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용감해도 "병이다"

조회수 2020. 9. 2. 14: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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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x 더 퀘스트

겁이 없는 사람들

영화 분노의 질주 속 한 장면.

영화 <분노의 질주> 속 한 장면. 등장 인물들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태연합니다. 현실에서도 이렇게 유난히 겁이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는데요. 용감하다는 칭찬을 듣기도 하지만 때로는 비보를 접하기도 합니다. 

출처: SNS
우융닝의 생전 모습

중국 고공 극한 스포츠의 일인자였던 우융닝 씨도 이러한 경향을 나타냅니다. 몇해 전 62층 고층 빌딩에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다 팔에 힘이 빠지면서 변을 당한 우융닝 씨. 결혼 자금을 마련하던 중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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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he University of Arizona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생명과학대학원 교수이자 '진화와 의학 연구센터' 소장

책 <이기적 감정>의 저자이자 진화의학을 개척한 랜돌프 M.네스(Randolph M. Nesse) 교수는 랜돌프 M. 네스 교수 이렇게 공포를 너무 적게 느끼는 사람들을 가리켜 ‘과소 공포증’이라고 부릅니다.


그는 공포를 너무 적게 느낄 경우 '과소공포증'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과소공포증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치료가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다고 합니다. 과소공포증 환자들은 불안 전문 진료소를 찾지 않습니다. 대신 실험 비행체, 위험한 변경 지대, 전쟁이나 사회운동의 최전선을 찾을 가능성이 높죠.


과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무엇이 있는지 이 부분을 조금 더 살펴보죠.

경험 때문에?
출처: AdobeStock
불안장애 중 하나로 분류되는 고소공포증.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사회 및 예방의학과의 리치 풀턴(Richie Poulton) 교수가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어릴 적 추락 사고를 경험해본 아이들이 오히려 높은 곳에서의 공포를 적게 느꼈다고 합니다.


풀턴은 5세에서 9세까지의 아이들 중 높은 데서 떨어져 다친 적이 있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18세가 됐을 때 고소공포증 환자가 될 가능성을 조사했습니다.


출처: AdobeStock
어릴 때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경험 있으면 겁이 없어진다고?

어린 시절 낙하 사고를 '경험한' 집단에서는 중증 고소공포증 환자의 비율이 전체의 2%였습니다. 반면 낙하 사고를 '경험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7%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경미한 고소공포증까지 통계에 포함시킨 경우 차이는 더 확연해졌는데요.


결과적으로 어린 시절 낙하 사고를 당한 집단에서 고소공포증 환자가 7배나 더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심리학과 랜돌프 M.네스(Randolph M. Nesse) 교수는 "어린 시절 공포를 너무 적게 느껴서 추락 사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18세에 이르러서도 공포를 너무 적게 느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추락 사고로 다쳐본 아이들은 18세 이후에도 공포를 적게 느낀다는 건데요. 이어 그는 과도한 면역 반응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지만 면역 부족 또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면서 "불안 결핍도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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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기적 감정>은 불안과 같이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나쁜 감정이 어떻게 자연선택에서 살아남았는지 말해줍니다. 감정은 당신의 행복엔 관심이 없고 단지 유전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이죠.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정신장애를 진화생물학을 이용해 설명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줍니다. 자연선택은 왜 인간에게서 감정을 제거하지 않은 채 남겨둔 걸까요? 

##참고자료##

  •   랜돌프 M. 네스, 이기적 감정, 더 퀘스트(2020) 
  • Poulton, Richie, et al. "Evidence for a non-associative model of the acquisition of a fear of heights."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36.5 (1998): 537-544. 
  • Mineka, Susan, Richard Keir, and Veda Price. "Fear of snakes in wild-and laboratory-reared rhesus monkeys (Macaca mulatta)." Animal Learning & Behavior 8.4 (1980): 653-663. 
  • Curio, Eberhard. "The adaptive significance of avian mobbing: I. Teleonomic hypotheses and predictions." Zeitschrift für Tierpsychologie 48.2 (1978): 175-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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