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체, 거대 천체 충격 덕분에 탄생?!

조회수 2019. 3. 6.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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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NASA/JPL-Caltech
화성 크기 만한 천체가 지구에 부딪히며 달 탄생~

지구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돌아가봅니다. 당장 만들어진 지각에는 생명체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물질이 부족했을 겁니다. 지구에는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걸까요? <Science Advances >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탄소, 질소와 같은 원소들은 거대한 천체가 지구에 부딪힌 이후에 지구에 풍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천체는 약 44억 년 전, 달이 형성될 때 지구에 충돌했던 그 천체였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하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입니다. 지구 옆에는 지구 몸집에 비하면 다소 크다고 할 수 있는 위성, 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천문학자들은 두 사실이 연관돼 있는지 오랫동안 궁금해 했습니다. 그래서 지구에서 생명체가 발생하고 진화까지 이뤄내는 데 달이 어떤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많은 이론이 만들어졌습니다. 가령, 에 게재된 연구 중에는 달이 형성되며 발생한 거대한 충돌 덕분에 지구가 약 23.4°의 자전축 기울기를 가지게 됐고, 이 덕분에 지구는 적당한 계절을 갖게 됐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연구는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의 대학원생인 Damanveer Grewal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Grewal의 이론에 따르면, 달 자체보다는 달이 형성되는 과정이 이 연구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달은 어떻게 형성됐나?

달 형성에 대해 가장 유력한 설명은 지구에 화성 크기 만한 물체가 부딪히면서 물질을 궤도로 뿌렸고, 이 파편들이 큰 덩어리로 합쳐지면서 달이 형성됐다는 가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할 것은 바로 '지구에 부딪힌 화성 크기 만한 천체'입니다. 왜냐하면 이 천체에서 온 휘발성 물질들이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켰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휘발성의 가벼운 원소들은 태양과 가까운 암석형 행성에서 쉽게 달아난다고 합니다. 그 결과 탄소, 질소와 같은 원소들은 태양과 가까운 암석형 행성에 적게 남겨집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구에는 탄소, 질소와 같은 휘발성 원소들이 풍부합니다. 그리고 이 원소들은 생명체의 필수적인 원소들이죠.

이에 천문학자들은 지구에 어떻게 휘발성 원소들이 풍부하게 남아있을 수 있었는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하나의 이론을 제시합니다. 그 이론은 '후기 베니어(late veneer) 이론'인데요. 태양계 밖의 원시물질 덩어리인 운석 중에서 휘발성 원소가 풍부한 거대한 천체가 지구에서 핵이 형성된 직후에 지구에 도달해 충돌했다는 내용입니다.

출처: Rajdeep Dasgupta
화성 크기의 행성(왼쪽)과 그 충돌로 달라진 지구를 보여주는 도식.

지구의 휘발성 원소의 동위원소 흔적(isotopic signatures)은 원시물질인, 탄소질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s)와 일치하는 반면, 탄소·질소의 원소비와는 맞지 않습니다. 참고로 탄소질 콘드라이트란, 탄소화합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콘드라이트를 말하는데요. 태양계에서 가장 초기 성질을 보유한 물질로 여겨집니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의 대부분이 바로 이 콘드라이트 운석입니다.


출처: P. Jenniskens (SETI Institute) and Eric James (NASA Ames)
지구에 떨어진 탄소질 콘드라이트 운석.

지질학자들이 지구를 규산염 덩어리라고 부르는 지구의 핵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물질들은 질소 1개당 40개의 탄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탄소질 콘드라이트에서 질소 1개당 20개의 탄소를 갖는 것보다 약 2배 더 많은 양입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Grewal은 여분의 탄소는 충돌한 천체에서 왔을 것이라고 설명하는데요. 따라서 지구에 충돌했던 천체는 황이 풍부한 중심핵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물체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Grewal은 행성 크기의 거대한 천체에서 탄소와 질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해 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핵에서의 황 함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황이 적게 포함된 핵에서는 탄소가 흡수되지만, 황 함량이 높아짐에 따라, 탄소가 핵에 들어가지 못하고 제외됐습니다. 반면 질소는 이에 대해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정보들을 이용해 탄소, 질소, 황이 지구로 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델링 할 수 있었습니다. Grewal은 "동위원소 흔적(isotopic signatures), 탄소-질소 비율, 규산염 덩어리인 지구에 있는 탄소, 질소, 황 원소와 같은 증거들은 휘발성 원소를 포함한, 황이 풍부한 핵을 지닌 화성 크기의 천체가 지구에 부딪혀 달이 만들어졌다는 가설과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Rice University
쾅쾅쾅~

대부분의 행성학자들은 이미 거대한 천체가 지구에 충돌하며 달이 형성됐다는 이론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타당성 있게 들립니다. 충돌하는 천체가 합쳐지면서 유입된 황과 질소는 지각과 맨틀의 닿지 않는 곳으로 이동해갔지만, 탄소는 지각에 그대로 남겨졌습니다. Grewal은 작은 운석들이 꾸준히 지구에 충돌한다고 해도, 현재 우리가 보고있는 성분들의 혼합은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Grewal과 공동 저자들은 원시 행성계원반 안에 있는 행성의 블록들이 더 많이 퍼져나갈수록,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휘발성 원소가 더 많이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단, 행성이 형성되고 난 이후 매우 짧은 시간 내에 Grewal이 묘사한 충분한 크기의 천체가 부딪힌다면 말입니다. 

##참고자료##

Damanveer S. Grewal et al., “Delivery of carbon, nitrogen, and sulfur to the silicate Earth by a giant impact”, Science Advances 23 Jan 2019:Vol. 5, no. 1

Ćuk, Matija, et al. "Tidal evolution of the Moon from a high-obliquity, high-angular-momentum Earth." Nature 539.7629 (2016):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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