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하면 몸은 어떻게 감지할까

조회수 2019. 6. 11. 15: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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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Fotolia
지진은 위험한 자연재해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는데요.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4월 19일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는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출처: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의 Q라이드를 체험하는 사람들.

지진이 발생하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진동을 느낍니다. 그러한 즉각적인 느낌을 서울시립과학관 같은 곳에 가면 '지진을 체험하다! - Q라이드'라는 시스템 등을 통해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지진과 같은 흔들림, 이석기관이 감지한다
출처: Fotolia
내이의 구조.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 사람의 신체는 어떤 경로를 거쳐 지진을 인지할까요. 일차적으로 지진은 사람의 전정기관과 세반고리관에 영향을 줍니다. 그 중에서 전정기관은 평형감각, 눈과 자세 움직임, 그리고 머리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기관입니다. 귀 부위 중 하나인 내이에 위치합니다. 지진과 같이 심한 진동을 일으키는 움직임이 생기면 전정기관이 이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이죠.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전정기관을 포함한 모든 내이 감각은 20~50개의 부동섬모와 하나의 운동섬모를 갖는 모세포에서 시작됩니다. 모세포는 통상 쉬고있을 때도 섬모가 꺾이지 않도록 신경 맥박들을 지속적으로 발화합니다. 어떤 힘에 의해 섬모가 눕히면 뇌로 가는 신호가 달라집니다. 반응의 실제 크기는 섬모의 눕히는 정도에 달려있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전정기관 속의 이석기관.

전정기관은 반규관과 이석기관이라는 두 가지 구조물로 구성되는데요. 이석기관(Otholih organ)은 뇌가 중력에 대해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를 검출하고 또한 직선 운동의 가감속 변화를 알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감각기관에 있는 수용기 모세포의 털은 덮여있는 젤라틴 층으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이 층이 움직이면 털들이 움직여서 모세포 전위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젤라틴 층 위에는 이석(Otolith)이라는 탄산칼슘 덩어리들이 있습니다. 이석은 젤라틴 층 내에 있어 층막을 무겁게 만들고 주변 액체보다 더 큰 관성을 갖게 합니다. 몸이 움직이면 이석이 따라 움직이며 섬모를 자극하게 되는데요. 이 자극에 의한 감각세포의 흥분이 신경을 통해 중추신경에 도달하여 위치감각을 일으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몸을 움직일 시 이석기관의 변화.

이석기관은 구형낭과 난형낭이 있습니다. 동물이 직립 자세로 서있으면 난형낭 속의 섬모들은 수직으로 서고 구형낭 섬모들은 수평으로 배열됩니다. 몸이 움직이면 난형낭과 구형낭의 섬모가 움직이게 되죠. 이석기관의 부위 중 하나인 난형낭을 예로 들어 볼까요? 이석들이 들어있는 젤라틴 덩어리는 다음의 두 가지 방법으로 섬모들의 위치를 바꾸거나 꺾습니다.

머리가 수직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을 때 즉, 곧바로 서 있을 때가 아닌 경우 무거운 젤라틴 층에 의해 중력의 힘을 받아 모세포는 기울어진 방향으로 굽힙니다. 머리 양쪽에 있는 난형낭 속에서 머리가 수직으로 위치하지 않을 때 모세포 다발의 일부는 탈분극하고 나머지는 과분극합니다. 따라서 중추신경들은 머리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여러 가지 신경활동의 유형들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한 몸이 앞으로 전진하거나 뒤로 후진하거나 아니면 옆으로 움직이면 난형낭 모세포가 꺾입니다. 몸이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면서 모세포 위의 무거운 이석막은 모세포보다 더 큰 관성 때문에 나중이 움직이게 되는데요. 그래서 모세포는 전진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즉 뒤로 눕혀집니다.

난형낭의 모세포는 수평적으로 이동하는 가속과 감속을 인지하지만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정보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걷지 않고 서 있거나 걷는 속도가 일정하면 모세포는 더 이상 굽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물이 걸음을 멈추면 이석막은 머리가 느려지면서 멈추는 순간 잠시나마 앞으로 계속 움직이므로 모세포를 앞쪽으로 꺾이게 합니다.

구형낭은 난형낭과 비슷하게 기능합니다. 구형낭은 머리가 다이빙과 같이 수평 위치에서 벗어나거나 위아래를 뛸 때 선택적으로 반응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땅이 흔들리고 몸이 흔들리면서 이석기관의 난형낭과 구형낭이 신호를 받게 됩니다. 이 신호들은 전정와우신경을 타고 소뇌와 뇌간에서 신경세포체들이 모여있는 전정핵에 전달이 되는데요. 여기서 전정 정보는 피부 표면, 눈, 관절, 근육 등에서 온 정보와 통합되어 균형과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과 방향을 지각하게 됩니다.

서울시립과학관의 '배 멀미 체험 공간'

지진과 같은 심한 진동은 전정기관과 세반고리관에 큰 자극을 줍니다. 그 결과 세반고리관의 림프액을 유동시키고 이것이 내장기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을 흥분시킵니다. 이 때문에 '멀미'라는 속이 메스꺼운 현상이 벌어지게 됩니다. 또한 지진과 멀미 정신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멀미가 잘 일어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규모 1의 지진을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립과학관 전경

##참고 자료##

  • Sherwood <동물생리학>
  • 신광복 <밤에 먹으면 살 찌는 이유>
  • 강신성 <생물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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