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주사위 모양은 '제각각'이었다?!

조회수 2018. 10. 25. 15: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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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어릴적 보드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주사위 던져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주사위는 보통 정육면체 모양인데요. 각각의 숫자가 나올 확률이 1/6로 동일합니다. 그런데 고대의 주사위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로마시대 주사위는 모양이 제각각.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드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at Davis) 연구진은 지난 2000년 간 주사위의 모양이 바뀌어왔다고 분석했는데요. 각각의 면이 균등하게 나오는 방향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4세기부터 1450년대까지 사용된 주사위 100개를 분석했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모양 제각각 로마시대 주사위들.

그 결과 현대의 주사위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요. 일단 현대인은 정육면체 주사위를 던지면 각 숫자들이 나올 확률이 모두 똑같기 때문에 주사위 게임이 대체로 공평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옛날 주사위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기 400년 전 로마인들이 네덜란드로 가져간 주사위를 보면 크기와 모양, 재료가 제각각이었다고 합니다. 특정 면이 다른 면들보다 더 평평한 경우도 있었고 다른 면보다 더 길쭉한 모양이기도 했습니다.

번호를 매기는 방식도 지금과는 사뭇 다른데요. 현대의 주사위는 마주보는 면의 합이 7이 되도록 1-6, 2-5, 3-4가 마주보고 있는 형태가 많은 반면 고대의 주사위들은 1-2, 3-4, 5-6이 마주보고 있거나 1-3, 2-4, 5-6이 마주보는 형태가 다수였습니다.


출처: Jelmer W. Eerkens
고대의 주사위에는 점 주변에 두 개의 링이 그려져 있습니다.

주사위 위에 새겨진 점의 모양도 달랐습니다. 현대의 주사위에는 점이 단순한 모양으로 찍혀 있습니다. 고대의 주사위에는 점과 이 점을 둘러싸고 있는 원이 두 개 그려져 있습니다.


로마시대에는 주사위가 신이나 날씨 등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고 믿었습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3개 던졌는데 모든 주사위가 6이 나왔다면 비너스 여신이 도왔다고 믿는 식입니다. 그래서 주사위 3개가 동시에 6을 가리키면 비너스라고 불렀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사위의 숫자는 자비와 선행을 쌓아야 나온다고 여겼습니다. 고고학자 엘렌 스위프트(Ellen Swift)는 자신의 저서 <로마 공예품과 사회>에서 "주사위 던지기는 신성한 행동으로 여겨졌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에 그려진 비너스 여신.

주요 연구자 젤머 얼킨스(Jelmer Eerkens) 교수는 "대칭이 아닌 모양의 초기 주사위는 공정성이 아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게임에 이기고 지는 것이 신이나 자연 등 다른 대상으로 인해 결정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사위가 변하기 시작한 건 르네상스 시기입니다. 1450년경 사람들은 주사위 모양이 확률에 큰 영양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출처: Pixabay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 주사위 모양이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퍼집니다.

얼킨스 교수는 "갈릴레오와 파스칼 같은 사람들이 수학적 확률 개념을 발전시켰고 이는 곧 주사위 모양이 게임의 공정성과 관련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또 이때부터 마주보는 면의 합이 7이 되도록 1-6, 2-5, 3-4가 맞은편에 표기 됐고 속임수 방지 차원에서 크기도 좀 더 작아졌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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