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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인데 공기가 99.8%…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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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과학자 작성일자2018.06.18. | 33,829 읽음

반투명하고 손 위에 둥둥 떠있는 것 같은 물질입니다.

에어로겔!

출처 : 유튜브/how to make

이 물질은 CG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마치 SF 영화에 나올 법한 생김새를 띠는데요. 이 물질은 '에어로겔'입니다. 대체 뭘까요?

에어로겔이 뭔가요?

간단하게 얘기하면 '겔에 액체 대신 기체가 채워진 것'을 에어로겔이라고 합니다. 천체물리학자 찰스 리우의 저서 <누구나 천문학>을 보면 에어로겔 혹은 '얼음 연기(frozen smoke)'라고 부르는 이 물질은 고체이며 반투명한 거품 물질입니다. 99.8%까지 미세한 빈 공간, 즉 공기로 돼 있습니다. 에어로겔의 나머지 0.2%를 구성하는 물질로는 실리콘, 탄소 혹은 산화알루미늄과 같은 여러 물질을 사용할 수 있어요. 에어로겔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고체 물질 중 가장 가볍지만 열 차단 속성이 뛰어나고 구조 강도를 지닙니다.

오늘은 실리카(SiO2)로 만든 '실리카 에어로겔'을 중심으로 알려드릴게요. 실리카 에어로겔 또한 사이사이의 공기구멍 덕분에 아주 가볍습니다. 밀도를 0.003g/cm^3까지 줄일수 있다고 하니 어마어마하죠? 참고로 가벼운 포장용 스티로폼의 밀도는 0.015g/cm^3이니 스티로폼의 1/5 수준입니다. 들어도 들고있는 느낌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NASA 홈페이지에 따르면 '좋은 스티로폼을 만지는 느낌'이라고 하네요.

에어로겔을 들면 무슨 느낌일까?

출처 : NASA

이런 구조 덕분에 에어로겔은 여러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열성이 우수하며(0.005W/mK), 전기가 통하지 않는 좋은 절연체입니다.(k=1.0~2.0) 또한 미세한 구멍이 많고 표면적이 넓죠. 단열성이 얼마나 좋은지 에어로겔에 초콜릿을 놓고 아래서 토치로 가열해도 멀쩡합니다. 심지어 위를 만질수도 있어요.

토치로 가열하고 있지만 초콜릿은 녹지않고 손으로 만질 수도 있어요!

출처 : aerogeltech
에어로겔, 어떻게 만드나요?

에어로겔이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 실린 논문 'Silica aerogel; synthesis, properties and characterization'을 참고해 알려드릴게요.

에어로겔의 99.8%는 구멍, 즉 공기라고 말씀드렸죠? 틀을 이루는 나머지 0.2%는 SiO2가 엉기듯 붙어있는 겁니다. 참고로 유리나 실리카겔을 구성하는 것도 SiO2에요.

SiO2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형태.

출처 : 퍼듀대학교

이 그림은 SiO2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구조를 나타냅니다. SiO2로 만들 수 있는 형태들도 표시돼 있죠. 걸쭉한 용액을 젖은 겔(wet gel)로 만들었다가 젖은 겔의 사이를 채우고 있는 액체를 날려 에어로겔(aerogel)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볼까요?

1. SiO2 겔 만들기

TMOS나 TEOS와 메탄올, 물, 암모니아를 정량으로 넣고 저어요. TMOS의 구조는 아래와 같아요. 실리카 주변을 O가 감싸고 있죠? TEOS는 네 가지에 CH3가 하나씩 더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TMOS의 구조.

충분히 저으면 TMOS와 물이 반응해서 SiO2를 형성해요. 따라서 겔 상태의 실리카가 만들어지는데요. 용액을 틀에 붓고 '겔' 형성을 기다립니다. 그 다음으로 깨끗한 메탄올을 갈아주며 며칠이 지나면 불순물 없는 겔이 형성돼요.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겔화.

출처 : Journal of Materials processing technology

위 사진은 겔 형성 과정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인데, 동글동글하게 엉겨붙는 게 보이시죠? 이 사이는 액체로 채워져 있습니다. TMOS의 경우에는 메탄올을 사용해요.

2. 겔을 에어로겔로

이제 '겔'을 만들었습니다. 이 다음으로 겔을 더 강하게 만드는 '에이징(aging)'이라는 작업을 합니다. 깨끗한 메탄올을 붓고 며칠 기다리는 거죠. 한 번씩 메탄올을 갈아주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불순물이 제거돼요.

불순물이 제거된 겔은 '초임계건조(Super critical dry)'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액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넣고 고온, 고압 조건에서 말리는 건데요.

초임계건조.

출처 : 유튜브/how to make

주변부 둥근 홈들 보이시나요? 기계를 닫은 후에는 이 구멍들을 모두 나사로 조이는데요. 고온, 고압 조건을 견뎌내기 위한 것입니다. 고온 고압을 걸어주면 이산화탄소는 '초임계유체(supercritical fluid)' 상태가 되는데요. 이 덕분에 겔이 수축하지 않을 수 있죠. 젤리가 말라붙으면 쪼그라들고 크기가 작아지는데요. 이산화탄소와 고온·고압 조건이 쪼그라드는 걸 막는 거에요.

이제 실리카 에어로겔이 다 만들어졌습니다!

에어로겔은 겔과 다르다

겔은 묵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묵은 말랑말랑하고 잘 휘어지죠? 에어로겔은 그렇지 않습니다. 액체와 고체 사이인 겔과는 달리 에어로겔은 고체입니다. 따라서 충격을 주면 깨집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마치 돌을 쪼개듯 쪼개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쪼개진다!

출처 : 유튜브/how to make
에어로겔은 어디에 쓰나?

에어로겔은 가벼울 뿐아니라 방열, 흡습성 등이 겔보다 훨씬 좋죠. 따라서 에어로겔은 방수, 방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잘게 부순 에어로겔을 손에 발라봅니다.

출처 : 유튜브/how to make

이렇게 잘게 쪼갠 에어로겔을 손에 비비면 어떻게 될까요.

손에 방수처리가 됐네요.

출처 : 유튜브/how to make

물이 묻지 않고 흘러내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방수, 방화 소재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나중엔 에어로겔 페인트를 집에 바르는 날이 올지 궁금하네요.

위 영상에 나온 에어로겔은 그래핀 에어로겔이 아닙니다

최근 한 해외 매체에서 만든 영상이 SNS에 공유되며 '이 물질이 그래핀 에어로겔'이라는 제목과 설명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했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핀 에어로겔은 검은색이거든요.

그래핀 에어로겔.

출처 : aerogel graphene

그래핀 에어로겔 또한 가벼운 밀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높은 전기전도성으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이웃님들은 헷갈리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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