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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 자연 속 '이타적 동물들'

조회수 2019. 3. 2. 10: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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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연의 세계에서도 이타적 행동이 발견됩니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종을 위해 일종의 '인턴제도'를 적용하는 조류들이 있습니다. 어치나 딱따구리 등 일부 조류들은 다 자란 새들이 둥지를 떠나지 않고 부모 새와 함께 동생들을 돌보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출처: pixabay
어치는 다 자란 후에도 둥지에 남아 '인턴생활'을 합니다.

둥지에 남아있는 새들은 천적이 나타나면 힘을 합쳐 쫓아내서 둥지를 지켜내거나 동생들의 먹이를 물어다 주는 일들을 하는데요. 이 새들이 나중에 독립해 자기 가정을 일구면 인턴제도를 거치지 않은 새들보다 새끼들을 더 잘 돌본다고 하니, 경험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집니다.

또 천적이 등장했을 때 다른 개체에게 알려 신속한 도피를 돕는 동물도 있습니다. 바로 아프리카 대 초원에 사는 미어캣(Suricata suricatta)이 그 주인공인데요.

바위굴 속에서 생활하는 미어캣들은 천적인 맹금류의 접근을 살펴보기 위해 돌아가면서 굴 입구에서 보초를 선다고 해요. 미어캣은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천적을 감시하려고 작은 몸체를 쭉 펴 주위를 두리번 거립니다. 이 모습 때문에 사막의 파수꾼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출처: pixabay
사막의 파수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미어캣은 동료들을 위해 보초를 섭니다.

이때 독수리나 매 등의 맹금류가 미어캣 무리로 다가오면 보초를 서던 미어캣은 큰 소리를 내어 동료들에게 경고를 합니다. 경고음을 들은 다른 미어캣들은 재빨리 경계 태세를 갖추거나 도망을 갑니다.

하지만 인턴생활을 거치는 조류들이나, 보초를 서는 미어캣 모두 말 그대로 온전한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데요. 어치 등의 경우 나중에 자신의 새끼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종의 인턴을 한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또 미어캣은 혼자만 있을 때도 경고음을 낸다고 해요. 꼭 다른 미어캣들을 위해 경고음을 내는 것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먹이를 충분히 먹어서 한껏 포만감을 느낄 때만 보초를 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자연의 세계에서 완전히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동물이 없는 것은 아닌데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종을 위해 행동하는 대표적인 동물로는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제왕나비(Danous plexippus)가 있습니다. 

출처: pixabay
제왕나비는 유충시절부터 독을 품어 날개를 화려하게 만듭니다.

제왕나비의 날개 색상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하지만 이런 날개는 생존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큰 위험을 초래하는데요. 화려한 날개 덕분에 천적인 새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제왕나비는 잡아먹히기 딱 알맞은 먹이가 되고 맙니다. 그럼에도 제왕나비가 화려한 날개를 유지하는 이유는 다른 제왕나비들을 위해서입니다.


제왕나비는 유충일 때 주식으로 박주가리(Metaplexisjaponica)를 먹습니다. 박주가리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는데요. 이 독을 제왕나비는 성충이 될 때까지 자신의 몸 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제왕나비의 날개가 화려해지죠.


출처: pixabay
한 번 먹어보고 혼쭐이 난 음식을 다시 보면 거북한 느낌이 드는 현상을 '미각 혐오'라고 합니다.

흔히 맛집을 표현할 때 '한 번도 먹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라는 말을 하는데요. 제왕나비가 메뉴라면 '한 번도 먹지 않은 새는 있어도, 두 번을 먹은 새는 없다'라고 고쳐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왕나비의 날개에 포함된 강한 독성 때문에 제왕나비를 잡아먹은 새들은 바로 뱉어버리는 까닭입니다. 그리고 '미각 혐오(taste aversion)' 때문에 두 번 다시 제왕나비를 잡아먹지 않는데요. '미각 혐오'란 무언가를 먹고 혼난 뒤로는 다시는 먹지 않는 현상을 뜻합니다. 제왕나비는 독을 품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제왕나비를 살리는 것이죠.


##참고자료##


정용, 정재승, 김대수, <1.4킬로그램릐 우주, 뇌>, 서울:사이언스북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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