름형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문이 닫히려는 찰나 또 다른 여성이 헐레벌떡 뛰어와 닫히는 문 사이로 몸을 구겨 넣었다. 동시에 그는 일행이 있는지 애타게 “김현식! 김현식! 엘리베이터 왔어! 빨리 와!”라고 소리치는 게 아니겠는가. 어떤 현식이 ㅅ..(오타)가 이렇게 늦게 오나 속으로 욕을 박으려던 타이밍에 무언가 엘리베이터 속으로 쏙 들어왔는데, 자세히 보니 댕댕이였다. 응, 현식이 어서 오고.

이렇게 댕댕이한테 사람 이름을 붙인 경우다. 많은 견주들이 자신의 애완견에게 친구나 연예인, 혹은 직장상사(??)의 이름을 붙인다.

EX) 김현식, 안철수, 김태희, 원빈, 호날두, 푸틴 등

3. ‘XX이’ 형

반도의 흔한 댕댕이 이름 유형이다. 무엇이든 갖다 붙이면 이름이 되는, 간편하면서도 어찌 보면 참 성의 없는 작명법이기도 하다. 특히 이런 이름의 개들은 시골에서 쉽게 발견된다. 대체로 털이 누러면 누렁이, 하야면 흰둥이가 되고, 지가 싼 똥을 먹으면 개똥이가 된다. 시골 개라고 해서 청국장마냥 구수한 이름만 있는 건 아니다. 사랑이, 가을이, 구름이 등 로멘틱하고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진 댕댕이들도 있다.

근데 이걸 사람 이름에 대입해 보면 조금 우습다. ‘오태식’이라는 이름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태식이, 태식이’라 부르다가 ‘오태식이’가 된 경우다.

Ex) 누렁이, 개똥이, 흰둥이, 별이, 사랑이, 똘이 등 

4. 브랜드형

사람 팔짜가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일부 견주는 자신의 댕댕이에 명품 브랜드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에르메스, 구찌, 샤넬… 명품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명품 견생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이키, 스타벅스 등 자신이 애용하는 브랜드를 이름으로 붙인 경우도 있다. (거짓말 아님. 실제로 있음.)

이건 그나마 다행이다. 한날은 거리에서 어떤 아저씨가 큰 소리로 술을 찾는 거다. 아저씨가 ‘참이슬’하고 외치니 댕댕이 한마리가 쫄래쫄래 따라왔다. ‘보람상조’ 같은 이름이 아니라 개다행..

Ex) 에르메스, 구찌, 샤넬, 스타벅스, 참이슬 등

5. 부모님 결정형

우리나라 국민 다수의 이름이 할아버지의 손에 지어졌다. 이러한 풍습에 따라(?) 우리나라의 많은 댕댕이 이름이 견주의 부모님 뜻에 따라 지어진다.

<반려동물 언론 ‘올치올치’가 조사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댕댕이 이름> (2018)

10. 뭉치 (1405 마리)

9. 까미 (1948 마리)

8. 해피 (2085 마리)

7. 똘이 (2272 마리)

6. 보리 (2332 마리)

5. 콩이 (2832 마리)

4. 사랑이 (3006 마리)

3. 별이 (3069 마리)

2. 초코 (3309 마리)

1. 코코 (3675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