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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기계식 키보드의 짜릿함

By 이웃집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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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작성일자2018.08.29. | 6,672 읽음

요즘 키보드에 공 들이는 PC 게이머가 많습니다. 버튼을 누를 때의 감촉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건데요. 현장에서는 이런 감촉을 '키감'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키감을 위해 '기계식 키보드'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난 겁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이런 모양입니다.

출처 : 체리

<이웃집과학자>에서는 이 기계식 키보드에 조금 더 '자세히'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뭔지, 그리고 마니아들이 기계식 키보드에 사로잡히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그 '디테일'을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유경험자 인터뷰와 영국 키보드 판매 브랜드 'Keyboard company'의 리뷰 자료들을 참고했습니다.

고양이도 키감이 중요하다냥!

출처 : giphy
기계식 키보드 기본 구조

키보드에서 우리가 누르는 부분을 '키 캡'이라고 합니다. 스위치의 작동은 키 캡을 눌렀을 때 어떤 장치가 작동하면서 '스위치'에 있는 도선과 접촉해 전류가 흐르고 신호까지 전달하는 형식입니다. 그 후 키 캡은 복원력을 주는 '스프링' 힘으로 다시 튀어올라옵니다.

기계식 키보드에는 '슬라이더'라고 부르는 장치가 있습니다. 슬라이더란 걸개가 있어 누르지 않았을 때 스위치끼리 붙지 않도록 하는 장치인데요. 축이 눌림에 따라 슬라이더도 눌리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 각각의 장치를 표시했어요. 스위치 부분을 보시면 슬라이더 옆 걸개로 인해 도선이 분리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의 기본 구성.

출처 : Keyboard company 변형

기계식 키보드는 스프링과 슬라이더의 작동 원리에 따라 '클릭식', '넌클릭식', 그리고 '리니어식'으로 분류됩니다. 청축, 갈축, 적축, 흑축, 백축 등의 용어가 더 익숙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각각은 기계식 키보드의 브랜드 독일 '체리'사의 제품 라인이었습니다. 지금은 보편적으로 기계식 키보드의 구조를 말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1. 클릭식(청축)

'딸깍 딸깍' 소리에 꽂히는 덕후들을 위한 키보드는 바로 '클릭식'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떠오르는 특징인 '좋은 키감'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가 바로 클릭식 키보드의 특징인데요. 정확한 클릭이 중요한 'fps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좋은 키보드입니다.

클릭식 키보드(청축)의 구조.

출처 : Keyboard company

이 그림만 봐도 '딸깍' 소리가 들리는 것 같죠? 파란색으로 채운 축 위에 키 캡이 있겠네요.

클릭식 키보드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축이 내려갑니다. 어느 정도 누르면 스위치에 걸쳐 있던 '슬라이더'를 누르네요! 그 과정에서 영상 왼편의 '스위치'가 닫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클릭식 키보드는 슬라이더가 축과 따로따로 움직이는 게 특징입니다. 슬라이더의 왼쪽에는 걸개가 달려 있어 평소에 스위치를 벌리고 있는데요. 이 걸개가 내려가면서 스위치에 한 번 걸렸다가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이 때 '딸깍' 소리가 납니다.

청축 키보드의 키압 변화 그래프.

출처 : 체리코리아

위의 그래프는 청축 키보드를 누르면서 느껴지는 압력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이를 쉽게 '키 압'이라고 하는데요. 누를 때 점점 압력이 증가하다가 작용점(operating point) 직전에 압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짧은 영상에서 확인하셨듯 스위치의 걸쇠를 누르다 떨어지는 순간 때문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동할 때까지 청축 키보드의 최대 키압은 60cN(센티뉴턴)이라고 합니다.

2. 넌클릭식(갈축, 백축)

'딸깍' 느낌은 좋은데 시끄러운 건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떡할까요? 이들을 위한 키보드가 '넌클릭식'입니다. 갈축과 백축이 여기에 속합니다.

넌클릭식 키보드(갈축)의 구조.

출처 : Keyboard company

슬라이더의 걸개를 보시면 청축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위치에 걸개가 지나갈 때 턱 걸리는 느낌이 나죠. 그러나 축과 슬라이더가 붙어 있어 슬라이더의 이동 과정에서 나는 '딸깍'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완전히 조용하지는 않은데요. 키를 끝까지 눌러서 닿았을 때 소리가 나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계식 키보드들이 이때의 소리를 피할 수 없어요. 무소음을 찾으시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다른 키보드를 찾아보셔야 해요.

갈축 키보드의 키압 변화 그래프.

출처 : 체리코리아

위 그래프는 갈축 키보드를 누르면서 느껴지는 압력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클릭식과 마찬가지로 누를 때 점점 압력이 증가하다가 작용점(operating point) 전에 압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걸쇠가 슬라이더와 계속 붙어있기 때문에 압력의 최고점이 청축보다 앞서서 나타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최대 키압은 약 50cN으로, 청축에 비하면 조금 더 가볍습니다.

갈축과 백축 중에서는 백축의 슬라이더 왼쪽 스위치를 거는 부분의 크기가 더 커서 더 강하게 걸립니다. 또한 키압이 더 높아 소리가 작습니다. 다만 칠 때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시간 치면 손가락에 부담이 간다네요.

3. 리니어식(흑축, 적축)

'구름타법', 즉 구름 위를 걷듯이 타자를 치는 것처럼 상당히 부드럽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마니아들은 '리니어'식 키보드를 선호합니다. 흑축, 적축이란 표현이 더 와닿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리니어식(적축) 키보드의 구조.

출처 : Keyboard company

리니어 스위치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스위치를 분리하는 슬라이더가 선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누르는 과정에서 걸리는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아래는 갈축과 비교한 그림이에요. 갈축의 걸개에는 턱이 있는데, 적축의 걸개에는 턱이 없죠?

갈축은 턱이 있고 적축은 턱이 없어요!

출처 : Keyboard company 변형

리니어 스위치는 칠 때 걸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다만 흑축 키보드의 경우 키압이 높아 강하게 누르는 것으로 스위치를 누르는 느낌을 줍니다. 적축은 그 키압도 작어서 아주 가볍게 눌린다고 합니다. 거의 스치기만 해도 눌리는 느낌이에요.

클릭이나 넌클릭식과는 달리 압력 그래프가 선형으로 올라갑니다. 걸개의 모양만 선형인 게 아니고 압력그래프도 선형이군요.

적축 키보드의 키압 변화

출처 : 체리코리아

결과적으로 작동지점까지만 누른다고 했을 때 45cN입니다. 다른 키보드에 비해 키압이 작죠.

그렇다면 리니어 스위치의 장점은 뭘까요? 키를 끝까지 누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손가락에 힘을 빼고 타자를 치기 쉽습니다. 손가락에 무리가 덜 가고 빠르게 칠 수 있기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 이용하시는 분들 중 이를 연마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른 기계식 키보드로도 할 수 있으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걸림이 적은 리니어식에서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고 해요.

4. 그렇다면 기계식이 '아닌'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키보드는 '가성비'를 따지는 분들이나 그냥 큰 제품 선택 관여 없이 키보드를 이용하는 제품들인데요. 바로 '멤브레인 키보드'입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구조.

출처 : leaseweb

멤브레인 키보드는 스위치가 축의 위와 밑판입니다. 키보드를 누르면 축의 맨 아래 있는 접점과 바닥에 있는 접점이 닿으며 전류가 흐르는 구조입니다. 접점이 얇은 막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를 멤브레인 스위치라고 합니다.

여기가 스위치에요!

출처 : leaseweb

바닥까지 누르면 되는 스위치, 기계식보다 훨씬 직관적이네요. 구조를 보시면 일단 스프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복원력을 뭘로 얻을까요? 바로 '고무'입니다.

복원력 담당 러버돔!

출처 : leaseweb

'러버돔'이라고 부르는 장치가 축에 있어, 누르면 돔 형태의 고무가 눌리고, 손을 떼면 고무가 복원되는 원리를 이용했죠. 따라서 키감이 부드럽고 시끄러운 타이핑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멤브레인 키보드는 키보드에 들어가는 러버돔 전체를 하나의 볼록볼록한 고무판으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졌습니다. 또한 방수 처리도 훨씬 쉽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새로 개발된 게 아닙니다. 만년필이 볼펜 이전에 쓰이던 것처럼 70년대부터 쓰이던 키보드였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1970년대부터 있었지만 1990년대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멤브레인 키보드의 등장으로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독일의 '체리'사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부흥시켰죠. 취향은 돌고 돈다더니 이제 기계식 키보드는 인류사 또 하나의 '살아 있는 고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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