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매운 고추 먹으면 "최대 뇌출혈"

조회수 2018. 6. 3. 07: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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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매운 음식 좋아하세요? 앞으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출처: sbs 프로그램 갈무리
'매운부심' 부리는 중.

매운 고추를 먹은 남성이 극심한 두통으로 인해 응급실로 실려간 사례가 있습니다. <영국의학저널 사례보고서(BMJ Case Reports)>에 34세 남성 사례가 실렸는데요. 이 남성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매운 고추 먹기' 경기에서 캐롤라이나 리퍼를 먹은 후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출처: 알리익스프레스
리퍼에요.

그의 두통은 며칠 간 이어졌고 결국 남성은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이 사례를 게재한 저자 디트로이트 헨리포드 병원의 쿨루툰간 구나세카란(Kulothungan Gunasekaran) 박사는 "환자가 고추를 먹은 후 곧 머리 뒤쪽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두통이 머리 전체로 퍼져갔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구나세카란 박사는 남성의 치료에는 관여하지 않고 사례 연구만 주도했어요.

의료진이 남성의 뇌혈관을 컴퓨터 단층촬영(CT)한 결과 4개의 뇌혈관이 줄어든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구나세카란 박사는 남성의 두통을 '가역성 대뇌혈관증후군(RCVS)'라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참고로 '가역성 대뇌혈관증후군(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RCVS)'이란 갑작스러운 두통과 뇌졸중 같은 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혈관병증이라고 하는데요. RCVS는 순간적으로 뇌혈관이 수축·팽창 해 극심한 두통을 일으키고 심하면 뇌출혈, 뇌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요. 

출처: BMJ case reports
왼쪽 좁아진 혈관.

의료진은 남성의 RCVS가 '매운 고추 먹기' 경기에서 먹은 캐롤라이나 리퍼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논문을 게재한 구나세카란 박사는 고추의 주요 성분인 캡사이신이 혈관을 수축하거나 팽창시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 심장이나 뇌와 같은 기관의 혈관을 좁힐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캐롤라이나 리퍼는 정말 매운 고추입니다. 지난 2013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등재될 정도였으니까요. 캡사이신의 농도에 따라 얼마나 매운지를 측정하는 척도인 스코빌 지수(SHU)가 약 200만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 수치는 한국의 매운맛을 담당하는 청양고추의 200에서 최대 400배까지 높은 수치입니다. 청양고추는 약 4,000~10,000 정도라고 해요. 

매운 고추를 먹고 입원한 이 남성은 곧 퇴원했다고 합니다. 구나세카란 박사는 RCVS는 며칠 내로 회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매운 음식'은 드실 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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