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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정치 권력 핵심은 '암컷'

조회수 2019. 5. 11. 17: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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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fotolia
인간 이외의 동물 세계에서도 정치가 나타납니다.

인간이 아니면서 정치 활동을 하는 대표적인 동물이 바로 침팬지입니다. 동물학자들은 네덜란드 아넴 동물원에 있는 침팬지 무리를 관찰했습니다. 침팬지들이 어떻게 우두머리를 정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동물학자들이 보기에 우두머리가 될 가능성이 큰 수컷침팬지는 세 마리가 있었습니다. 동물학자들은 세 마리 중에서도 가장 힘 센 침팬지A가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요. 하지만 관찰 결과는 달랐습니다. 가장 힘 센 침팬지A가 권좌를 다른 수컷 침팬지B에게 내준 것이죠.

가장 힘 센 침팬지A 밑의 두 마리 침팬지들이 서로 힘을 합쳐 A를 몰아낸 것인데요. 힘이 약한 침팬지B와 침팬지C가 동맹을 맺은 것이죠. 하지만 곧 침팬지A가 침팬지B와 C가 잠시 떨어진 틈을 타 권좌를 회복합니다. 그 뒤로 침팬지A는 침팬지C와 관계를 이어나가며 권좌를 유지했죠. 동물 삼국지라 불릴 만한 정치력인데요.

암컷이 레알 실세
출처: fotolia
침팬지의 권좌 쟁탈전은 삼국지를 방불케 합니다.

하지만 동물학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정작 침팬지 사회를 유지하는 권력은 우두머리 권좌에 앉아 있는 수컷 침팬지가 아니었습니다. 우두머리들은 나이가 들고 쇠약해지면 곧바로 젊은 침팬지에게 권좌를 뺏기기 일쑤였습니다.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침팬지 사회의 숨은 진짜 권력자는 암컷 침팬지들이었습니다. 이들 암컷 침팬지들은 권좌에 앉은 수컷 침팬지가 바뀔 때마다 관계를 유지하며 권력을 누리고 침팬지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또 다음 권좌에 어떤 수컷 침팬지가 앉게 될지는 은연중에 암시하고 점지하기도 했죠. 또 암컷 침팬지들은 우두머리가 되는 수많은 수컷 침팬지들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결국 침팬지 사회를 길게 놓고 보면 가장 나이 많은 암컷 침팬지가 권력의 장막 뒤에 숨어 침팬지 사회를 조종한다고 하는데요.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인간초기 사회와 유사한 형태라고 합니다. 

출처: fotolia
침팬지와 수렵채집사회의 인간은 여성의 지혜가 레알 권력입니다.

지금도 오지에서 수렵과 채집생활로 삶을 이어가는 부족들의 경우 족장들은 남성이지만 수컷 침팬지와 마찬가지로 젊은이의 도전이나 다른 부족과의 전쟁 등으로 권좌를 오래 유지하지 못합니다. 

결국 가장 오래 살아남아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이는 여성인 할머니인데요. 그래서 많은 부족들의 남성 족장들은 족장이 되면 자기네 부족의 가장 나이 많은 여성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최재천,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파주:궁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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