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뼈 사이 '흑색 살덩이' 정체

조회수 2020. 8. 23. 16: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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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맛 좋은 치킨입니다.

언택트 시대. 배달 음식은 코로나 사막의 오아시스 아닐까요. 그중 치맥은 단연 으뜸입니다. 


치킨 드시며 힐링하시는 이웃님들, 혹시 이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갈비뼈 안쪽 '유난히 검은 살'의 정체를요.

정체가 뭘까요.

보이시나요? 사진에 동그라미 표시한 부분 말입니다. 아마 <이웃집과학자>만 궁금했던 건 아닌 듯 합니다. 요리 커뮤니티에 종종 그 정체를 묻는 글이 올라오니까요

계폐

이 거뭇거뭇한 살 부위의 정체는 바로 '닭의 폐'입니다. 선지와 비슷한 식감 때문에 핏덩이 아닐까 생각하셨던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순대에 딸려오는 허파와는 생김새가 달라서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진짜 폐입니다.

폐는 왠지 더 '쫄깃쫄깃'해야 할 것 같지 않나요? 여기에는 나름대로 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숨을 들이 마시면 팽창하고, 내쉬면 수축해야 하는데 탄력이 없다면 아무래도 힘들겠죠. 실제로 돼지 허파도 쫄깃쫄깃합니다.

하지만 닭의 폐는 그렇지 않답니다. 항상 단단해요. 그리고 갈비뼈 사이에 파묻혀 있죠. 그래서 종종 말끔히 제거되지 못한 채 유통되기도 합니다.

출처: VicVet
닭의 호흡기계. 기낭 말고 등쪽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폐 보이시나요?

이렇게 폐가 치킨 갈비에 딱 붙어서 식탁 위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닭을 손질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먼저 닭을 걸쇠에 걸고, 전류가 흐르는 물에 머리를 담가 기절시킵니다. 전기 충격은 닭을 무의식 상태로 만들 순 있지만 죽이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방혈'을 합니다. 경정맥을 잘라 혈액을 빼내 폐사시키는 과정이죠. 

출처: hsa.org.uk
jugular vein이 경정맥이에요. 여길 잘라냅니다.

방혈을 마친 닭은 스칼딩 탱크를 통과합니다. 이 탱크는 섭씨 60도 온수로 채워져 있는데요. 깃털이 쉽게 뽑힐 수 있도록 피부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이후 손가락 크기의 고무막대 1,500개가 달린 기계에 통과시키면, 닭의 깃털은 몽땅 제거됩니다. 그리고 머리와 다리를 차례로 잘라내죠.

출처: dutch poultry technology
일명 '고무손가락' 기계.

이제 내장을 제거할 차례입니다. 꼬리샘을 잘라내고 항문부를 열어 내부 장기를 떼어낼 텐데요. 이 과정에서 진공파이프를 사용합니다. 다 빨아들이는 거죠.

출처: mbc 스페셜 갈무리
진공파이프로 내장을 떼어내요.

바로 이때 미처 떨어지지 못한 폐가 닭 갈비 부위에 남습니다. 우리가 치킨을 뜯다가 발견하는 바로 그 부위입니다.

출처: Seasoned Advice
넓적다리쪽 검은 살.

넓적다리 쪽에서도 거뭇거뭇한 색깔의 살이 발견되는데요. 같은 공정을 적용해보면 여긴 '신장'일 가능성이 높아요.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예. 그렇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도축 검사는 앞서 소개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실시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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