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꽂은 성조기, '표백' 상태?

조회수 2016. 12.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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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달 탐사, 여전히 뜨거운 관심?
출처: 출처: 아르퀴리알 홈페이지
19억원에 낙찰된 ‘땡땡의 모험’

바로 위 한 장짜리 만화가 경매에 부쳐진 만화 중에서는 최고 낙찰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작가 조르주 레미(필명 에르제)가 낸 만화 <땡땡의 모험> 중 ‘달 탐험’을 다룬 편의 원본입니다.

프랑스 경매업체 아르퀴리알은 현지 시간으로 올해 11월 19일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서 한 장짜리 그림이 155만 유로(우리 돈 19억4천만 원 상당)에 낙찰됐다고 AFP 통신을 통해 알렸습니다. 달에 유인우주선이 착륙한 역사적 사건과 이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달에 남겨진 성조기
출처: 출처:<airspacemag>
달에 꽂힌 하얀 깃발의 상상도

인류의 첫 달 탐사는 이렇게 다각도로 조명받고 있는데요. 달에 꽂아둔 깃발이 하얗게 변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는지요.

NASA를 비롯해 여러 과학자들은 미국이 유인 달탐사를 하며 달에 꽂았던 성조기들이 2016년 현재 바스라졌거나 형태가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고, 설령 남아있다면 백기가 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달에는 지구처럼 대기가 있지 않아서 태양풍과 우주선(cosmic ray)에 성조기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giphy.com

특히 달과 행성을 주로 연구한 과학자 폴 스푸디스(Paul.D.Spudis)은 2011년 7월 <스미소니언지>에 낸 글에 “고온 저온 등에 의한 영향도 있지만, 태양으로부터 오는 강한 자외선에 의해 아폴로 탐사에서 꽂은 깃발은 탈색된다”며 “지구에서도 강한 햇빛 아래 수년간 있던 깃발이 탈색되는 것과 같은 이유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상상도의 탈색된 성조기에는 더 이상 미국을 상징하는 색과 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과학의 영역엔 국적이 없다는 것을 자연이 보여준 증거’라며 탈색된 깃발을 더 아름답게 평하기도 합니다.

남은 3개 그리고 하얀 깃발
출처: 출처: <quora>
아폴로 11호가 달착륙 후 찍은 사진

비록 아폴로 13호는 실패했지만 아폴로 11호 이후에도 1972년 아폴로 17호까지 유인우주선은 6번이나 달에 갔습니다. 이후에는 유인우주선을 달로 보내진 않았지만 미국 이외의 나라들도 로봇, 탐사선의 형태로 달 탐사를 꾸준히 이어갔죠.

달에는 6번의 유인탐사 때 꽂은 6개의 성조기가 있었습니다. 2012년에 NASA의 공학자 제임스 핀캐넌(James Fincannon)이 위성사진으로 이 깃발들의 그림자를 통해 상태를 확인해봤습니다.

핀캐넌의 <글>을 참고하면 아폴로 11, 14, 15호의 깃발은 로켓 추진에 날아가는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사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머지 깃발 3개는 달표면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깃발들이 40년 넘도록 달 표면에 형태를 유지하며 남아 있었다면 하얀 깃발이 됐을 거라는 예측을 ‘열역학적 개념’과 결부시켜 제시한 주장이 눈에 띄는데요. 여러 과학 지식의 통합과 철학적인 통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버 Vsauce의 영상을 잠깐 보시죠.

달 표면 깃발 관련 부분은 8분53초~9분30초에 언급됩니다. 7분 경부터 살펴보면 ‘마이클’은 정보가 점점 사라져간다는 열역학적 개념을 설명하는데요. 이 개념을 바탕으로 달에 꽂힌 성조기가 표백됐을 거라는 점을 연결 짓게끔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흰 깃발은 우주의 불가피한 삭제에 대한 우리의 항복”이라는 이색 해석도 내놓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아무런 색도 남지 않게된 하얀 깃발은 모종의 영감을 주는 것만 같은데요. 어쩌면 최초의 달착륙에만 쏠렸다가 사그라진 달탐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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