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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아폴로 11호 구한 '워킹맘'

By 이웃집과학자 X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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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출처Wikimedia Commons

1957년 소련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를 우주로 쏘아올렸습니다. 1959년에는 인공위성 '루나 3호'로 인류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달의 뒷면을 촬영해냅니다. 더 나아가 1960년에는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하는데요. 소련의 연이은 성공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구도를 형성했던 미국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을 이길 수 있는 우주 프로그램을 구상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는 "10년 이내에 인간을 안전하게 달로 보내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이를 계기로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폴로 계획(Apollo Project)'를 추진합니다.

아폴로, 미국의 웅비

아폴로 계획, 그 뒤에는 40만 명의 영웅들이 있었다.

출처NASA

인류의 달 착륙을 위한 아폴로 계획은 40만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거대한 프로젝트였습니다. 폰 브라운을 포함한 기술자와 과학자 뿐만 아니라 사무원, 건설 노동자, 운전기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곳곳에서 활약했습니다. 인류를 달에 직접 보낸다는 자부심을 갖고 아폴로 계획에 참여했죠.

미국은 아폴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240억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4억5,000달러 수준이었던 소련의 우주 개발 사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액수였습니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항공자문위원회(NACA)를 오늘날의 NASA로 확대 개편합니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달에 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로켓 엔진이 필요했습니다. 아폴로 발사 로켓으로 '새턴 5호' 로켓이 사용됐는데요. 당시의 새턴 5호는 로켓의 높이가 111m나 나갔습니다. 무게는 3천t에 가까웠습니다. NASA에서는 새턴 5호 로켓과 아폴로 우주선을 무려 20세트나 준비해야 했습니다.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 로켓 발사.

출처NASA

오랜 기간의 준비와 노력 끝에 1969년 7월 16일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폴로 11호가 발사됩니다. 아폴로 11호는 TV 생중계로 발사를 지켜보고 있던 세계인의 기대를 떠안고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아폴로 11호가 약 64km 상공에 이르자 새턴 5호 로켓 1단 부분이 분리됐습니다. 지구 궤도에 이르렀을 때는 2단 부분이 떨어져나갔죠. 새턴 로켓과 분리된 사령선은 닐 암스트롱을 포함한 3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착륙선을 부착한 채 달을 향해 3일 동안 날아갔습니다.

1969년 7월20일 12시18분 달 착륙선이 사령선과 분리됩니다. 15시06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을 태운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 하강 엔진이 착륙을 위해 감속하기 시작했습니다. 달 착륙선 창문에서는 푸르고 아름다운 지구가 보였습니다. 달 착륙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그 때 "1202 오류"

꿈만 같던 달 착륙이 눈 앞에 보이는 순간,

출처NASA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삑, 삑, 삑, 삑……

우주인의 헬멧 속에서 날카로운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에는 'PROG'라고 적힌 경고등이 노란 빛으로 깜박였습니다. 달 표면에 착륙하기 직전에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한 겁니다. 오류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대로 달 착륙은 중지되고 해당 아폴로 계획은 실패로 끝났을 겁니다.

올드린은 초조하게 컴퓨터를 조작하며 오류 원인을 확인했습니다. 그러자 컴퓨터에 기계적인 네 자리 숫자가 나타났습니다.

1202

올드린은 휴스턴에 이 숫자를 보고했습니다. 암스트롱도 올드린도 훈련에서는 경험한 적이 없는 경고였죠. TV를 통해 지켜보던 사람들도 프로그램 경고 1202의 의미를 알지 못해 긴장을 늦추지 못했습니다. '1202'의 뜻은 전 세계에서 소수의 인물만이 알고 있었는데요.

그 중 한 명이 바로 아폴로 계획에 참여한 프로그래머 '마거릿 해밀턴(Margaret Heafield Hamilton)'이었습니다.

마거릿 해밀턴, 그녀의 활약은?

소프트웨어 코드 옆에 서있는 마거릿 해밀턴.

출처NASA

마거릿 해밀턴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웠습니다. 해밀턴은 24살의 나이에 NASA에 들어갔습니다. 해밀턴은 자동 조종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해밀턴과 동료들은 밤을 새워 가며 자동 조종 프로그램을 개발했죠.

해밀턴은 금방 두각을 드러내며 수년 후 아폴로의 비행 소프트웨어 전체를 총괄하게 됩니다. 해밀턴은 일이 바쁜 탓에 딸 로렌의 육아를 실험실에서 해결해야 했는데요. 해밀턴은 일을 하는 도중 딸 로렌이 아폴로의 시뮬레이터를 만지며 놀다가 'PO1'이라는 발사 준비 프로그램을 작동시킨 탓에 시뮬레이터가 꺼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만약 비행 중에 우주비행사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면 어떻게 될까?
우주비행사도 사람이며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하니까.

그녀가 없었다면?

출처NASA

해밀턴은 이 생각을 바탕으로 오류 회피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당시의 프로그램은 키보드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천공 카드로 입력해야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수천 또는 수만 장의 천공카드와 오랜 개발기간이 필요했는데요. 해밀턴의 팀은 고생 끝에 오류 회피 소프트웨어를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해밀턴의 소프트웨어는 거절당했습니다. '우주 비행사는 완벽하게 훈련받았으므로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는 우주 비행사의 자존심 때문이었죠. 후에 아폴로 14호의 선장이 된 우주 비행사 앨런 셰퍼드는 이런 말까지 했다는군요.

이 안전용 소프트웨어를 전부 다 지워. 만약 우리가 자살하고 싶다면 그냥 자살하게 내버려 둬.

이런 냉대에도 해밀턴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해밀턴은 우주 비행사도 프로그래머도 인간으로서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실수를 컴퓨터로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밀턴 일행은 아폴로 11호의 명령 모듈 컴퓨터에 추가 기능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컴퓨터가 멈출 것 같은 상황이 오면 컴퓨터가 다른 것들은 모두 무시하고 주요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능이었죠. 그리고 이를 알리기 위한 경고 번호가 바로 '1202'였습니다.

위기를 넘기다

달 착륙 직전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해 우주선의 모든 컴퓨터가 작동을 멈출 뻔한 바로 그 순간. 해밀턴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는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어 달 착륙에 필요한 자동 조종 기능을 실행하고 있었죠. 이후에도 몇 번 같은 경고가 표시됐지만 자동 조종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덕분에 착륙선은 임무를 중단하지 않고 무사히 달에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착륙선이 달 표면에 착지한 후 암스트롱은 '엔진 정지' 버튼을 눌렀습니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진동이 멈춘 선실에서 아무 말 없이 눈을 마주쳤습니다. 암스트롱은 기쁨을 애써 억누르며 휴스턴에 보고했습니다.

아폴로 11호는 위기를 넘기고 달 표면에 착륙했다.

출처NASA
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바다 기지다. 이글은 착륙했다.

전 세계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드디어 인류가 역사상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겁니다.

아폴로 11호 계획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한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또는 '버즈 올드린'을 떠올립니다. 마거릿 해밀턴의 뛰어난 프로그래밍 기술과 아이디어가 아니었다면 인류는 달에 가지 못했거나 조금 더 늦게 도착했을 수 있습니다.

마거릿 해밀턴은 아폴로 11호 계획에 이바지한 공으로 2016년 11월 2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습니다.

책 <호모 아스트로룸>은 마거릿 해밀턴의 노력과 활약을 하나의 이야기로 보여주는데요. 마거릿 해밀턴을 비롯한 수많은 무명 기술자, 과학자, 노동자들의 활약도 아폴로 계획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뿐만 아니라 화성, 목성, 외계 문명 등 우주에 존재하는 요소들을 저자의 상상력을 담아 재미있게 풀어준다는 점에서 <이웃집과학자>도 여겨본 자료가 됐습니다.

##참고자료##

  • 김재홍 <역사의 터닝포인트 3권 - 아폴로 11호와 달 착륙>
  •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
  • 엘레나 파빌리 <굿 나이트 스토리즈 포레벨 걸스>
  • 코리 알트호프 <비전공자가 궁금해하는 프로그래머 첫걸음>
  • 오노 마사히로 <호모 아스트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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