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처럼 공부만 하면 '근시 심해져'

조회수 2019. 2. 26. 11:01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By 이웃집과학자

광학적으로 보면 근시는 분명한 '질병'입니다. 근시는 초점거리가 망막에 못 미쳐 생기는 병적인 상태인데요. 근시가 심해지면 백내장과 녹내장, 망막박리 등 안과질환이 유발될 수 있고, 정도가 심해지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근시가 어쩌면 높은 교육열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출처: pixabay
근시의 비율은 세대가 지날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염병처럼 퍼지는 근시라는 '질병', 그동안의 학설은 모두 틀려

지난 2015년 학술지 <네이처>에는 젊은 세대에 전염병처럼 퍼지는 근시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Elie Dolgin은 기사를 통해 근시의 원인에 대한 그동안의 편견이 새로운 과학적 발견으로 모두 뒤집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유전학적으로 눈이 좋은 이누이트 사람들도, 그들의 자녀세대는 절반 이상이 근시였습니다.

그는 우선 근시가 유전으로 결정된다는 학설이 옳지 않다고 꼬집습니다. 알래스카의 북쪽 끝에 사는 이누이트 사람들의 경우 지난 1969년에는 131명 가운데 2명 만이 근시였지만, 이누이트의 젊은 세대들은 절반 이상이 근시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죠.


근시의 원인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인 컴퓨터와 텔레비전,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 때문이라는 주장 또한, 과장된 원인으로 밝혀졌는데요. 지난 2000년 과학자들이 평소 컴퓨터로 글을 읽는 학생들과 책으로 글을 읽는 학생들을 비교해 본 결과, 두 그룹 사이의 근시 비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근시의 원인은 지나친 '실내활동'

최근 과학자들은 근시의 원인을 지나친 실내 활동에서 찾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청소년들의 야외 활동을 늘린 결과 17세 청소년들의 근시비율이 30%가 줄었다고 합니다. 또 중국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요. 2009~2012년에 걸쳐 6~7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습니다.


중국의 과학자들은 아동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하루에 40분씩 의무적으로 야외 활동을 시켰습니다. 나머지 그룹에 속한 아이들은 평소하던 것처럼 생활을 했죠. 그렇게 3년 동안 실험이 진행됐는데요. 

출처: pixabay
하루 40분씩 야외활동을 한 아이들의 근시비율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낮았습니다.

그 결과 40분씩 야외 활동은 한 그룹은 근시의 비율이 30%였던 반면, 의무적인 야외 활동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40%에 달하는 근시 비율을 보였습니다. 과학자들은 야외 활동을 하는 시간을 늘렸다면 근시의 비율은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근시의 원인이 실내 활동에 있다는 주장은 동아시아와 세계 다른 지역의 청소년 근시 비율을 살펴보면 더욱 설득력을 얻습니다. 

60년 전, 중국 등 동아시아의 근시 비율은 10~20%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오늘날 동아시아 청소년들의 근시 비율은 70-80%에 육박합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양도 근시 비율이 증가하긴 했지만, 동아시아에 비해서는 적은 폭이었는데요. 

이런 결과는 동아시아와 미국 등지의 공부 시간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15세 청소년을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평균 과제 시간이 △중국 14시간 △미국 6시간 △영국 5시간 등인데요. 사교육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하루종일 시달리는 한국 학생들의 경우는 실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는 수준이죠.  

과학자들은 실외의 밝은 빛을 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의 눈이 적당한 자극을 받지 못해 근시가 생긴다고 보고 있는데요. 하루에 최소 10,000lux 정도의 야외 빛을 봐야하는데, 실내에서만 머문다는 것이죠. 실내 빛의 수준은 평균 500lux에 불과하거든요.

출처: SKY캐슬 공식 홈페이지
어머니 연구결과를 믿으셔야 합니다.

한국 사교육 시장 열풍을 다룬 드라마 <SKY캐슬>이 인기리에 방영됐는데요. 청소년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라면, 어린 학생들의 눈 건강을 위해서라도 잠시 산책을 권유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출처: SKY캐슬 공식 홈페이지
'예서 책상' 앞 예서.

##참고자료##

강석기, <과학의 위안>, 서울:MID, 2017.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