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모티브 실화가 있다!?

조회수 2018. 11. 23. 09: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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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fotolia
1818년 초반본에 이은 1831년 개정판. 초반은 익명으로 출판됐어요.

올해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출판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작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창작한 프랑켄슈타인은 영문학 최초의 SF소설로 인정 받는 고전 중의 고전인데요. <프랑켄슈타인>을 집필할 당시 메리 셸리의 나이가 18세였다고 하니, 천재 작가라 불러도 될 만하죠?


출처: fotolia 활용
소설 속 창조물의 대사. 너도 힘들었구나...

그런데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창조된 피조물이란 개념은 18세기의 의사이자 화학자인 갈바니(Luigi Galvani, 1737~1798)가 발견한 생체 현상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을 구상하기 전 의붓자매인 클레어 클레어몬트 등과 함께 스위스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영국의 시인으로 유명한, 실은 바람둥이로 더 악명 높은 조지 고든 바이런을 만나게 되는데요.

금세 친구가 된 그들은 스위스 제네바의 한 별장에서 함께 묵게 되고, 밤이 되자 서로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말하기로 합니다. 셸리는 금방 이야깃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고 해요. 그때 바이런과 친구가 '갈바니즘'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는 것을 엿듣게 됩니다. 그날 밤 셸리는 꿈속에서 소설의 줄거리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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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뒷다리에 전기 자극을 주는 실험 중인 갈바니.

갈바니는 개구리의 뒷다리에 정전기 유도현상으로 전기를 모으는 장치나 해부용 나이프가 닿았을 때 뒷다리 근육이 수축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갈바니는 결론을 내리죠. '전기는 동물의 뇌에서 만들어진다' 이른바 '동물전기'라는 갈바니의 이론인데요. 이러한 동물전기 이론에는 '갈바니즘'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19세기 초엽에 큰 관심을 끌게 됩니다.

핏줄이 어디 가지는 않았는지 이탈리아 자연과학자이자, 갈바니의 조카이기도 한 알디니(Giovanni Aldini, 1762-1834)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출판되기 15년여 전인 1803년 1월 17일에, 역시 전기와 생명 활동의 연관성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하는데요. 엽기적이게도 이 대상이 개구리에서 인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사망한 사형수의 턱이 떨리면서 얼굴 근육 전체가 끔찍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한쪽 눈꺼풀이 열렸다. 실험이 계속 진행되자 오른손이 올라갔고 다리와 허벅지가 움직였다"


당시 <타임즈>에 실힌 기사 내용입니다. 실험을 참관한 관중들은 "마치 남자가 부활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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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이처럼 1818년 <프랑켄슈타인>이 출판되었을 무렵의 시대정신은 전기로 생명을 창조하거나 죽은 이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개념이 팽배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이 출판된 지 불과 몇 달 후에는 스코틀랜드의 의사이자 화학자인 유어(Andrew Ure, 1778-1857) 또한 글래스고 대학에서 처형된 사형수의 사체에 전류를 흘리는 실험을 했습니다. 유어는 실험 기록을 남깁니다.


"사형수의 얼굴 근육이 꿈틀거렸다. 분노와 공포, 절망, 괴로움, 소름끼치는 미소가 차례로 떠올랐다. 그 끔찍한 움직임에 참관했던 남자 한 명이 기절했고, 구경꾼 몇몇은 이곳을 떠나 이사를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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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불렀는가?
현대인 '판타지' 19세기 '현실'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창조물인 괴물은 우리의 눈에는 완전한 판타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동물의 뇌가 전기를 만들고 또 역으로 전기가 생명을 창조하고 죽은 이를 되살리는 힘이 있다고 믿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현실로 다가왔을 거예요. 마치 우리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인공지능' 문제처럼 말입니다.


##참고자료##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김선형, 파주:문학동네. 2012.

서인호, 『화학스페셜』, 서울:신원문화사, 2000.

가토 히사타케 외 5, 『헤겔사전』, 이신철, 서울:도서출판b, 2009.

고의관, 『네이버캐스트 - 물리산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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