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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소독에 과산화수소 '괜찮을까?'

조회수 2018. 9. 17. 14: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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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유튜브/Today I Found Out
상처엔 보통 과산화수소를 바르곤 하죠.

긁히거나 작은 상처가 났을 때 과산화수소로 소독하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습니다. 과산화수소가 박테리아를 죽여 상처가 난 부위가 감염되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죠.


과산화수소를 상처 난 곳에 부으면 따끔합니다. 그러면서 하얀 거품이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왠지 상처가 치유되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줘 왠지 만족스럽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그런데 그 만족감은 단지 우리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처를 과산화수소로 소독하는 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과학매체 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과산화수소가 상처를 소독할 때 나쁜 박테리아를 죽이지만, 동시에 우리 피 속 적혈구의 카탈라제 효소(catalase enzyme)와 반응하며 건강한 세포도 파괴하고, 치료 과정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과산화수소와 카탈라제가 만나면?

위 식은 과산화수소와 카탈라제가 만나 반응할 때의 모습인데요. 과산화수소는 카탈라제 촉매의 영향으로 물과 산소로 분해되며 산소를 발생시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때 발생하는 산소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유튜브/Today I Found Out
산소기포가 혈관을 막을 수 있다.
산소색전증?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과산화수소 반응으로 생성된 산소 기포가 어린아이를 죽음으로 몰고간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산소가 혈관에 들어가 혈액순환을 막아 '산소색전증(oxygen embolism)'을 일으킨 건데요. <미국법의학및병리학저널(American Journal of Forensic Medicine and Path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집에 비치돼 있던 과산화수소를 우연히 섭취한 어린 아이가 산소색전증으로 사망한 사건들이 보고됐다고 합니다.

출처: fotolia
폐의 혈관을 산소 기포가 막아.

16개월 된 아기가 과산화수소가 담긴 용기를 가지고 놀다가 용기 뚜껑의 손상된 틈으로 흘러나온 과산화수소를 섭취했는데요. 아이의 입과 코에서는 하얀 거품이 발생했으며 서서히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10시간 뒤 사망했는데요. 사망 원인은 폐의 혈관을 산소 기포가 막아 발생한 산소색전증이었습니다. 이 사례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과산화수소 취급에 유의해야 함을 상기시켜줍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과산화수소로 소독하는 대신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로 상처를 소독하기를 권장합니다. 이후 상처를 멸균 붕대로 덮어 치료를 마무리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Haller, G., et al. "Oxygen embolism after hydrogen peroxide irrigation of a vulvar abscess." 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 88.4 (2002): 597-599.

Cina, Stephen J., J. C. Downs, and Sandra E. Conradi. "Hydrogen peroxide: a source of lethal oxygen embolism. Case report and review of the literature." The American journal of forensic medicine and pathology 15.1 (1994): 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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