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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모양 바뀌면 "같은 소리도 달리 들려"

조회수 2018. 11. 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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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연느님 귓태...ㅎㄷㄷ

친구의 귀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 있으신가요? 귀가 정면을 향해 있는 사람, 뒤로 젖혀진 사람 등 사람마다 제각각인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귀 모양이 뇌가 인식하는 소리의 주파수 및 소리가 나는 방향을 감지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University of Montreal) 연구진은 뇌가 소리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귀 모양에 따라 다르게 받아 들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위적으로 귀의 모양을 바꿔 줬더니 같은 주파수대의 소리도 다르게 들렸다고 하네요.


출처: Pixabay
귀 모양이 뇌의 소리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소리를 통해 위치 정보를 분석합니다. 특히 수평적으로 몸의 자세가 기울어졌는지 똑바로 있는지 등의 감각 정보를 분석한다고 합니다. 이는 '두 귀의 시간차(interaural time difference)' 현상 때문인데요. 두 귀의 시간차란 음원이 한쪽 귀에 더 가까이 위치해 있을 때 소리가 가까운 쪽 귀에 더 일찍 도착해 발생하는 시간 차이를 말합니다.


아무리 가까이서 들리는 소리라고 해도 미세하게 왼쪽, 오른쪽 귀에 소리가 와서 닿는 시간차가 생긴다는 건데요. 우리 귀는 이 시간차를 이용해 주변 지형과 몸의 자세를 판단한다고 하네요. 또 소리가 나는 쪽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소리를 내는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순간적으로 분석한다고 합니다.


출처: Journal of Neuroscience
연구진이 만든 실험 도구. 각도별로 소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린 이번 연구에서는 수직으로 발생하는 소리에 집중했는데요. 16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돔 형태로 만든 실험 기구 안에 앉게 한 뒤 사방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무작위로 소리를 들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fMRI로 스캔했는데요.


그 결과 소리가 나오는 위치가 높을수록 뇌의 뉴런 활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정확히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인간의 진화 과정상 위에서 나는 소리보다는 아래에서 들리는 소리에 더 집중하게끔 '자연선택'됐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귀 모양 바뀌면 듣는 소리 달라져
출처: Journal of Neuroscience
연구진은 귀에 실리콘을 부착해 모양을 인위적으로 변형시켰습니다.

특이점은 귀의 모양을 인위적으로 살짝 바꿨더니 뇌파의 반응도 따라서 변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위 사진 처럼 3~7mm정도의 실리콘을 이용해 외이 귓바퀴 부분에 붙였습니다. 귓구멍이 막히거나 소리를 듣는 데 지장이 없도록 부착했는데요.

귀 모양을 인공적으로 바꿔주는 작업이 끝난 뒤 위에서 언급된 돔 형태의 실험 기구에 달린 스피커에서 소리를 재생시켰습니다. 돔의 정중앙을 기점으로 했을 때 아래 방향으로 -45도, -30도, -15도 쪽에 스피커를 위치시켰습니다. 윗쪽으로 +15도, +30도, +40도 지점에 스피커를 부착했습니다. 또 정중앙 부근인 0도 지점에도 스피커를 달았습니다.


출처: Journal of Neuroscience
귀 모양을 바꾸자 특정 주파수대 소리를 듣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결과 귓구멍이 아닌 귓바퀴 부분에 이물질을 부착했을 뿐인데 특정 주파수 대의 소리를 기존과 다르게 듣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6kHz보다 낮은 주파수대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이 이상 되는 주파수대에서는 소리를 듣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하네요.


출처: Journal of Neuroscience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도 혼동했습니다.

또한 귀 모양을 변형시킨 실험 참가자들은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Y축 값은 실제 소리가 나는 곳 대비 실험 참가자가 느끼는 소리의 위치 차이를 말해주는데요. 1에 가까울 수록 실제 소리가 나는 곳과 실험 참가자가 느끼는 소리의 근원지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측 파란 네모안의 그래프가 귀 모양을 변형시킨 사람들의 데이터이고 그 왼쪽 그래프는 귀에 아무것도 부착하지 않은 상태의 그래프인데요. 파란 네모 안의 Y축 값을 보면 귀에 아무것도 부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수치가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실험 참가자들은 소리가 나는 스피커의 위치를 실제 위치보다 낮게 인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뇌가 소리를 인식할 때 소리 그 자체만 듣고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귀 모양에 따라 소리에 대한 인지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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