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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블루베리'로 바뀌면 어떻게 될까

By 이웃집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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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작성일자2018.09.02. | 10,760 읽음

지구가 어느날 블루베리로 변했다

지구가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블루베리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황당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과학자가 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아카이브(arXiv)에 라는 제목의 논문이 올라왔습니다. 이 논문의 저자는 전산신경과학자(Computational Neuroscientist)인 Anders Sandberg이었습니다. 

물론 이 논문은 아카이브에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아직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최종적으로 검증받은 상태는 아닙니다. 참고로 아카이브는 '출판 전의 논문'을 수집하는 웹사이트인데요. 논문을 정식으로 내기 전에 자기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먼저 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곳입니다("학술지 논문 게재, 저자는 얼마 받을까?").

저자는 논문에서 "지구가 똑같은 부피의 블루베리로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 이 논문을 썼다고 하는데요. 지구가 갑자기 거대한 블루베리로 바뀐다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중력부터 약해진다

짙은 블루베리~

출처 : Wikimedia Commons

논문에 따르면, 블루베리로 변한 지구는 일단, 크고 두꺼운 껍질을 가진 'highbush blueberries'여야 한다고 합니다. 이보다 밀도와 크기가 작은 야생 블루베리의 경우 너무 쉽게 붕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논문에서 저자는 블루베리 지구의 밀도를 약 700kgm-3일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이 값은 일반적인 지구 밀도의 13%입니다. 그리고 블루베리 지구의 질량은 현재의 약 0.1274 줄어든 값이라고 가정했습니다. 그 결과, 블루베리로 변해버린 지구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현상은 바로 급격한 '중력의 약화'라고 합니다.

논문 저자 Anders Sandberg는 "지구가 블루베리로 변하면, 우선 중력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마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으며, 체중의 87%가 감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정상적인 지구에서 68kg 나가는 사람은 블루베리로 바뀐 지구에서는 단 9kg밖에 나가지 않게 되는거죠. 

하지만, 저자는 중력 감소로 몸무게가 주는 기쁨을 느낄 틈도 없이, 블루베리 지구는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으깨지며 반죽되기 시작해

블루베리는 단단한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1m2 당 받는 파쇄압력은 0.1g/10-4(약 10000Nm-2)입니다. 따라서 블루베리 지구는 약 11m 깊이에서부터 으깨져 반죽되기 시작할 거라고 합니다. 즉, 블루베리 지구의 내부는 블루베리 잼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상콤한 비주얼 무엇?

출처 : pixabay

따라서 이 거대한 블루베리 지구는 자신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쭈그러지면서 크기가 점점 작아집니다. 만약 블루베리 잼이 비압축성 유체로 이뤄져 있다고 가정하면, 블루베리로 변한 지구의 질량은 처음과 같은 상태일 거라고 합니다.


이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블루베리로 변한 지구의 반지름은 본래 지구의 반지름보다 약 0.8배 더 줄어듭니다. 붕괴 속도는 매우 빨라, 1시간 안에 모두 붕괴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블루베리 지구는 또 한 차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됩니다.

부글부글 공기방울 터져나와

일단, 으깨지고 뭉게진 블루베리 지구의 내부에서는 그 안에 갇힌 공기가 빠져나오며 거대한 버블을 형성합니다. 이 모습은 마치 화산에서 용암이 폭발하는 듯한 모습으로, 블루베리 잼으로 이뤄진 버블이 마구 터져나옵니다.

또한, 중력이 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이 버블들은 더 크게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또한, 중력이 약해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압력이 급격히 감소하며 구름의 두께는 더 두꺼워집니다. 물론 기후 시스템도 완전히 바뀌게 되겠죠

이렇게 두껍게 형성된 대기의 모습은 마치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모습과 흡사할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하늘의 색은 여전히 푸른빛을 띤다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레일리 산란(Reyleigh scattering) 때문입니다. 레일리 산란이란 공기 중 입자가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작기 때문에 빛이 산란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파란색은 붉은색보다 파장이 더 짧아 산란이 많이 일어나 하늘이 푸른빛을 띠도록 만들죠.

지구 멸망의 절정

블루베리 과즙으로 뒤덮히고 대기가 생겨난 블루베리 지구는 이후 더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두꺼운 대기가 지표면을 누르며 블루베리 잼으로 이뤄진 간헐천을 분출시키게 합니다. 또한 블루베리가 점차 붕괴되면서 블루베리 지구의 중력에너지가 엄청나게 커집니다. 이때 에너지는 약 4.5878 x J인데, 이는 태양이 20분 동안 내놓는 에너지와 동일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블루베리 지구는 더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간헐천입니다.

출처 : pixabay

이 상태에서 블루베리 잼 간헐천과 증기들은 계속 분출하며 블루베리 지구에 온난화효과(greenhouse effect)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블루베리 바다에 포함돼 있던 물은 초임계상태가 됨에 따라 모두 증발해버립니다. 금성처럼 뜨거워지죠.

한편, 뜨거운 블루베리 지구에서도 차가운 곳이 딱 한 군데 있습니다. 바로 지하 3,000km 아래인데요. 블루베리 바다 깊은 곳은 압력이 높기 때문에 블루베리 얼음으로 이뤄진 핵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 핵은 블루베리 지구 전체 부피의 약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각운동량 보존법칙.

출처 : Wikimedia Commons.

이밖에도, 점차 붕괴하며 크기가 작아지는 블루베리 지구에서는 자전 시간이 24시간에서 18.9시간으로 바뀐다고 하는데요. 이는 각운동량 보존법칙 때문이라고 합니다. 각운동량 보존법칙이란 일반적인 회전 운동에서 회전 운동 상태를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물체의 운동량과 회전축 사이의 거리를 곱한 값으로 표현되는 벡터량입니다. 예를 들어 팔을 벌리고 회전하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모으면 회전이 빨라지는 장면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태양풍을 막아주는 지구 자기장.

출처 : fotolia

또한, 지구를 지키던 자기장도 사라져버릴텐데요. 지구는 철과 니켈로 이뤄진 외핵 덕분에 거대한 자기장이 형성돼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생명체를 지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블루베리 지구는 자기장이 사라져 자외선이 모두 지표로 쏟아져 들어오며 해로운 우주 입자들을 인간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달달 어디가?

출처 : pixabay

그나저나 달은 어떻게 될까요? 블루베리로 변한 지구로부터 달은 영영 사라집니다. 논문에서는 달의 위치 에너지가 약 1.3209x105J인데 반해 운동에너지는 5.2341X105J이므로 달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버릴 거라고 하네요.


한편, Anders Sandberg는 이 연구에 대해 "행성학을 공부하는 데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방법"이라고 말하며 "오히려 외계행성과 비교했을 때 블루베리 지구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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